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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4년도

인천의 봄

by 전태공 2014. 4. 14.

인천의 봄~

 

 

봄~! 봄~! 봄~!

남쪽에서 매화와 산수유꽃소식이 들리는가 싶더니

 

 

 

 

어느날 갑자기 와글~와글~ 봄 꽃들이 피어오르며

온 세상을 한순간에 꽃대궐로 만들어버린다.

 

 

 

 

그처럼 화르르르~ 꽃을 피우면서 숨가쁘게 달려왔던 봄이

이번에는 또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정신 차릴 틈도 주지 않고 물러간다며 수선스럽다.

 

 

 

 

1년에 겨우 한번밖에 만나볼 수 없는 봄~!

 

그 귀한 봄을 그냥 허무하게 보낼 수가 없어~

인천시 서구 봉수대로변에 있는 SK인천석유화학을 찾았다.

 

 

 

 

1969년 "경인에너지"라는 이름으로 생겨난 정유공장~

 

지금은 "SK인천석유화학"으로 이름이 바뀐 이곳에 

인천지역에서도 손꼽히는 멋진 벚꽃단지가 숨어있다.

 

 

 

 

매년 봄, 이곳에서 열리는 벚꽃축제가

 

금년에는 "행복 나눔 벚꽃축제"라는 이름으로 7일 동안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와 본 것이다.

 

 

 

 

정유공장과 벚꽃동산~

정서적으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이질적인 분위기가

 

 

 

 

그러나 입구 초입부터 절묘하게 잘 어우러져 있다.

 

 

 

 

1969년~ 공장 사택단지 내에 심어졌던 40년 이상된

600여 그루의 벚꽃나무가 아름다운 꽃대궐을 이루고 있다.

 

 

 

 

테니스장을 지나 올라선 오르막 길 좌우로

펼쳐진 개나리와 벚꽃 터널이 가히 환상적이다.

 

 

 

 

정유공장 안에 이처럼 아름다운 벚꽃동산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는데~

 

 

 

 

아닌게아니라 복잡한 석유화학 설비 옆에

흐드러져 있는 벚꽃들이 조금 생경한 느낌을 주긴 한다.

 

 

 

 

몰래 숨어 있는 벚꽃의 명소인 이곳에서

 

이순재와 김수미의 노부부 사랑을 그린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영화 한장면이 촬영되기도 했다던가.

 

 

 

 

화사한 봄바람에 다투어 피어 오른 꽃들로

천지 사방이 화란춘성(花爛春城)을 이루고~

 

 

 

 

덩달아 온갖 삼라만상이 꿈틀거리며 약동하니~

문자그대로 만화방창(萬化方暢)인 계절, 봄~

 

 

 

 

정말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고 있길레~

해마다 봄만 되면 이처럼 꽃 바람이 밀려오는 것일까?

 

 

 

 

벚꽃단지 전망대 휴게소로 들어선다.

 

 

 

 

벚꽃을 띄운 벚꽃차 한잔으로 목을 축이며

꿀처럼 달콤한 휴식시간을 잠시 가져본다.

 

 

 

 

휘르르르~ 불어오는 봄바람에 하얀 꽃비가

한겨울 함박눈처럼 날린다.

 

 

 

 

차분하게 구경할 틈도 안주고 벌써 물러나려는 봄~

떠나는 봄이 정말 너무 아쉽다.

 

 

 

 

복지시설 노인들을 초청해 휠췌어에 태우고

벚꽃구경을 시켜주는 모습이 벚꽃보다 더 아름답다.

 

 

 

 

어느 누구의 인생에서도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오르는 청춘시절이 다 있었지~!

 

 

 

 

그런데 꽃이 피자마자 낙화라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나"는 노랫말이

 

날카로운 비수처럼 가슴 깊숙히 날아든다.

 

 

 

 

문득 김춘수(金春洙)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화란춘성(和蘭春城)의 봄~!

 

 

 

 

만화방창(萬化方暢)의 봄~ 

 

 

 

 

♪ 화란춘성(花爛春盛), 만화방창(萬化方暢)♬~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 차차차~♪

 

봄아~ 이제 그만 놀고 잘~가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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