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 여행기 4편[영국군묘지, 백도]
○ 영국군 묘지
오후로 접어들었는데도 바다를 뒤덮고 있는 안개는
전혀 벗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거문도 항구]
유람선 출항 가능여부는 오후 2시 이후의 기상상황을 보고 난 후~
최종 결정할 것이라는 안내방송만 계속 반복되고 있다.
[거문도 골목길]
모처럼 어르신들을 모시고 거문도를 들어 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백도를 구경하는 날 안개가 심술을 부리고 있다.
에잇~ 그렇다고 마냥 무료하게 기다리며 시간을 보낼 수는 없는 법~!
어르신들을 시원한 그늘에 모셔두고 소문으로만 들었던 영국군 묘지라도 다녀오자~!
[이정표]
"영국군묘"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묘지를 찾아 나선다.
[영국군묘 가는 길]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숨을 칵칵 막히게 만드는 좁은 골목을 빠져 나와
거문초등학교 앞을 지나 10여분쯤 걸었을까?
[거문초등학교]
야트막한 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영국군 묘지가 눈 앞에 나타난다.
[영국군묘 가는 길]
나무 십자가를 중심으로 화강암 묘비 몇 개가 세워진 묘지 뒤에는
작은 팔각정 하나가 묘지를 내려다 보며 서있다.
[영국군묘]
세 개의 섬이 병풍처럼 외해(外海)를 막아준 덕분에 생겨난
백여 만평의 천혜적인 자연항구, 거문항~!
[영국군묘지 안내판]
기막히게 좋은 이 거문도항을 해군기지로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 일본, 영국 등의 열강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가
[영국군묘 앞 풍광]
1885년, 러시아의 남진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영국해군이 먼저 거문도를 점령했는데
[이정표]
그 당시 약 2년 간의 점령기간 중, 각종 사고와 병으로 사망한 영국군인들을
묻어 논 곳이 바로 이곳 영국군 묘지라고 한다.
○ 안개 속에 숨어버린 백도
오후 2시 반경~ 백도행, 쾌속유람선 바다제비호가 드디어 출항을 한다.
[백도 유람 쾌속선 바다제비호]
그러나 안개가 조금 걷히고 있어 일단 출항은 해보지만
백도 주변의 안개상황은 아직 예측할 수 없다는 내용이 방송되고 있다.
[바다제비호 선실]
백도 주변바다는 항상 거센 파도가 일고 있어
거문도에서 백도까지는 이처럼 200여명이 탈 수 있는 커다란 쾌속 유람선이 운행된다고 한다.
[거문항 방파제]
거문항 방파제를 벗어난 쾌속선 바다제비호는
30놋트의 빠른 속도로 물 찬 제비처럼 백도를 향해 달려간다.
[바다제비호 갑판]
커다란 여울 파도가 넘실거리는 외해로 들어서자
무게 134톤의 덩치 큰 바다제비호도 가랑잎처럼 흔들린다.
뽀얗게 끼어있는 안개는 전혀 벗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한 바다로 가면 갈수록 오히려 안개가 더욱 더 짙어지는 분위기다.
멀리서 보면 섬이 희게 보인다고 해서 백도(白島)라 불렀다 하고
섬의 숫자가 100개에서 하나가 모자라
일백 백(百)자에 일(一)자를 빼버린 백도(白島)라고도 불렀다는 섬~!
[백도 전경 1 거문항 홍보사진]
그러나 짙은 안개로 오늘 백도 구경은 날 샌 것 같다며
궁시렁~ 거리고 있는 사이 갑자기 선장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지금 백도 앞 바다에 도착하긴 했지만 보시다시피 짙은 안개가
백도를 가리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20여분정도 더 기다려보겠다는 내용이다.
[백도 전경 2 거문항 홍보사진]
혹시나 안개가 개주기를 기다려보겠다는 예긴데 상황을 보니 힘들 듯 하다.
안개가 원망스러웠지만 자연현상인 것을 어떡하나~
[잠깐 나타난 백도 1]
바로 그 순간~! 갑자기 갑판 여기저기에서 환호성소리가 쏟아진다.
"와~ 보인다~보여~ 백도다~ 백도~!!!"
[잠깐 나타난 백도 2]
짙은 안개가 순간적으로 살짝 벗어지면서
한 뼘 정도의 백도가 잠시 보이는가 했더니 다시 스르르르 사라져 버리고 만다.
[백도 전경 3 ... 거문항 홍보사진]
이그~ 거문도에서 28킬로, 70리나 달려왔는데 이렇게밖에 구경할 수 없다니
안개가 말할 수 없이 야속했지만 어찌할 도리도 없다.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 쾌속선 "오가고" 호를 타고 여수로
잘 있거라~ 거문도야~ 오늘 보지 못한 백도는 꼭 다음에 다시 만나자~!!
[여수행 쾌속선 "오가고호"]
오후 4시반 경에 올라탄 여수행 쾌속선 "오가고" 호는
해당화 피고 지는 섬 마을, 거문항을 뒤로 하고 여수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오가고호" 선실]
안개가 지금보다 더 짙어지면 여객선 출항마저 중지될지 모른다는데~
이렇게 출항하게 된 것만도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라는 소리도 귀에 들어온다.
["오가고호" 워터젯 물줄기]
거문항을 빠져 나온 "오가고" 호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안개 낀 바다 속을 질주하기 시작한다.
쾌속선 "오가고"의 엔진은 스크류를 돌리는 방식이 아니라
앞에서 빨아들인 물을 뒤로 거세게 분출시키는 워터젯(Waterjet)엔진 방식으로
워터젯 엔진의 엄청난 분출력으로
승객 3백명의 297톤, 큰 배가 33놋트라는 빠른 속도로 지금 달리고 있다.
["오가고호"에서 ]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안개 낀 바다 속에서
워터젯 엔진이 분출해 내는 거센 물보라는 한마디로 장관이다.
[나로도 항]
우주발사기지가 있는 나로도 항에 잠깐 기착을 한 "오가고" 호는
다시 나로도대교 밑을 지나 여수항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나로대교 통과]
그렇게도 심술을 부리던 안개는 나로도를 지나면서부터 조금씩 벗어지는 눈치고
뉘엿~뉘엿~ 해가 지면서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한다.
[여수 돌산대교]
멀리 돌산대교가 나타났는가 했더니 남해의 미항 여수항이 순식간에
"오가고" 호 앞으로 그 모습을 나타낸다.
[여수항에 도착한 "오가고호"]
아~ 바로 이곳이 바로 그 유명한 한려수도의 기점 여수항이구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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