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겨울 나들이
하얀 눈이 쏟아지는 계절을 살다보면 문득 겨울 산, 눈꽃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어느 토요일, 겨울 눈꽃을 찾아 무주에 있는 덕유산으로
훌쩍~ 당일치기 겨울 나들이를 나서 보았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대전부근에서 올라탄 대진고속도로, 무주 나들목을 빠져 나오니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소백산맥 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덕유산에서 만난 주목]
치목터널과 구천동 터널을 지나 무주로 달려가는 심산유곡을 지나고 있지만
산 위의 눈은 예상보다 적어 보이고
나뭇가지에 하얗게 피어 올랐어야 할 서리꽃(상고대) 또한 별로 눈에 띠지 않는다.
[설천봉 팔각정 앞]
이구~ 모처럼 큰 맘먹고 달려왔는데 눈꽃과 상고대가 별로 없는 모양이네~
먼 길을 달려온 마음이 조바심을 냈지만 어쩔 수가 없다.
[덕유산 주목들]
한겨울 대목을 맞은 무주 리조트는 찾아든 스키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덕유산의 진수를 제대로 맛보려면
무주구천동 계곡과 백련사를 거쳐 차근차근 향적봉까지 올라야 하지만
[스키장 1]
짧은 겨울 해를 감안, 곤돌라를 올라 곤돌라 종점인 설천봉에서 부터
덕유산 정상 향적봉까지의 눈길을 트레킹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스키장 2]
한참을 기다리다 올라탄 곤돌라는
여덟 명의 사람을 싣고 스르르~스르르~ 설천봉을 향해 기어 오르기 시작한다.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으로 1]
신바람나게 설원을 미끄러지는 스키어들의 모습을 잠깐 발 아래로 내려다 봤는가 했더니
[곤돌라에서 내려다 본 겨울산 1]
어느 틈에 저 멀리 첩첩이 포개져 있는 겨울 산들의 파노라마가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으로 2]
한반도의 등뼈를 타고 달려 오던 백두대간이 소백산에서부터 속리산과 추풍령을 타고
남도 땅으로 달려오면서 빚어 놓은 산,산,산 산들이
[곤돌라에서 내려다 본 겨울산 2]
눈 앞에 주름처럼 포개져 너울너울~ 거센 파도를 치고 있다.
출렁거리는저 산줄기의 파도가 이 곳 덕유산을 거쳐 또 지리산까지 밀려 간다지~!
[곤돌라에서 내려다 본 겨울산 3]
겨울 산의 장관에 잠시 취한 사이, 어느 틈에 곤돌라는 종점에 도착하고 있다 ,
해발 1,525m의 설천봉 주변에는 하얀 설국(雪國)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설천봉에는 아담한 팔각정 하나가 서 있고 팔각정 앞에는
하모니, 멜로디라는 이름을 가진 리프트들이 쉴 새없이 스키어들을 나르고 있다.
[설천봉 팔각정]
설천봉에서 시작되는 "실크로드"라는 슬로프는
그 길이만도 6.1㎞로서 국내에서 최장을 자랑한다고 한다.
[덕유산 주목(실크로드 슬로프) 1]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아름다운 주목들이 설천봉 주변 곳곳에 그림처럼 서 있고
[덕유산 주목 2]
비록 가지에 상고대(서리 꽃)를 피우진 않았어도 주목의 아름다움은 세련되고 고결해 보인다.
하얀 설국(雪國) 속에 펼쳐져 있는 설천봉을 뒤로 하고
덕유산 정상, 향적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향적봉으로 오르는 눈길]
하얀 눈이 쌓인 눈길에서는 뽀드득뽀드득~ 겨울 음악소리가 들린다.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
저 멀리 켜켜이 중첩되어 있는 산 자락에 자연은 예쁜 수묵화를 그려 놓고 있다.
[산너머 산 1]
아~! 정말 아름답구나~! 능선에는 영하의 찬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지만
백두 대간이 펼쳐내고 있는 장엄한 풍광 앞에 추위조차 느껴지질 않는다.
"무진장"이라고 불리는 전북 무주,진안,장수 지역은
이 덕유산 때문에 또전라북도의 삼수갑산으로 부른다고 하던가~!
[향적봉을 오르다가]
예로부터 "인심이 넉넉하고 너그러운 산"이라해서 덕유산으로 불리웠다는 산~!
능선을 2~30분 정도 오르니 드디어 덕유산 정상 향적봉이 눈 앞에 불쑥 나타난다.
[향적봉 정상]
소백산맥의 중심부에 솟아 있는 해발 1,614m의 덕유산 정상을
상봉(上峰)이라고도 하고 향적봉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향적봉은 건너편에 있는 높이 1,594m의 중봉(中峰, 일명 남 덕유산)과 쌍벽을 이루며
덕유산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향적봉에서 중봉(남덕유산) 방향]
향적봉 정상에서 바라본 사방팔방의 겨울풍광 역시 환상이다.
첩첩산중으로 어우러진 크고 작은 연봉들이 빼어난 선경을 연출하고 있다.
[산너머 산 2]
산너머 산이 있었고, 저 산너머에 또 다른 산줄기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동쪽을 보니 저 멀리 속리산과 적상산이 눈에 들어왔고
남쪽으로 눈을 돌리니 다시
지리산 천왕봉과 반야봉, 마이산, 대둔산이 거침없이 눈에 들어온다.
산허리를 감싸고 있는 푸르스름한 기운들~
저 산 자락 어느 바위 위에서 신선들이 모여 장기라도 두고 있지는 않을까?
둥글게 또아리 진 산봉우리 마다 범접하기 어려운 하얀 서기가 서려있는 듯 하다.
비록 덕유산에서 겨울다운 눈꽃과 상고대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첩첩산중을 이루며 뻗어 내려온 백두 대간의 웅장한 기운과
덕유산의 풍성한 너그러움을 느껴보았다.
아름다운 설산(雪山)에 올라 아름다운 설경을 이처럼 눈에 담아 보았으니
이만한 안복(眼福)이 또 어디 있으랴~!
하얀 설경에 취한 마음 속에서는 어느 듯 하얀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끝>
[설천봉 나무가지 위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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