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앙코르 왓트" 여행기 13 [마지막 편]
["워스트 바라이"를 들려...]
바다처럼 넓었던 "톤레삽" 호수를 빠져 나와
"시엠립" 서쪽에 있다는 인공호수 "웨스트 바라이"를 찾았다.
"바라이"는 저수지라는 뜻이니까
"웨스트 바라이"는 서쪽에 있는 저수지라는 뜻이다.
["웨스트 바라이" 가는 길]
태국으로 이어진다는 국도를 따라 한참을 달려가니
커다란 4각 저수지가 나타난다.
지금으로부터 1,100년전 농사를 짓는 백성들이 논밭에 물을 댈 수 있도록
사람의 힘으로만 파냈다는 호수
폭이 2킬로에 길이가 8킬로 크기의 인공저수지는 무척 넓어 보였으며
현대의 중장비로 다시 만들어 본다고 해도 무척 많은 시간과 돈이 들아갈 것만 같다.
["웨스트 바라이" 전경]
와~ 이렇게 큰 저수지를 어떻게 삽 하나로만 파낼 수 있었을까?
불가사의한 느낌도 들었지만 그러나 "앙코르 왓트"를 건설했던 솜씨라면
그 이상의 것도 만들지 못할 것이 무엇이 있으랴~!
["웨스트 바라이" 주변 과일 가게]
"웨스트 바라이" 저수지 주변에 진을 치고 전을 벌리고 있는 과일 난전에는
이름 모를 열대과일들이 더글더글~ 하다.
이름도 잘 기억 나지 않는 요상한 열대과일들을 주섬주섬 한 보따리 사 들고
"웨스트 바라이"를 떠나 다시 "왓트 마이" 사원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쏟아지는 열대 "스콜"]
["왓트 마이" 사원의 킬링 필드...]
"시엠립" 시내 라텍스 삼점에 잠깐 들리고 있는 동안
갑자기 우르릉~ 꽝~!꽝~! 천둥소리와 함께 세상을 휩쓸어 버릴 듯한
거센 소나기가 억수처럼 쏟아져 내리는가 했더니
어느 순간 갑자기 거짓말처럼 뚝 그쳐버렸다.
열대 소나기 "스콜"이 한 바탕 지나간 거리는 먼지하나 없이 청정해 보인다.
["왓트 마이" 사원 위령탑]
"시엠립" 시내 변두리에 몰래 숨어 있던 "왓트 마이" 사원에 도착을 하니
하늘높이 우뚝 솟아 있는 작은 탑 속에 퀭한 눈을 가진 수 많은 해골들이
"킬링 필드"의 뼈아픈 상처들을 안고 딍굴딍굴~ 뒹굴면서
억울하고 원망스러웠던 피맺힌 사연들을 외치며 대성통곡을 하고 있다.
캄보디아 현대 역사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역사라는
킬링 필드(Killing Feild)의 학살의 흔적~!
[위령탑 내에 보관된 인골들 1]
바로 탑 속의 그 인골들이 견디기 힘들었을 그 순간의 아픔들을
아우성치며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노동자 농민들의 공동체 천국을 만들어 보겠다며
전 국민의 30%인 근 200만명을 학살했다는 "폴포트" 공산 정권
[위령탑 내에 보관된 인골들 2]
남을 가르치는 선생이라고 안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 조금 유식해 보인다고
외국어 몇 마디를 할 줄 안다고 .. 글을 읽을 줄 안다고
나라를 위한 공무원으로 일했다는 이유로
총으로.. 칼로... 대창으로... 쇠망치로 억울하게 학살을 당했다는 사람들의 해골에는
[위령탑 내에 보관된 인골들 3]
끔찍한 절규소리와 함께 생겼을
생생한 총 구멍과 도끼 자국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앙코르 왓트" 사원를 창조해 낸 그처럼 위대한 조상을 가졌던 훌륭한 나라를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광란의 미치광이 지도자 하나가
하루 아침에 끔찍한 나라로 변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캄보디아는 명명백백하게 증명해주고 있다.
[재래시장 전경 1]
[재래시장...]
소름 끼치는 현장을 도망치듯 빠져 나와
오늘의 마지막 일정 재래시장으로 달려간다.
어느 나라던 마찬가지이지만
재래시장에는 그 나라 서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삶의 애환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캄보디아 재래시장 역시 서민들의 삶이 꿈틀꿈틀 살아 움직이고 있다.
[재래시장 전경 2 ... 바나나 잎으로 싸놓은 팜 설탕]
성남에 있는 모란 시장 같기도 하고
동대문 평화시장의 한 모퉁이같기도 한 시장통에는
엿장수대신 팜 설탕 장수가 눈에 띄었고
힌두교 신들과 부처님 불상들이 기념품 가게에서 사이 좋게 도란거리고 있다.
[재래시장 전경 3]
[에필로그...]
휴~ 이제 캄보디아에서의 일정이 모두 다 끝났다.
이제 밤 비행기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시엠립" 공항에 도착을 하니 출국 공안원들이 또 다시 급행료를 요구하고 있다.
[공항으로 가는 길 .. 평양랭면집]
가난한 나라라는 사실에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이렇게 공공연하게 부정을 해도 되는 것인지? 의아스러운 느낌도 들었지만
캄보디아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시엠립" 공항 1]
몇년 전, 여행 전문 신문인 "트레블러"지가 선정했던
살아 생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50군데 중에도
"앙코르 왓트"가 높은 순위에 들어있다고 한다.
며칠 동안..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시엠립" 구석구석을 누벼보면서 만나보았던
앙코르 유적들의 웅장함과 영광스러운 모습들~!
경이로운 사원들의 그 불가사의한 모습에
그저 감동의 탄식만을 내 뱉고 말았던
마음을 한아름 안고 인천공항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오는 수 많은 사원들에 대한 그 감동의 기억들은
캄보디아라는 나라가 얼마나 위대한 그들의 조상들을 가지고 있었던가?를
늘 일깨워주고 있을 것이다.
인생은 우리에게 쉬지 말고 길을 가라고 재촉하지만
때로는 우리에게 멈추어 쉬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캄보디아라는 나라에서 잠깐 동안 멈추어 서서 얻어보았던
며칠 동안의 즐겁고 유익했던 그 시간의 조각들은
아마도 내 마음 속에 반짝반짝 날아다니는 예쁜 반딧불이 되어
죽을 때까지 예쁘게 반짝거려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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