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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사는 세상/천안전씨 59회

일중마을 2

by 전태공 2012. 1. 19.

 


[빗 속에 피어오른 풍접초 꽃(족도리 꽃)]

일중마을 여행기 2

우르릉~쾅~쾅~ 쏴~아 ~ !!!!!
천둥소리와 함께 세찬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뒷 뜰 참깨 밭과 빈집]


번쩍~ 눈을 뜨니 일중 마을회관 큰 방이다.
에고~ 오늘같은 날은 일기예보가 좀 빗나가 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앞산에 걸쳐있는 안개]


주변에 둘러보려고 싶었던 곳이 여러 곳 있었기 때문에
족집게처럼 들어맞아 버린 일기예보대로 비가 쏟아지고 있는 날씨가 무척 야속했다.



[앞산에 걸쳐있는 안개와 황톳빛으로 변한 일중천 탁류]


그렇다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를 어떡하랴~!
손으로 막을 수도 없으니~



[거센 탁류가 흐르는 일중천]


시원한 다슬기 국으로 아침을 먹고 난 후 
불어난 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마을 앞 개울가로 나가보았다.



[산 자락에 걸쳐있는 안개]


양동이로 퍼붓듯 쏟아지고 있는 집중호우에 마을 앞은 온통 물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집중호우 후의 일중천 모습]


피라미들이 툭툭 튀어 놀던 천사같던 일중천(日中川)은
검붉은 탁류가 소용돌이치는 무시무시한 악마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고



[거센 탁류가 흐르는 일중천]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어슬렁거리며 산책을 했던 동구 밖 당산나무 길도
범람한 일중천의 시뻘건 황토 물 속에 꼬르륵~ 잠겨있었다.



[잠길 것 같은 마을 앞 횟다리]


또한 시시각각 상류로부터 밀려드는 거센 물줄기는
마을 앞, 횟다리를 금방이라도 삼켜 버릴 듯 으르렁거렸다.



[일중마을과 운무]


목사님의 일요일 예배 일정으로 오후 4시경에 열릴 추도식까지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
비를 핑계로 금싸라기 같은 시간을 그저 무료하게 허비하고 있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옥수수와 운무]


에잇~ 그래~ 비가 좀 내리면 어때~ 어디든지 간에 일단 한번 나서보기로 하자~!
아침 10시경, 슬그머니 집을 빠져 나와 회문산 방향으로 슬금슬금 출발하기 시작했다.



[비가 내릴 때만 생기는 폭포]


앞산 산 자락에는 솜사탕같은 하얀 구름 조각이 너울거리고 있었고
산 중턱에는 비가 내릴 때만 생긴다는 폭포 하나가 근사하게 쏟아지고 있었다.



[일중천의 탁류]


어제까지만 해도 맑고 잔잔한 전라도 실핏줄처럼 졸졸졸 흐르던 섬진강 상류 일중천은
지금은 검붉은 물보라를 일으키는 거센 대동맥이 되어 쿵~쾅~ 쿵~쾅~ 무섭게 흐르고 있었다.



[흠뻑 젖어있는 옥수수]


비에 흠뻑 젖어 온몸을 움추리고 있는 옥수수 밭을 지나고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 남부군 사령부가 있었다는 회문산 입구를 조금 지나다가



[고추장 만드는 마을 전통 테마 체험장 안내간판]


"순창 구림 고추장 만드는 마을"이라는 입 간판 하나를 만났다.
오~잉~ 이 곳에서도 순창 고추장 만드는 마을이 있었나 보네.



[고추장마을 입구 물레방아]


계속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언덕길을 조금 오르니
"전통테마체험장"이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작은 다리하나가 나타났다.



[고추장 만드는 마을 입구 다리와 솟대]


난간에 줄지어 세워져 있는 솟대를 구경하며 다리를 건너
물레방아와 나무 정자 여러 개가 어우러져있는 아담한 쉼터를 둘러본 후



[활짝 웃는 고추장마을 항아리]


길섶에서 활짝 웃고 있는 항아리들의 영접을 받으며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
항아리 탑들이 띄엄띄엄 늘어서 있는 체험장으로 들어섰다.



[고추장 만드는 마을 입구 쉼터]


순창고추장 전통테마체험장은 농협에서 조성했다고 하는데



[고추장 만드는 마을 항아리 탑과 능소화]


체험장 안에는 벌써 십여명의 사람들이 몰려와 고추장을 만드는 떡에 떡메를 치는 등,
현장체험을 하면서 즐거워 하고 있었다.



[고추장 만드는 마을 항아리 탑]


전통체험장을 한바퀴 돌고난 후, 혓바닥을 낼름 거리고 있는 항아리의 익살스러운 전송을 받으며
뒤돌아 나올 무렵, 빗줄기는 조금씩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익살스러운 항아리]


시골스러운 반찬으로 맛있는 점심식사를 마칠 무렵
가늘게 내리던 빗줄기마저 약해지면서 날씨는 이제 비가 서서히 그쳐가는 분위기였다.



[제 세상 만난 달팽이]


추도식이 열리는 오후 4시까지 아직 남아있는 두 세시간을 이용
애당초 가보려고 마음 먹었던 "김용택"시인이 살고 있는 "진메마을"을 찾아보기로 했다.



[진메마을 물꼬]


일중마을 입구에서 큰 길을 바로 건너 시멘트 길을 조금 휘돌아가니 바로 진메마을이었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진메마을은 바로 일중마을 코 앞에 있었던 것이다.



[진메마을 풍경 1]


그 동안 수없이 일중마을을 다녀보았으면서도 이제서 만나본 진메마을은
행정구역 상으로 장산(長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진메마을 풍경 2]


지리적으로 긴 산에 둘러싸여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그 이름이 
길다는 장(長)자와 묏산(山)자를 쓴 장산(長山)마을로 불리었다는데

장산(長山)마을이 순 우리말 사투리 이름으로 순화되어 진메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진메마을 풍경 3]


즉, 길다에 해당하는 긴(長)의 사투리 진(長)자와
산(山)을 뜻하는 메자가 합쳐져 진메마을이 되었다는 것이다.



[진메마을 당산나무 1]


회문산 앞을 흘러온 일중천과 섬진강 댐, 옥정호에서 흘러온 물줄기 두개가
물우리에서 합쳐져 섬진강 상류가 되어 진뫼마을 앞을 흐르고 있었다.



[풀꽃상]


마을 입구에는 환경단체 "풀꽃세상"으로부터 제13회 풀꽃상을 받았다는
수백년 묵은 정자나무 하나가 운치있게 서 있었다.



[진메마을 당산나무 2]


정자나무를 지나 들어선 마을 입구에는 예쁜 사랑비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월곡양반 사랑비 전면]


이 곳 출신 김도수 작가가 썼다는 사랑비 앞에는
“월곡양반·월곡댁 손발톱 속에 낀 흙 
마당에 뿌려져 일곱자식 밟고 살았네."라고 음각되어 있었고



[월곡양반 사랑비 후면]


뒤에는 "어머니 아버지 가난했지만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라고 써 있었다.
따뜻한 효심과 가족사랑이 그대로 느껴졌다.



[김용택 시인 생가 1 ... 오른쪽에 문패]


김용택 시인의 생가는 마을 한 가운데 예쁘게 서있었다.
담장에 흐느러진 능소화가 예쁘게 피어있는 대문에는 "김용택"이라는 문패가 걸려있었다.



[김용택 시인 생가 2]


마을 앞으로 섬진강이 흐르고 마을 뒤에는 긴 산이 병풍처럼 서 있는 진메마을~!
마을 주변에 형성된 이런 정서적인 분위기가 이처럼 유명한 시인과 작가를 배출했다 보다.



[김용택 시인 생가 3]


진메마을 앞길을 계속 달리면 천담과 구담마을로 이어진다는데
섬진강을 따라 펼쳐지는 10여 킬로의 거리를 요 다음에는 한번 걸어서 가보고 싶었다.

김용택 시인의 시(詩) "섬진강"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김용택 시인 생가 4]

섬진강/김용택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이지 않고 모여 흐르며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쌀밥 같은 토끼풀꽃,
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



[김용택 시인 생가 5]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에
어둠을 끌어다 죽이며 그을린 이마 훤하게 꽃등도 달아준다.



[일중천 탁류... 횟다리]


흐르다 흐르다 목메이면 영산강으로 가는 물줄기를 불러
뼈 으스러지게 그리워 얼싸안고

지리산 뭉툭한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진메마을 풍경 4]


섬진강 물이 어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
지리산이 저문 강물에 얼굴을 씻고 일어서서

껄걸 웃으며
무등산을 보며 그렇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진메마을 풍경 5]


노을 띤 무등산이 그렇다고 훤한 이마 끄덕이는
고갯짓을 바라보며 저무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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