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 5편 (상서리 돌담마을)
지리에서 도청리를 거쳐
청산도를 다시 일주하면서 빠진 곳을 들려보기로 한다.
양지리를 지나 중흥리부근 삼거리에서 우회전
상서리 마을회관 앞 주차장에 도착한다.
[상서리 돌담마을]
마을 전체가 구불구불한 옛 돌담길로 이루어진 상서리~
슬로길 7코스에 자리잡고 있는 이 마을의 옛 담장은
2006년 등록문화재 279호로 지정되었고
상서마을 역시 2011년에 국립공원 명품마을로 지정되기도 했다.
[상서리 마을회관]
이곳 상서마을은 조선왕조 인조임금때 난을 피해 들어온
밀양 박씨, 언양 김씨,나주 임씨가 정착하면서 만들어진 마을로서
바람과 돌이 많은 섬 지방 특유의 환경에 맞도록
흙을 쓰지 않고 돌로만 쌓은 강담이라는 돌담을 집집마다 거느리고 있다.
청산도 슬로길 7코스 이정표를 따라 마을 돌담길로 들어선다.
[상서리 돌담길]
화려하게 장식된 것이 아닌 막돌로 쌓아진
더욱 더 정겹고 친근감이 드는 돌담을 따라 유유자적 발걸음을 옮긴다.
아예 돌담을 벽으로 삼아 지붕을 올린 집도 보인다.
길섶에는 붉게 핀 맨드라미 꽃이 줄지어 심어져 있고
사방으로 뻗은 파란 호박넝쿨이 온통 휘감은 돌담도 보인다.
담쟁이 넝쿨로 뒤덮힌 돌담 앞 삼거리에 이정표 하나가 세워져 있다.
왼쪽으로 가면 돌담 찻집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투구새우 관찰지임을 알리고 있다.
멸종위기 2급 희귀생물인 긴꼬리 투구새우가
이곳 상서마을 논에서 발견되었는데
3억5000만년 전 모습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긴꼬리 투구새우는
해충과 잡초의 어린 싹을 먹어치워
친환경농법 대안으로까지 연구되고 있단다.
호박넝쿨이 점령한 돌담 뒤로 들킬세라 몸을 숨긴 스레트집도 나타나고
누렇게 익은 늙은 호박을 머리에 인 담장도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깬다.
섬마을에 흔해 빠진 막돌들을 주워다가 쌓아올린 돌담들~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더욱 더 소박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돌담길 삼거리에는 마을 아낙네들이 동네 소식을 나누던 우물도 있다.
[상서리 돌담마을 우물]
상서리(上西里) 돌담마을에는 대나무 대문을 달아 놓은 집들도 많다.
대문이 쓰러져 있어도 그만~
담장 높이가 아무나 넘나들 수 있을만큼 낮게 쌓여 있어도 그만인 모습에서
슬로시티 청산도만이 가진 듯한 맑은 마음이 느껴진다.
설형 나쁜 마음을 가진 도둑이 와도 금방 순화되어 버릴 것 같은 정서 또한
온 마을 여기저기에 강물처럼 넘실거린다.
잔잔하게 이어진 돌담 길을 걷다보니 덩달아 마음이 푸근해진다.
미로같은 돌담 골목을 걷는 발걸음 역시
어느 틈에 세월아~네월아~ 느려져 있다.
역시나 상서리 돌담길은
청산도가 가진 느림의 미학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상서리 돌담마을을 나와
이번에는 바로 옆동네 동촌마을 돌담을 둘러보기로 한다.
동촌마을 돌담은 상서마을 돌담과 과연 뭐가 다를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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