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및 해외여행기/2019년도

함양 선비문화 탐방 길 산책 1 (농월정~동호정)

by 전태공 2019. 6. 4.

함양 선비문화 탐방 길 산책 1 (농월정~동호정)

 

○ 농월정

 

함양 8경 중의 제1경인 상림(上林)을 둘러 보았으니

내친 김에 제4경인 화림풍류를 둘러보기로 한다.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남강상류 물줄기가 흐르는 화림동계곡에는

수많은 정자들을 거느린 선비문화 탐방 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선비문화 탐방 길에 보석처럼 박혀있는 화림동계곡의 대표적인 정자~

농월정과 동호정, 군자정과 거연정 등을 탐방해보기로 하고....

 

 

제일 먼저 계곡을 가로지른 작은 다리 하나를 건너

화림동의 정수, 농월정으로 가기 위해 산새소리가 쏟아지는 산길로 들어선다.

 

향긋한 숲 냄새가 진동하는 소나무 산길은 너럭바위로 불리는 넓은 바위지대로 이어지고

 

 

바로 그 너럭바위 앞에 농월정이라는 정자가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정자 초입에 서있는 농월정 안내 설명문을 먼저 읽어본다.

 

 

이 농월정은 조선 중기 광해군 시절~

 

영창대군의 죽음과 인목대비의 유배에 대한 부당함을 직간하다가

파직을 당하고 귀향한 "지족당 박명부"가 고향에 은거하며 지은 정자라고 한다.

 

[농월정]

 

그림처럼 아름다운 계곡 바위지대와 어우러진 정자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다.

 

 

정자 앞의 넓게 펼쳐진 평평한 너럭바위를 달 바위라고 부르는데

그 바위면적이 정자를 중심으로 1,000여 평에 달한다고 한다.

 

 

넓디 넓은 달 바위, 너럭바위 위로 계곡 물이 세차게 흐르고 있다.

 

 

달 밝은 고요한 밤에 바위지대를 흐르는 계류에 비친 달빛을

한잔의 술로 희롱한다는 옛 선비들의 풍류와 멋이 스며있는 이곳은

 

 

1993년부터 농월정 국민관광지로 조성되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소문나 있다.

 

 

그러나 지금의 농월정은 2003년 방화로 아쉽게 불에 타 버려 다시 복원해 놓은 건물이라고 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화재로 소실된 농월정을 이렇게나마 복원할 수 있었던 것은

유명한 펜화화가인 김영택화백의 사진과 그림자료덕분이었다고 한다.

 

 

○ 동호정

 

"달을 희롱한다"는 이름의 농월정을 뒤로 하고

이번에는 함양군 서하면 황산마을에 위치한 동호정(東湖亭)을 찾아 나선다.

 

 

임진왜란 당시 선조 임금을 등에 업고 의주로 피난토록 해 큰공을 세웠다는

조선 선조 때의 학자 동호(東湖) 장만리(章萬里) 선생이 낚시를 즐기며 유유자적했다는 곳에

 

그의 9대 손들이 1890년 경에 지어 놓은 정자가 바로 동호정이다.

 

 

옛날부터 팔담팔정(八潭八亭)으로 불려왔던 화림동계곡~

큰 담이 여덟 개고 정자가 여덟 개가 있다는 화림동계곡 정자 중, 동호정이 가장 크단다.

 

[동호정]

 

그러나 섬세하게 지어진 다른 정자와는 달리 동호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무척 거칠어 보인다.

특히 암반 위에 세워진 기둥들을 보면 산에서 잘라온 통나무를 대충 다듬어 세워 놓은 꼴이다.

 

 

거칠어서 더 정겹게 보이는 동호정 앞에는 수정처럼 맑은 계곡 물이 흐르고

계곡 주변에는 차일암(遮日巖)으로 불리는 넓은 너럭바위 지대가 펼쳐져 있다.

 

 

차일암 주변 숲에서는 수많은 산새들이 요한슈트라우스의 왈츠음악을 감미롭게 연주하고 있다.

 

 

맑디 맑은 계곡 물 속에는 이름 모를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노닐고 있다.

 

 

휘휘 늘어진 노송 줄기 아래에 앉아 주변 풍광 속에 흠뻑 취해본다.

 

 

한가하게 물가를 노닐던 장만리 선생을 흉내 내며 선생의 풍류 속으로 빠져 들어가 본다.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팔담팔정을 이루었다는 화림동계곡~

동호정 바위 위에서 바라보는 너럭바위와 주변 풍경이 그저 평화롭기만 하다.

 

 

농월정에 이어 동호정의 매력 속에 푹 빠져 보았으니

자~ 이제 슬슬 군자정과 거연정을 향해 떠나 볼까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