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연화도 여행기 2편(출렁다리와 동두마을)
○ 연화도 본촌마을
연화도의 백미, 용머리 바위의 절경에 취해
감탄의 탄성을 끝없이 쏟아내다보니 금방 배가 고파진다.
시간도 벌써 오후 1시가 넘어있다. 그래~ 금강산도 식후경이지~!
[연화항]
일단 연화도 선착장이 있는 본촌마을로 내려와 점심을 해결하기로 한다.
본촌마을에는 여객선터미널을 중심으로 생선회 등을 파는 식당과 포장마차들이 있다.
[연화항이 있는 본촌마을]
통영항에서 24㎞ 떨어진 연화도는 비록 인구 200여명이 사는 작은 섬이지만
통영 관내의 섬 40여개 중에 가장 먼저 사람이 살게 된 섬이란다.
[연화항 앞 바다]
점심을 마친 후, 마을 중심에 있는 원량초등학교 연화분교 앞을 지나
동 머리로 불리는 동두(東頭)마을로 향한다.
연화도에는 본촌마을과 동두마을, 십릿골 등 마을 세 개가 있는데
섬 초입의 본촌마을과 섬 끝에 있는 동두마을 사이에
약 5km의 연화봉 능선 종주코스와 약 3km의 포장도로 트렉킹코스가 있다.
[연화도 관광안내]
연화봉은 다녀왔으니 이번에는 포장도로 트렉킹코스를 넘어보기로 한다.
포장도로 중간쯤에 있는 고갯마루에서 작은 쉼 터 하나를 만난다.
쉼 터 저 아래~ 우도와 연화도 사이 해협을 지금 막 여객선 한 척이 지나고 있다.
[우도와 반화도 앞 바다를 지나는 여객선... 쉼터에서]
○ 연화도 출렁다리
쉼 터를 지나 이제 꼬불거리는 내리막 길로 들어선다.
내리막 길이 거의 끝나는 곳에서 출렁다리 이정표 하나를 만난다.
[연화도 동두마을]
출렁다리로 오르는 길목에서 잘록한 개미허리에 매달린 듯한
동두(東頭)마을이 발 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동두마을 뒤 갯바위]
동두마을 뒤는 온통 갯바위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돌계단 위로 잠깐 올라서니 계곡 사이에 걸린 다리 하나가 보인다.
오호~ 여기가 바로 연화도 출렁다리로구나~!
[출렁다리]
다리 양쪽에 세운 강관 포스트에 와이어 로프를 엮은 출렁다리는
현수교답게 다리를 건너는 내내 계속 출렁댄다.
출렁다리가 놓인 이 곳은 돼지목이라 불리는 곳으로
깊이 파인 험준한 바위 협곡이 종주 등산로를 뚝 끊어 놓은 자리였는데
통영시에서 설치한 길이 44m의 출렁다리 덕분에
연화봉정상에서 동두마을까지 한번에 종주를 할 수 있게 해주어
이 출렁다리가 연화도의 새로운 명물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다리를 지나 가파른 바위언덕 위로 올라서니 바로 만물상 바위 앞이다.
저 아래 바다에는 가두리 양식장이 두둥실 떠있다.
일 만 이천 봉이 있는 금강산 만물상처럼
연화도 만물상 바위에도 온갖 삼라만상의 형상이 다 모여있다.
[만물상 바위]
갯바위 절벽 끝에 둘러쳐진 나무 울타리를 지난 능선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용머리 바위 위를 가로지르고 있다.
[만물상 바위]
파란 바다와 파란 하늘~ 저 멀리 보이는 욕지도~!
그러나 용머리 능선 좌우에는 온통 아찔한 바위 절벽뿐이다.
점잖게 오르내리던 용머리 능선이 갑자기 바다 쪽으로 불쑥 몸을 내민다.
저 멀리 바다낚시꾼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작은 섬 국도가 수평선 위에 앉아있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완만하게 내려오는 능선 길이
아련한 향수를 불어 일으키는 한편의 서정시처럼 보인다.
[용머리 바위 능선길]
절벽 저 아래에서 들려오는 은은한 파도소리가 음악처럼 들린다.
눈에 보이는 바다 풍광(風光) 모두가 다 멋진 미술작품이다.
[용머리 해안 풍광]
오~ 볼수록 아름답다~! 어쩌면 이리도 빼어난 절경일까~!
눈에 들어오는 해안 풍광에 그저 감탄의 탄성소리만 쏟아진다.
울창한 초록빛 해송 너머로 보이는 바위 암봉의 자태가 참 곱다.
[전망대]
길 끝 자락쯤에서 용머리 전망대가 불쑥 나타난다.
전망대는 천 길 낭떠러지 암봉 끝에 아슬아슬하게 붙어있다.
전망대 너머로 멀리 연화봉 정상이 보이고
신선(神仙)의 세계에서나 만날 법한 기암절벽의 선경(仙景)들이
지금 눈 앞에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그러니까 몇 시간 전에 보덕암에서 감탄하며 보았던
바로 그 용머리 바위의 반대편 절경이 지금 저 앞에 늘어서있는 것이다.
[네 바위]
거센 파도와 해풍이 빚어낸 기암괴석들이 신비스러울 정도로 아름답다.
위태로운 절벽 끝에 뿌리를 내린 작은 소나무~
작은 청솔가지 너머에 자연이 빚어놓은 작품이 위대하게만 보인다.
[멀리 보이는 연화봉]
망원렌즈로 당겨본 연화봉에는 "운상정"과 아미타대불이 서있고
그 아래 협곡에는 5층 구조의 보덕암이 상상의 세계처럼 세워져 있다.
보덕암과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용머리 기암괴석들 또한 시원스럽고 호방하다.
○ 동머리, 동두(東頭) 마을
출렁다리를 내려와 동두마을로 내려선다.
하나 둘 새로 지은 집들이 눈에 띄는 해변 쪽과는 달리
마을 안쪽에는 돌담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섬 집들이 들어앉아 있다.
[동두마을 돌담]
연화도 동쪽 끝 해안에 위치한 이 자연마을은 원래 "동머리" 마을이지만
동(東) 머리(頭)의 한자 음으로 동두(東頭)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동두마을 밤낚시 역시 고등어, 전갱이와의 실랑이로부터 시작된다.
[전갱이들]
간간히 올라오는 고등어보다 이번에는 "아지"라고도 부르고
이 지역에서는 "메가리"라고 부르는 전갱이가 줄지어 올라온다.
[전갱이 낚시]
넣기만 하면 물고 늘어지는 전갱이~
방파제 위에 즐비하게 던져 놓은 전갱이를 모두 걷어 손질하는 사이~
새로 잡은 더 많은 전갱이들이 금방 방파제 위에 널려질 정도다.
이그~ 오늘도 생선회다운 생선회 맛을 볼 수 없단 말인가~ 하는 순간~!
갯지렁이 미끼를 매단 릴 낚시 대가 갑자기 휘면서 엄청난 힘으로 빨려들어간다.
핑~핑~핑~핑~! 활처럼 휜 낚시대가 피아노소리를 낸다.
우~와~ 모처럼 쓸 만한 녀석이 걸려 들었나 보다~!!!!
가슴을 두근 거리며 간신히 잡아 올린 것은 45센치급 농어다.
만세~ 만만세~ 드디어 횟감을 이제 잡았다. 성공이다.
환호성과 함께 계속 던져 넣은 낚시대에 연이어 농어가 물고 늘어진다.
줄줄이 세 마리를 연거퍼 잡아 올렸으니 쓰리 "스트라잌"이다.
시간을 보니 밤 9시가 넘어있다.
[마침내 잡아 올린 횟감~ 농어 세 마리]
자연산 농어를 만났는데~ 그냥 넘어갈 수야 없지~!!
불야불야 튼실한 농어 한 마리로 회를 쳐, 방파제에 만찬장을 펼친다.
갈망하던 바램을 이룬 즐거움이 한잔의 술과 함께 술술~ 잘도 넘어간다.
[동두마을의 아침 ... 멀리 보이는 출렁다리]
○ 아듀~ 연화도
4일째 아침이다. 하늘 역시 오늘도 그지없이 화창하다.
떠나기 싫은 환상의 섬, 연화도~!! 그러나 오늘은 떠나야 한다.
[여객선 "통영에서 욕지까지"호]
본촌마을 선착장에서 오전 11시 40분 통영행 배 표를 예매한다.
연화도에서 통영까지 요금은 한 사람당 8,300원이고
승용차는 한 대당 21,000원이다.
[왼쪽이 연화도... 중간 섬이 반화도, 오른쪽이 우도]
욕지도로부터 도착한 "통영에서 욕지까지" 호는 11시 40분경 연화도를 출항
반화도와 우도사이를 지나 통영쪽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아듀~ 연화도]
연화사와 보덕암~ 그리고 용머리 바위와 출렁다리를 만나
속세의 시름들과 마음 속 묵은 때를 흔적없이 씻게 해준 연화도~!
잘 있거라~ 연화도야!! 아듀~! 다음에 또 만나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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