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읍성 둘러보기
○ 읍성입구~진서루
부안 자연생태공원에서 고창읍성 앞에 도착한 시간은 11시경~
아직 오전인데도 쏟아지는 태양 빛이 뜨겁다.
조선 단종 원년에 외침을 막기 위해 축성했다는 고창읍성은
성 둘레가 1,684m에 달하고 높이는 4~6m 정도의 자연석 성곽이다.
입장료 천원을 내고 고창읍성 북문인 공북루(供北樓)로 들어선다.
[읍성 북문 공북루]
성 안에 있는 답성놀이 시작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답성놀이 시작점]
돌 하나를 머리에 이고 성을 한바퀴 도는 것을 답성놀이라 하는데
한 바퀴를 돌면 다리 병이 없어지고 두 바퀴를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를 돌면 극락승천한다는 전설을 알리고 있다.
[읍성을 따라]
성 밟기는 저승 문이 열리는 3월 윤달이 제일 좋다고 한다.
물론 그 예기들은 전설에 불과하긴 하지만
윤 삼월에 돌 하나를 머리에 이고 성을 돌도록 한 것은
겨우내 흙이 얼었다가 녹을 때를 맞춰
머리에 돌을 얹어 무거워진 체중으로 성 바닥을 밟아 다지도록 만들고
머리에 이고 온 돌을 한 곳에 쌓아놓도록 하여
모아진 돌들을 성벽 보수용 재료로 쓰거나
유사시 무기로 사용하기 위한 깊은 뜻일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단다.
신록에 물든 성곽 길을 따라 조금 걸으니
고창읍성의 서문인 진서루 옹성이 금방 눈 앞에 나타난다.
옹성이란 성문 보호를 위해 성문밖에
한 겹의 성을 더 둘러쌓아 놓은 이중의 성벽을 말하는데
고창읍성에는 이런 옹성이 모두 세 개가 있다.
또한 이 읍성에는 세 방향에 문이 설치되어 있는데~
북쪽에 동북루가 있고 동쪽에 등양루가 있으며
지금 바로 눈 앞에 서문인 진서루가 있다.
[진서루와 옹성]
순천의 낙안읍성과 서산의 해미읍성과 함께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읍성 중 하나라는 고창읍성~!
[진서루]
성을 쌓는데 사용된 석재는 거의 자연석이지만
암돌과 숫돌의 아귀가 잘 맞아 아주 튼튼하다고 한다.
영광원자력 근무 당시 이 앞을 여러 번 지나다니면서
언젠가 저 성 위를 한번 돌아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지금까지 한번도 돌아보지 못했던 고창읍성을 ~
이처럼 뒤늦게나마 걸어보고 있으니 감개가 무량해진다.
○ 진서루~송림
진서루를 지난 후, 성곽 길에서 내려와
울창하게 조성된 성안, 소나무 숲 길을 산책해보기로 한다.
성안으로 이어진 소나무 숲 길에는 연륜이 느껴지는 노송들이
빽빽하게 늘어서서 가지를 휘휘~ 늘어뜨리고 있다.
[노송지대]
청 솔 푸른 그늘이 시원하기 그지 없다.
솔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 결에서 향긋한 송화가루 냄새가 난다.
소나무 숲에서 출렁거리는 신록이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초록빛 바다로 변해 있는 소나무 숲에서~
문득 "초록빛 바다 물에~"라는 동요가 흥얼거려진다.
♬ 초록빛 바다 물에 두 손을 담그면 ♪
♪ 초록빛 바다 물에 두 손을 담그면♬
♩ 파아란 하늘빛 물이 들지요. ♪
♬ 어여쁜 초록빛 물이 들지요. ♪
○ 맹종죽 숲
소나무 숲길 옆에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울창한 대나무 숲이 나타난다. "맹종죽"이라는 대나무 숲이다.
[맹종죽 숲]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대나무는 10여 종류로
대표적인 품종은 왕대와 솜대, 죽순대, 오죽 등 네 가지가 있는데
이 중에서 죽순이 가장 연하고 맛있는 죽순대를 맹종죽이라 부른다고 한다.
옛날, "맹종(孟宗)이라는 사람이 ~
엄동설한 한겨울에 죽순이 먹고 싶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눈에 쌓인 대나무 밭을 샅샅이 뒤져 발견한 죽순을 드시게 했다 하여
이 대나무 이름을 "맹종죽((孟宗竹)"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대나무는 겨울에도 푸른 잎을 잃지 않으며
속이 텅 비어 있으면서도 곧게 자라나기 때문에
예로부터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사군자로 여겨온 식물이다.
○ 노송지대~관아
맹종죽 숲을 나와 다시 노송지대 숲길로 들어선다.
못생긴 나무가 숲을 지킨다는데 이곳을 지키고 있는 소나무들은
한결같이 모두 잘 생긴 미인송(美人松)들 뿐이다.
노송나무 한그루 한그루가 팔등신의 몸매에
날씬한 S라인 허리곡선을 가진 천하절색 여인만큼이나 아름답다.
하긴 저렇게 예쁜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으니
이곳 고창읍성 길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혔겠지~!
덤으로 삼림욕까지 하면서 걷는 발걸음에 신바람이 가득하다.
고창읍성 성안을 이리저리 누비고 있는 소나무 길~!
문득 성안에 사는 사람들과 성밖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말이 생각난다.
성(城)을 쌓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살던 중세 봉건시대~
인구가 늘어나면서 성이 비좁아지자 돈과 권력을 가진
상인, 귀족, 신부, 지주 등~지배계급 사람들만 성안에 사는 사람들이 되고
가진 것이라곤 몸뚱이밖에 없는 무산자, 노동자, 농민들은
성 밖으로 밀려나가 성 밖의 사람들이 되었다.
이 성안의 사는 사람들을 프랑스어로 "부르죠아"(bourgeois)라 부르고
성밖에 사는 사람들을 라틴어로 "프롤레타리아"로 부른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어느 계층에 속할까?
지금 성안을 걷고 있으니 당연히 "부르죠아"가 되어 있는 셈이다.
[동헌 건물]
노송지대를 막 빠져 나온 공터에 건물 두 개가 나타난다.
[동헌 내아]
고을 수령이 마을을 다스리던 동헌 건물이 보이고
바로 그 옆에 수령가족이 생활하던 "내아", 즉 지금의 관사건물이 서있다.
호남내륙을 왜구의 노략질로부터 지키기 위해 쌓았다는 고창읍성~!
[감옥]
유서 깊은 고창읍성을 쉬엄쉬엄 둘러보았으니 이제~
어서 빨리 청보리 밭으로 달려가 보리싹 비빔밥 맛을 봐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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