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황포 돛배

임진강 황포 돛배 

4월 7일 토요일 오전 뽀얀 봄 안개가 깔려있는 자유로를 달려 임진각에 도착하니
시간은 오전 9시 40분을 조금 넘어있었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남동생]


상태가 모시고 온 부모님께서는 벌써 도착하여 임진각 장단콩박물관을 둘러보고 계셨다. 

[사랑하는 어머니]


오늘은 모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제3땅굴과 최북단 역, 도라산역을 둘러보고 
도라전망대에서 북한 개성공단을 조망해본 후, 민통선 내 통일촌을 둘러보는 3시간짜리 안보관광을 계획했었는데 

[6.25 당시의 총탄]


아뿔사~ 안보관광 버스 표를 끊기 위해 꼭 필요한 주민등록증을 아버지께서 안가지고 오셨고
또 주민등록번호까지 잘 생각나지 않으신다고 하여

[총알구멍이 나있는 철모]


여기저기 확인한다고 우물쭈물 하는 사이 10시 출발, 안보관광 버스표가 매진되어 버렸고
다음 것은 12시 출발 표밖에 없다고 하여 부득이 안보관광은 다음으로 미루고 황포돛배를 타기로 했다.

[황포돛배]


봄이 막 기지개를 키고 있는 임진각 자유의 다리를 한바퀴 둘러본 후 
적성, 두지리 선착장으로 달려가 황포돛배를 올라타니 금방 배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누런 황포 돛을 단 조선시대의 범선을 황포돛배라고 불렀는데  
황포돛을 그럴듯하게 달고있는 임진강 황포돛배는 바람대신 엔진으로 가는 현대식 유람선이었다.

1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선착장을 출발한 황포돛배는 임진강을 통통통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당초 이곳은 분단 반세기가 넘도록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어 왔던 민통선지역이었으나

[임진강변]


적벽의 비경 등, 강변에 숨어있는 임진강 8경을 보여주기 위해 
두지나루에서 고랑포 여울까지 약 6km구간을 황포돛배가 운행되고 있다고 한다. 

천천히 임진강을 거슬러올라가는 황포돛배 위에서 구수한 목소리의 선장이 주변 풍광을 해설하기 시작했다.

[임진강 적벽]


임진강은 예로부터 한양과 송도의 중간지점을 흐르고 있는 물줄기로서

임진왜란 당시 선조대왕이 임진나루를 통해 의주로 피난을 나갔다가
다시 궁으로 돌아올 때 눈물을 흘리신 곳으로 유명하다고 하며 

휴전선으로 분단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곳 임진강을 통해
서해의 해산물이나 지역농산물을 가득 싣고 마포나루까지 왕래하였다고 한다. 

[임진강 적벽]


거북이 앞발을 닮았다는 거북바위를 지나니 임진강의 하이라이트라는 적벽이 나타났다.

60만년 전, 화산 폭발 때 흘렀던 용암이 빚어놓았다는 10~40m의 높이의 적벽들은
깎아지른 기암절벽의 모습으로 임진강변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다.

두지리나루터로부터 3km 정도 떨어진 자장리석벽을 지난 황포돛배는
수심이 발목정도로 낮다는 고랑포 여울목에서 뱃머리를 돌리더니 다시 두지리 선착장으로 회항하기 시작했다.

이 고랑포 여울목에서 3km만 더 가면 비무장지대를 거쳐 북녘 땅을 만날 수 있다는 설명에 감회에 새로웠다.

임진강 적벽과 맑은 강물, 철새들이 노는 생태계를 훑어보며 돌아오는 배 안에서는
이미자의 "황포돛대"노래가 구성지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 마지막 석양빛을 깃 폭에 걸고~♩♬ 흘러가는 저 배는 어디로 가느냐 ~♪
♩ 해풍아 비바람아 불지를 마라...♬ ♪ 파도소리 구슬프면 이 마음도 구슬퍼♩

♬ 아아 아아아 어디로 가는 배냐♪ ♩ 어디로 가는 배냐 황포돛대야♬

두지나루를 떠나 도착한 임진강 폭포어장에는 맑은 물속에서는 수많은 송어와 철갑상어 들이 
입을 뻐끔거리며 화사한 봄을 마시며 놀고 있었다.

[임진강 폭포어장]


물고기가 노니는 수로를 돌아 온실의 봄 꽃까지 만나고 나니 배가 고파왔다.
폭포어장 구내식당을 들어가 송어와 철갑상어회 정식으로 점심을 시켰다.

싱싱한 회와 정갈한 반찬들이 차려진 점심 상은 보기만해도 푸짐했다.
송어회 점심을 맛있게 잡수시는 부모님의 얼굴에서는 화사한 봄 햇살이 번지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