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업도 가을여행 1
○ 인천~덕적도~굴업도
2013년 9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일행 일곱 명이
1박 2일간의 굴업도 가을여행에 나선다.
[인천 연안부두여객터미널]
아침 9시 정각에 덕적도행 쾌속선 스마트호가 인천연안부두를 떠난다.
[서해대교를 지나]
덕적도로 향해 쾌속으로 달리는 배가 잠시 후 인천대교 밑을 통과한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객실은 무척 한산하다.
인천연안부두를 떠난지 50여분이 경과한 오전 10시 20분경에
쾌속선 스마트호가 덕적도 진리항에 도착한다.
[덕적도에 도착한 스마트호]
이제 덕적도 진리항에서 다시 울도선 "나래호"로 갈아타야 한다.
나래호가 덕적도를 출발한 시간은 오전 11시 20분경이다.
홀수 날인 오늘, 나래호는 덕적도를 떠나
문갑도 → 굴업도 → 백아도 → 울도 → 지도 순으로 운항할 것이다.
[나래호를 타고]
덕적도를 벗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배는 첫번째 기항지인 문갑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문갑도 기항]
차량 한 대와 승객 몇 사람을 문갑도에 내려 놓은 배는
다음 기항지인 굴업도를 향해 반달모양의 물 꼬리를 남기며 달린다.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
사방팔방에 점점이 떠있는 크고 작은 섬들~
이름을 다 알 수 없는 수많은 섬들이 서해의 다도해를 이루고 있다.
한 시간쯤이나 지났을까~
드디어 저 멀리 우리의 목적지 굴업도가 아스라이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으로 멀리 보이는 굴업도]
12시 20분경~ 굴업도선착장에 도착한 배는
승객 한 무더기를 토해 놓더니 다음 기항지 백아도를 향해 줄행랑을 쳐 버린다.
[백아도를 향해가는 나래호]
미리 예약했던 장씨할머니 민박집 포터트럭이 마중을 나왔다.
트럭 적재함 위에 올라타고 구불구불 산길을 넘어
도착한 장씨 할머니네 민박 집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후~
[포터트럭을 타고]
큰 마을 해수욕장을 가로질러 개머리 능선으로 오른다.
[큰말해수욕장을 지나 개머리능선으로]
○ 개머리언덕 수크렁 군락지
올라선 능선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가 끝내준다.
저 아래 토끼섬으로 이어진 돌길이 지금 막~ 밀물에 잠기고 있다.
[능선에서 바라본 해수욕장]
개머리 능선에는 갈색 꽃을 활짝 피운 수크렁이
온 천지를 파도처럼 뒤덮고 있다.
커다란 강아지풀 모양을 닮은 수크렁~!
드넓은 초원의 갈색 파도가 되어 거세게 출렁거리고 있다.
[수크렁 군락지]
♬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불어오니~♪
누런 가을 앞에 저절로 가을노래가 터져 나온다.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사그락사그락~ 춤을 추는 수크렁 너머로
멀리 선갑도와 지도, 울도의 모습이 아련하게 눈에 들어온다.
누렇게 여물어가는 가을~!
가을을 누가 쓸쓸한 계절이라고 말했던가~!
이처럼 황금 빛으로 찬란하게 물들고 있는 것을~!
하늘을 향해 와글와글 손을 흔들어대는 수크렁 꽃들이
한 폭의 멋진 수채화를 그려놓고 있다.
수크렁 꽃들이 전해주는 가을 소식에
저절로 페티김의 가을노래가 불쑥 튀어 나온다.
♬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 ♪
♩ 겨울은 아직 멀리 있는데 ♬
♪ 사랑할수록 깊어가는 슬픔에 ♩
♬ 눈물은 향기로운 꿈이었나~!♩
그래~ 덩달아 우리도 가을에 젖어보자~!
온 몸으로~ 마음 속 저 깊은 곳까지
맛깔스러운 가을 서정이 질퍽하게 밀려든다.
[억새]
수크렁 밭 사이에 숨 죽이며 숨어있는 억새들은 아직
솜털 꽃을 활짝 피우지 못하고 있다.
능선길은 다시 작은 오르막을 오르며 소사나무 언덕을 넘는다.
섬 모습이 사람이 엎드려 일하는 형상과 닮았다 하여
"굴업도"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 감칠 맛나게 예쁜 섬~!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德積面)에 속해있는 이 굴업도는
전체면적이 약 52만평에 해안선길이가 12㎞ 정도되고~
섬에서 제일 높은 덕물산 정상이라고 해봐야
해발 122m밖에 안되는 작은 섬이다.
이 작은 섬 마을에 지금은 비록 10여 가구, 20여명의 주민이
대부분 민박을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해방 전까지만 해도 이 섬 주변에서는 엄청난 민어가 잡혀
연평도 조기파시와도 같은 민어 파시가 열렸다고 한다.
수심이 100여미터로 깊은 굴업도 주변 바다에 엄청난 민어 떼들이 놀면서
꾹~꾹~ 울어대는 울음소리가 시끄러울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해 거센 폭풍과 함께 휘몰아 친 거대한 해일이
굴업도를 통째로 휩쓸어 버리면서~
수백 척의 어선들과 집들이 파괴되고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참사가 발생되면서
[야영하는 사람들]
굴업도가 급격하게 쇠락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드디어 개머리능선 끝 자락이 다가선다.
잠시 동안의 꿀같은 휴식시간을 가진 후 아쉬운 발걸음을 다시 마을 쪽으로 돌린다.
이곳 굴업도 개머리능선은 "느다시뿌리"로도 불리는 구릉지대로
알프스에서나 볼 수 있는 드넓은 초원을 이루고 있다.
소사나무 언덕 위에서 드넓은 구릉지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우~와~! 저절로 감탄의 탄성이 쏟아져 나온다.
가늘고 좁은 오솔길이 실개천처럼 흐르고 있는
개머리능선의 드넓은 초원을 보라~!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드넓게 펼쳐진 수크렁 군락지를 일렁이며
가을 소슬바람이 데굴데굴 굴러간다.
큰말 해수욕장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으로 다시 원점회기를 한다.
누런 수크렁 꽃 군락지 사이에
노란 솜방망이 꽃이 여기저기 피어있다.
[솜방망이꽃]
큰말 해수욕장에서 개머리 능선으로 올라왔으니
이번에는 송신탑이 있는 산마루 쪽으로 좌회전하기로 한다.
[송신탑 봉우리로]
이 아름다운 굴업도가 1990년대 핵폐기장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다시 또 한번의 큰 홍역을 치렀고~
최근에는 또 어느 회사가 이 섬에 골프장과 위락시설을 만들겠다며
굴업도 땅 98% 이상을 사들여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환경단체와 많은 갈등을 겪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굴업도 큰마을]
개발이 된다면 이 멋진 수크렁 밭들이 모두 사라지겠지~!
황금빛 수크렁 꽃이 없는 개머리능선을 상상하기도 싫다.
작지만 아름답고 이국적인 섬~! 굴업도~!
굴업도에 다가온 가을은 수크렁 꽃에 탱글탱글 피어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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