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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공의 취미세상/바다낚시

"본 보이(BON VOY)"호 요트 시승기~!

by 전태공 2011. 12. 13.

"본 보이(BON VOY)"호 요트 시승기~!

○ 전곡항의 아침

어느 날... 회사 후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선배님~! 요트 타고 낚시 한번 가시죠~? 전곡항으로 오세요~"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이라고....
차마 청하지는 못해도 간절히 바라던 일인데 어찌 마다할 수 있으랴~!



[전곡항의 요트들]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토요일 아침 달려간 전곡항에는
옅은 안개가 그리움처럼 깔려있었고...

하얀 요트들이 두둥실~ 오리 떼처럼 앉아있었다.



[누에섬과 풍력발전기]
 


멀리 누에섬으로 이어진 개펄산책길 옆에 ..
잠시 지친 날개를 쉬고 있는 하얀 풍력발전기 세대도 눈에 들어왔다.



[고무보트를 타고 요트로]


후배를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눈 후....
작은 고무보트에 올라타고 바다에 떠있는 요트로 건너갔다.



[초청해준 선장]


감청색 요트 선체에는 "본 보이(BON VOY)"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다.
본 보이라는 이름에는 과연 무슨 뜻이 들어있을까?



[아침 커피부터 한잔 마시고]


"본(Bon)"은 "멋진, 좋은"이라는 뜻이고..
"보이(Voy)"는 "항해하다.(Voyage)"는 낱말의 준말이니...

"본 보이(BON VOY)"라는 이름은..
"멋진 항해" 또는 "즐거운 여행(good trip)"이라는 뜻이 될 것 같다. 

[요트 뱃머리]


○ 난생 처음 타본 요트~

난생처음으로 타보는 요트 갑판에 올라서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본 보이"호의 선체는 크고 넓었다.



["본 보이"호 요트 조타실]


아담한 선실에는 여러 개의 침대와 싱크대까지 갖추고 있었고....
갑판은 10여명 이상 올라타도 여유가 있을 만큼 넓었다.



[지나가는 다른 요트]


오늘 요트를 타고 출항하기로 한 멤버는 모두 세 명....
그런데 선장인 후배를 제외한 두 명은 요트를 생전 처음 타보는 초보자다.



[윈드 서핑]


요트 출항 준비를 서두르던 후배는
오늘 멤버 중에 숙달된 선원(crew)이 한 사람도 없어 ...

선장과 항해사, 조타수와 선원 노릇까지 혼자 다해야 할 것 같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요트의 메인 돛]


이그~~ 요트를 그냥 타주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닌가보다.
하긴 아무리 작은 배라도 출항을 위해서는 ...

점검하고 준비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


[해도를 살피는 선장]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이 대신하는 법.....
요트의 문외한인 신출내기 둘은 선장의 지시에 따라...

서툴게나마 이런 저런 일들을 거들며 잇몸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요트에 대한 교육]


요트 위에 둘러쳐진 천막을 걷어 갈무리를 하고....
선실 위 천창 덮게도 벗기는 등, 한참 동안 부산을 떤 후에야....

간신히 "본 보이"호의 출항준비를 마칠 수가 있었다.


[입파도까지의 해도]


이제 오늘 우리는 "본 보이"호를 타고 ...
전곡항에서 약 15킬로 정도 떨어진 입파도 부근까지 항해할 것이다.


[멀리 보이는 입파도]


○ 가자 입파도로...

전곡항을 벗어난 요트는 부드러운 엔진소리를 내뱉으며...
하얀 등대가 윙크하고 있는 예쁜 누에섬과...


[제부도]


밀물과 썰물 때 물 속에 잠겼다가 다시 나타나는 ....
잠수도로로 유명한 제부도 앞을 지나고 있었다.




천고마비를 자랑하는 가을 하늘은 맑았고 ...
바람 한점 없이 고요한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했다.

 

[입파도]


이런 날을 가리켜 다림질 해놓은 장판 바다라고 한다는데...
이처럼 바람도 없고 잔잔한 바다가 너무 좋다고 했더니...

바람을 필요로 하는 요트에게 이런 날씨는 오히려 노 굿(NO GOOD)이란다.


[GPS 해도]


자동차에 네비게이션이 있다면 배에는 GPS 해도가 있었다.
해도에는 "본 보이"호의 빨간 항적이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있었고...


[요트에 설치된 게이지들...]


전면에 설치된 각종 액정화면에는 온도와 습도 ..
그리고 배가 지나고 있는 바다의 수심이 숫자로 표시되고 있었다.


[입파도]


제부도를 벗어나 커다란 화물선들이 줄을 지어 오가고 있는...
주 항로를 가로 지르자 멀리 보이던 입파도가 가까이 다가왔다.


[입파도 주변의 낚시꾼들]

○ 입파도 주변에서의 바다낚시...

가까이 다가선 입파도 주변풍광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예뻤다.


[입파도 홍암]


두 섬 사이를 잇고 있는 잘록한 해변에는
화성 8경으로 꼽힌다는 기암괴석, 홍암이 절경을 자랑하고 있었고... 

산 위에는 하얀 등대가 우뚝 솟아 있었다. 


[입파도 등대]


입파도 앞 바다에는 여기저기 낚시 배들이 떠있었다.
어군탐지기를 갖추고 있다는 낚시 배들 사이로 슬그머니 끼어 들어가

80호 납 추에 미꾸라지 미끼를 끼운 낚시 줄을 내렸다.


[입파도에서의 점심]


수심계에 나타난 바다 수심은 31미터.....
무거운 추를 매달았는데도 줄은 바닥까지 한참을 내려갔다.


[입파도 주변의 낚시배]


툭~ 하고 바닥에 떨어지는 추의 무게를 느끼면서~
살짝~ 들었다가 놓아주는 동작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낚시]


바닥에서 놀고 있을 우럭이나 광어를 향해...
미꾸라지 미끼를 위 아래로 살살 흔들면서 유혹을 하니...

 

 

[우럭의 입질]


금방..투드득~하고 뭔가 심상치 않은 입질이 들어왔다.
살짝 줄을 들어주자 투드드드~ 본 입질이 들어오면서 낚시대가 활처럼 휘어졌다.



[에게게~ 씨알이 작다]


오~예~ 한 수 걸었습니다. 한참을 감아 올린 낚시 대 끝에는
바둥거리는 우럭 한 마리가 매달려 나왔지만 씨알은 작았다.



[선장이 낚아 올린 양태]


다른 일행들 역시 계속 입질을 받으면서..
크고 작은 우럭과 양태, 볼락들을 낚아 올리고 있었다.



[중간 조황]


고기를 낚다가 문득 올려다본 파란 하늘에는....
찬란한 가을이 파도처럼 출렁거리고 있었다.



[낚시배]


오늘 물때는 바다낚시하기에 참 좋은 것 같은데
바람이 없어서 그런지 기대했던 것보다 조과는 풍성하지 않았다. 

[광어]


그러나 어찌~ 조과가 문제가 될 수 있으랴~!
파란 바다 위에 무릉도원처럼 떠있는 요트 위에 앉아.....



[입파도]


바다고기도 낚고.. 세월을 낚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이 얼마나 멋지고 행복한 순간이란 말인가~!



[입파도]


○ 귀항~!

오후 4시 정각~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있던 낚시를 끝내고
그만 전곡항으로 귀항하기로 했다.



[돛을 펴라~!]


오후부터 슬슬 일기 시작한 바람을 타보기 위해
귀항 길로 접어든 요트의 돛 하나를 활짝 펼쳐보기로 했다.



[펼쳐지기 시작하는 돛]


윈치로 로프를 감아 올리니 삼각돛이 슬슬 펴지기 시작했다.
작은 삼각형에서 큰 삼각형으로 변하면서 활짝 펴진 돛은...



[펼쳐진 돛]


금방 바닷바람을 한아름 안고 배를 불룩하게 내밀며...
전곡항을 향해 신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 배를 저어가자 험한~ 바다물결 건너 저편 언덕에~♪
♩ 산천 경개 좋고 바람 시원한 곳 희망의 나라로~♬



[제부도 앞 바다에서 경기중인 요트들]


♪ 돛을 달아라 부는 바람 맞아 물결 넘어 앞에 나가자~♩
♬ 자유 평등 평화 행복 가득찬 곳 희망의 나라로~♪"

 

 

[제부도]


엔진까지 달린 34피트급 요트, "본 보이"호는...
희망의 나라.. 아니 전곡항을 향해 화살처럼 달렸다.



[윈드 서핑]


제부도 앞 바다에서는 요트경기와
윈드 서핑 경기가 한참 진행 중이었다.





네덜란드 말이 영어로 바뀌면서 생겼다는 이름, 요트(Yacht)라는 배는
본래 추적선이란 뜻을 지닌, 작고 빠른 범선이었다고 한다.





요트는 크게 세일(sail) 요트와 모터요트로 나뉘고....
또 크기에 따라 10명 이상이 승선하는 선실을 갖춘 "크루저급 요트"와 ...





선실이 없이 1~3인 정도가 강가나 근해에서
레저용으로 즐기는 "딩기급 요트"로 나뉜다는데.....

우리가 타고있는 본 보이호는 크루즈급 이었다.



[누에섬]


후배의 말을 빌리면 우주선으로 하는 우주여행 다음으로...
요트를 타고 항해하는 것이 멋진 취미라 한다니...



[해 내림]


돛이 활짝 펴진 요트를 타고...
세계를 일주하고 싶은 터무니없는 욕심까지 솟아올랐다.



[누에섬의 일몰]


전곡항에 도착할 무렵~ 누에섬 뒤로 넘어가는 저녁 해가 ...
서쪽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아름다운 일몰을 연출하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