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봉도 여행 2편[부채바위, 남대문바위]
○ 승봉도 촛대바위
목섬을 뒤로 하고 해안도로로 올라선다.
해송이 우거진 바닷가에서 촛대바위 쪽으로 잠시 우회전한다.
모래와 자갈이 곱게 깔린 해변을 지나
오른쪽 끝, 갯바위 위로 올라서니 멀리 촛대바위가 보인다.
[멀리 보이는 촛대바위]
어떻게 보면 촛대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하늘을 가리키는 손가락같기도 한~
촛대바위를 잠시 조망해보며 주변 풍경에 흠뻑 빠져든다.
[촛대바위]
촛대바위 반대 방향 해변풍경 또한 절경이다.
○ 승봉도 해안도로
나팔꽃을 닮은 갯메꽃들이 군락을 이룬 해변을 가로지르다
작은 조약돌로 쌓은 돌탑 하나를 만난다.
[갯메꽃]
누가 이처럼 예쁘게 쌓아 놓았을까?
[조약돌 돌탑]
작은 조약돌로 아슬아슬 쌓아놓은 돌탑에서
열과 성을 다했을 쌓은 이의 정성이 느껴진다.
[조약돌 돌탑]
다시 올라선 해안도로로 고개 하나를 넘으니
길은 바닷가를 따라 구불구불 구부러지다가
자로 잰 듯이 반듯하게 뻗어 나가기도 한다.
길섶에 핀~ 순 백색의 인동덩굴 꽃에서
티없이 맑은 순결함이 느껴지고
[인동덩쿨 꽃]
바닷가에 군락을 이룬 노란 루드베키아 꽃에서
아늑한 훈훈함 같은 것도 느껴진다.
[루드베키아 꽃]
노란 꽃의 영접을 받으며 "주랑죽공원" 쉼터 앞을 지나니
해송 아래에 활짝 피어난 해당화가 붉게 손짓해준다.
[해당화]
해안선 길이가 10km 쯤 된다는 섬~!
이 정도면 이제 승봉도를 80%쯤 트레킹한 것 같다.
○ 승봉도 부채바위
"주랑죽공원"을 지나온 해안도로가 작은 고개하나를 넘으니
바로 부채바위 해변이 나타난다.
해변 야산에는 옅은 해무가 면사포처럼 드리워져 있다.
[부채바위 해변]
해변 오른쪽에 우뚝 서있는 부채바위가 보인다.
썰물로 부채바위의 알몸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있다.
[부채바위]
활짝 편 부채처럼 넓게 펼쳐진 바위 틈에는
몇 그루 작은 소나무들이 악착스럽게 뿌리를 내려놓고 있다.
맑은 날 석양이 내리면 찬란한 황금 빛으로 빛난다는 부채바위~!
아닌게 아니라 아직 석양시간이 멀었는데도
부채바위가 제법 누르스름한 금 빛을 띄는 것도 같다.
[부채바위]
○ 승봉도 남대문바위
부채바위 해변을 휘돌아가니 멀리 남대문 바위가 나타난다.
승봉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 난 바위다.
[남대문 바위]
밀물 때면 남대문 바위 접근이 불가능하다는데~
운 좋게도 썰물덕분에 이처럼 가까이 다가서 볼 수가 있다.
가운데가 뻥 뚫린 이 바위를 남대문바위라고도 하고
코로 물을 마시는 코끼리 바위라고도 한다는데~
[남대문 바위]
또 다른 쪽에서 가만히 보면
개미집을 핥고 있는 개미핥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파도와 비바람이 어떤 재주를 부려
이처럼 기묘하고 멋있는 조각작품을 빚어 놓았을까?
그저 감탄의 탄성 소리만 흘러나온다.
[남대문 바위]
썰물이 거의 끝날 무렵이면 이 주변에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해삼, 낙지들을 잡을 수 있다는데~
지금은 아무리 봐도 갯바위에 붙어있는 굴만 눈에 보인다.
부채바위와 남대문 바위까지 모두 둘러보았으니
이제 승봉도의 절경은 다 섭렵한 셈이다.
○ 승봉도 이일레 해변과 야생화
부채바위 해변을 떠나 승봉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이일레 해수욕장으로 바지락 체험에 나선다.
[이일레 해수욕장]
이일레 해수욕장 부근 풀숲에 여러 야생화들이 피어있다.
초롱꽃과에 속하는 다년생초~ 자주색 섬초롱꽃도 보이고
[섬 초롱꽃]
수줍어 고개 숙인 붉은 참나리 꽃도 눈에 띈다.
[참나리꽃]
북아메리카 원산, 노란 금계국 꽃과 함께
[금계국]
국화과(菊花科)의 두해살이풀 지칭개꽃이
화장하지 않은 수수한 맨 얼굴을 선보이고 있다.
[지칭개]
낭미화(狼尾花)라고도 부르는 까치수염 꽃도 눈에 띈다.
꽃의 색깔이 까치 깃털을 닮았다고 우기는 사람과
산신령의 수염을 닮았다고 우기는 사람 사이에서
마을사람들이~ 그렇다면 공평하게 "까치수염"이라고
부르자고 했다는~ 믿거나 말거나의 전설이 서려있는 꽃이다.
[까치수염 꽃.. 까치수영이라고도 한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아 가족 피서지로 그만이라는
이일레 해변 산책을 끝으로 승봉도 여행~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이일레 해수욕장]
○ 승봉도~인천 연안부두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오후 3시 40분에 승봉도를 출발하는
인천행 쾌속선 "레인보우"호에 아쉬움과 함께 올라탄다.
짧은 시간이나마 정 들었던 섬을 막상 떠나려니 섭섭하다.
아~듀~ 승봉도~ 담에 또 만나자~!
[아듀~ 승봉도]
몇 시간동안 풍광이 수려한 바닷가를 따라
느릿느릿 기분 좋게 종주했던 승봉도가 점점 멀어져 간다.
1박 2일 동안~ "섬마을 선생님"의 고향 대이작도와
봉황새가 날아 오르는 섬~ 승봉도에서 가져봤던
꿈결처럼 행복했던 시간들이 아스라한 추억이 되어 멀어져 간다.
[멀어지는 승봉도]
던져주는 새우깡에 길들여진 한 무리의 갈매기 떼가
쾌속으로 달리는 배 꽁무니를 계속 따라붙는다.
갈매기가 따라붙을 정도의 속도를 가진 배는
더 이상의 쾌속선이 아니라는데~ 정말 그런 것도 같다.
배는 다시 자월도 선착장에 잠시 기항한다.
뽀얀 해무에 덮여있던 어제 아침과는 달리
자월도 선착장은 맑게 개어있고 낚시꾼들이 늘어서 있다.
[자월도]
자월도를 떠나온 배는 오른쪽 저 멀리~
큰 굴뚝들을 가진 영흥 화력발전단지를 지나더니
다시 맑게 갠 인천대교 아래를 통과한다.
[인천대교]
아기자기 한 볼거리가 많았던 승봉도와
옛날 말 생산지로도 유명했다는 대이작도에서의 1박2일 여행~!
이 여행은 이제 내 삶에 있어서 또 하나의
멋진 서정시(詩)가 되고 감미로운 노래가 되어~
두고두고 반추하게 해줄 금싸라기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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