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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9년도

함양 상림(上林) 숲길 산책

by 전태공 2019. 5. 24.

함양 상림(上林) 숲길 산책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를 달려와 경상북도 함양땅으로 들어선다.

 

덕유산국립공원을 북쪽에 두고 지리산국립공원을 남쪽에 거느린 이곳 함양에는

신라시대 때 조성했다는 상림이라는 근사한 숲 하나가 진주처럼 숨어있다.

 

 

신라 진성여왕 시절~ 이곳 함양군 태수를 지냈던 고운 최치원선생이

마을과 농경지 보호를 위해 조성했다는 상림(上林) 숲....

 

 

상림(上林) 숲에는 계절의 여왕 5월답게 신록의 물결이 거세게 출렁거리고 있다.

 

 

뿌리가 다른 두 나무 몸통이 하나로 합쳐진 연리목 하나가 나타난다.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 몸통이 하나가 된 이곳 연리목 앞에서 부부가 손잡고 기도하면

애정이 더욱 두터워진다 하여 "천년약속 사랑나무"로 명명된 곳이다.

 

[연리지~천년약속 사랑나무]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새소리를 들으며 숲으로 들어서니

조선시대 함양읍성 남문으로 사용되었다는 함화루가 나타난다.

 

멀리 지리산이 보이는 곳이라서 망악루라 불리다가

지금의 자리로 옮기면서 이름이 바뀌었다는 건물이다.

 

[함화루]

 

눈이 부실 정도로 숲은 온통 초록빛 세상이다.

 

이처럼 싱그러운 초록빛 물감들을 도대체 어디에서 뽑아 올렸을까~?

자연의 위대한 힘 앞에 그저 경이로운 마음만 들뿐이다.

 

 

파평 윤씨 종중 집안에서 지었다는 화수정 정자 모습이 다소곳하다.

 

[화수정]

 

출렁거리는 초록빛 세상 속에서 몸과 마음이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어 버린다.

 

 

문창후선생 신도비와 사운정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 하나를 지난다.

 

 

이정표에서 멀지 않는 곳에....


"천년의 숲"을 조성한 고운 최치원 선생의 공덕을 추모키 위해 건립했다는

사운정(思雲亭)이라는 정자가 나타나 잠시 다리를 쉬도록 만든다.

[사운정]

 

신록에 흠뻑 젖은 상림 숲길이 너무도 싱그럽고 아름답다.

초록빛 나무 잎에 가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상림은 약 1100여년 전 신라의 고운 최치원선생께서 조성한 인공림이다.

 

 

함양읍을 관통하던 낙동강 지류, 위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둑을 쌓아 물길을 돌리고 그 둑을 보강하기 위해 나무를 심어 조성한 숲이다.

[마당바위]

 

대관림(大館林) 또는 선림(仙林)으로 불리던 이 숲은

오랜 풍상을 겪으면서 상림(上林)과 하림(下林)으로 나뉘었다가

 

이제 하림은 없어지고 지금은 상림만 남아 있게 되었다.

 

 

신라 최고의 문장가이던 고운 최치원 선생이 이루어낸 이 아름다운 상림 숲은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되어 있고 생태하천과 탐방로도 잘 조성되어 있다.

 

 

길이 1.6km에 폭이 수백미터에 이르는 이 숲은

봄이면 초록빛과 어우러진 꽃이 아름답고 여름에는 검푸른 녹음이 싱그러우며

 

 

가을에는 낙엽과 단풍이 잘 조화된 자연미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환상적인 설경까지 보여주니 4계절 팔방미인 숲이라 할 수 있다.

 

 

미로처럼 이어진 숲 오솔길 끝 자락에서 물레방아 하나가 나타난다.


조선시대 실학자이던 연암 박지원 선생이 중국에서 배워온 물레방아를

처음으로 설치하여 사용한 곳이 바로 이곳 함양 땅이란다.

 

 

숲 중앙 오솔길을 가로질러 왔으니 이제 숲 외곽 길을 따라 산책해볼 차례다.

 

 

하얗게 흐드러진 이팝나무꽃 군락지를 따라 걷는 꽃길이 무릉도원처럼 느껴진다.

[이팝나무꽃]

 

행복해하는 마음으로 바라본 시골마을 풍광 또한 마냥 평화롭게만 보인다.

 

[꽃 양귀비]

  

여름에 온갖 연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오른다는 연꽃단지 옆에

붉은 꽃양귀비 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었던 몸과 마음이 이제는 꽃양귀비 붉은빛에 활활 타오르고 만다.

 

 

연 밭에 연꽃은 아직 피어나지 않았지만

여기저기에서 수선화와 붓꽃같은 봄꽃들이 한창 꽃망울을 터트리는 중이다.

 

[상림약수터]

 

다시 상림 숲으로 발길을 돌려서 만난 상림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한잔을 마시고

 

[이은리석불]

 

숲 오솔길을 지키고 있는 이은리 석불까지 둘러본다.


함양 이은리 냇가에서 출토되었다는 이 석불은 이 부근에 있었던

망가사(望迦寺)라는 절의 유물로 추정하고 있다 한다.

 

 

초록빛 세상 속을 초록빛 마음으로 걸어보았던 상림 숲길~

사운정 편액에 새겨진 고운 최치원선생의 치적을 칭송하는 시에 그대로 공감이 간다.

 

 " 천 년 전에 학을 타고 내려온 신선이 있었다는데

  우거진 숲에 가려 보이지를 않는구나.

 

  고을 원들의 칭송이 백리까지 자자하고

  이 정자에서 보이는 경치가 예나 지금이나 아름답도다.

 

  꾀꼬리가 우는 소리 들으며 시를 짓는데

  힘차게 헤엄치는 붕어를 보니 젊음이 그립구나.

 

  고을 사람들이 이런 물고기를 잡아 가는 것은 아쉬운 일이로다.

  이 모든 풍광이 선정의 덕으로 오랫동안 전해지리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