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둘러보기
광화문 부근에 있는 옛 문화체육관광부 청사에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 들어섰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달려가본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이 박물관은 해방직후 대한민국 태동기에서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근 현대사에 관한 역사기록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자주적 근대국가의 꿈과 좌절"이라는 주제를 가진 3층 1전시실부터 구경을 시작한다.
[일제시대의 우편함]
광복전후에 사용되었다는 일제의 붉은 우체통 하나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왠지 우체통에서 제복을 걸친 일본군이 연상되는 듯 하여 그리 정감이 가질 않는다.
[1945년 발행된 광복기념 우표]
해방직후 발행된 광복기념 우편엽서와 우표를 보니~
그 당시 얼마나 물자가 귀했고 기술이 낙후되었는지 짐작이 간다.
[1948.5.10 총선거 포스터]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를 지나 해방의 기쁨을 얻었던 8.15 광복~!
미군정시대를 거쳐 시행했던 1948년 5월 10일의 총선거 홍보 포스터에
"투표는 애국민의 의무, 기권은 국민의 수치"라고 쓰여진 글씨체가 조금은 촌스럽게 보인다.
[한국전쟁 피난민]
그러나 해방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터진 6.25 한국전쟁은
우리 나라의 모든 것을 폐허와 잿더미로 만들고 만다.
[무운을 비는 태극기]
전장으로 출전하는 국군장병들의 무운장구(武運長久)를 비는
글귀들이 가득 적힌 "무운 태극기"에서는 전쟁의 긴박감도 느껴진다.
["자유의 벗" 잡지]
많은 사람들이 죽고다친 한국전쟁은 3년만에 끝이 났지만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에는 당장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미국의 원조 포스터]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했던 이 무렵의 삶은 미국 원조물품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했다.
"힘을 합하여 한국을 재건하자"는 미국의 원조포스터가 그 당시의 형편을 말해준다.
[전기줄로 만든 장바구니]
물자가 귀했던 당시~ 군용전선줄을 엮어 만든 장바구니에서
가난하게 살던 그 때 그 시절의 서러움이 가슴 뭉클한 향수가 되어 다가온다.
[자유부인 영화 포스터]
이 무렵~ "정비석" 작가의 소설 "자유부인"이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 자유부인의 일탈이 그 당시에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베이비 붐이 일어나면서 콩나물 시루 교실이 등장한다.
바글거리는 교실의 모습에서 아련한 국민학교 시절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온다.
나무로 만든 책상과 걸상에 어지럽게 새겨있었던 수많은 낙서들~
그런 사소한 것들까지도 마음 속의 진한 추억이 되어 남아있다.
"바둑아 놀자. 철수야 이리와 영희가 불렀습니다."
빛바랜 추억의 국어책에서도 지나가버린 세월의 아쉬움이 묻어난다.
먹고 사는 형편이 조금은 나아졌지만 티비가 귀했던 그 시절~
동네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기계식 영사기]
골동품처럼 느껴지는 아날로그 방식의 기계식 영사기~!
영사기를 돌리다가 필름이 끊어져 한참을 기다려야 했던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장준하 선생과 함석헌옹이 연상되는 "사상계"잡지와
빛바랜 "사조"잡지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문학도들의 등룡문 역할을 했던
"현대문학"과 "자유문학" 잡지도 눈에 들어온다.
[대통령선거 포스터]
"나라 위한 팔십평생 합심하여 또 모시자."는 구호를 내건
이승만대통령과 이기붕 부통령 후보의 홍보 포스터도 벽에 붙어있다.
[야당 대통령 후보 선거 포스터]
야당에서는 "못살겠다 갈아보자."며
신익희 대통령후보와 장면 부통령 후보를 출마시켜 대항해보지만
신익희 대통령 후보가 선거유세 도중
열차에서 서거하면서 온 국민들에게 슬픔만 남기고 만다.
[4.19혁명]
3.15 부정선거까지 치르며 연임에 연임을 거듭하던 이승만대통령은
결국 민주주의 운동의 분기점 4.19혁명으로 실각하고 결국 망명을 떠나게 된다.
4.19 혁명으로 나라에 계엄이 선포되면서
민주주의를 꽃피울 제2공화국이 탄생하지만
[4.19 당시의 계엄령 포고문]
다시 또 혁명공약을 내세운 5.16 군사혁명이 일어나
제2공화국, 장면 정권은 그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만다.
[5.16 혁명공약]
"반공을 국시의 제1의로 삼고 지금까지 형식적이고 구호에만 그친
반공태세를 재정비 강화한다."는 혁명공약과 함께 제3공화국이 출범한다.
[연탄가스 중독사고 방지 홍보물]
막상 혁명을 일으켰으나 나라 곳간은 텅 빈 상태였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도표]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워 나라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 보지만
나라 곳간이 텅비어 우선 당장 쓸 수 있는 달러가 전혀 없었다.
[서독에 보낸 광부들]
서독에 돈을 빌리러 갔던 대통령은 광부와 간호사를 보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많은 광부들과 간호사들을 독일로 보낸다.
[서독에 보낸 간호사들]
이 때 독일에 간 광부와 간호사.. 그리고 파월 장병들이 벌어들인 외화는
우리나라 경제개발에 가뭄의 단비같은 종자 돈이 되어준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새마을 노래가 울려 퍼지고~
온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경제개발에 피땀을 흘린다.
[시발택시]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나 만들 수 있었던 자동차~!
이 무렵~ 미군부대에서 나온 중고 트럭엔진과
드럼통 철판을 펴서 만든 국산 시발자동차가 첫 선을 보이기도 한다.
[반공 포스터]
"잡혀서 후회말고 자수하여 광명 찾자." "간첩 잡는 아빠되고 신고 하는 엄마되자."
"반공이 따로 없다. 이 것이 반공이다."
골목길이나 전봇대에는 곳곳에 이런 반공표어와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진공관 TV]
컬러가 아닌 흑백TV 방송이 막 시작되던 시절~
동네에 하나 둘 밖에 없는 진공관식 티비를 가진 사람은 부자 축에 들었다.
[위생적인 변소 홍보물]
티비를 가진 집 마당에는 밤마다 많은 동네사람들이 모여
재미있는 서부극이랑 톰과 제리 만화영화 등을 숨죽이며 시청하곤 했다.
[국산 삼륜차]
자동차산업이 전무하던 시절~ 용달차 크기의 삼륜차가 선을 보이고~
[현대자동차의 포니1]
곧이어 "현대자동차"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자동차였던
"조랑말"을 뜻하는 포니1 승용차를 만들어낸다.
[가족계획 홍보 포스터]
먹고 사는 형편이 조금 나아지는 듯 하자 인구가 급격히 불어난다.
"내일이면 늦으리 막아보자 인구폭발" 포스터 구호만큼이나
먹고 살 일을 크게 걱정하던 나라에서는 "가족계획"사업에 총력을 기울인다.
[전차표, 버스표]
서울 시내를 땡땡거리며 돌아다니던 전차는 한번 타는데 "2원 50전"이었다.
[지하철 개통 기념티켓]
그러다가 지하철 1호선이 가장 먼저 개통이 되었고
2호선과 3.4호선이 계속 그 뒤를 따라 개통되면서 지하철시대가 열린다.
"영자의 전성시대"를 비롯한 국산영화가 황금기를 이루기도 한다.
"돌아오지 않는 해병", "미워도 다시 한번"과
"007 위기일발" 등을 상영하는 영화관은 항상 만원사례였다.
[김일 레슬링 포스터]
"역도산" "김일"등이 출전하는 레슬링경기의 인기도 하늘을 찔렀다.
레슬링 중계가 있는 날이면 거리가 한산할 정도였다.
거리 가판대에서 일간신문과 함께 팔던 주간잡지 중에~
"선데이 서울"은 공전의 힛트 상품이었다.
[10.26 사건 신문보도]
어느날 아침신문에 궁정동에서 일어난 10.26사건으로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경천동지할 충격의 소식이 전해진다.
대통령의 서거와 함께 결국 제3공화국도 그 막을 내린다.
[광주민주항쟁]
역사상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짧은 기간 동안에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 낸 세계에서 흔치 않은 나라~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1]
대한민국이 겪어온 7~80년대의 경제 개발 성장사와
민주화 운동사는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양대 기둥이었다.
[역대 대통령 2]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회귀한 듯한 기분으로
피와 땀과 눈물이 어우러져 있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한바퀴 돌아보았다.
전시된 자료 1500여 점이 대한민국 역사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불굴의 의지를
조금이라도 되새김질 할 수 있게 해준 것 같아 대견하고 고맙다는 마음이 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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