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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9년도

함양 선비문화 탐방 길 산책 2 (군자정~거연정)

by 전태공 2019. 6. 5.

 

함양 선비문화 탐방 길 산책 2 (군자정~거연정)

 

○ 군자정(君子亭)

 

농월정과 동호정을 둘러본 상큼한 마음으로 세 번째 정자, 군자정을 찾아 나선다.

동호정에서 그리 멀리 않는 화림동 계곡 옆에 군자정이 숨어있다.

 

조선시대 성리학의 5대 현자로서 동방오현(東方五賢)으로 불리던

일두 정여창선생이 유유자적하며 즐기던 자리에

 

[군자정]

 

후손들이 정자를 짓고 군자가 머무르던 곳이라 하여 군자정으로 이름을 붙인 곳이다.

 

 

비록 농월정이나 동호정에 비해서 다소 소박하고 아담한 모습의 정자지만

군자정 주변의 화림동계곡 풍광만큼은 그지없이 빼어나다.

 

[군자정]

 

군자정(君子亭)이 위치한 이곳 함양군 서하면 봉전마을은 정여창 선생의 처가가 있던 마을로

선생께서는 처가에 들릴 때마다 군자정이 있는 영귀대(詠歸臺)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농월정과 동호정에 이어 군자정까지 둘러보고 나니

나 자신이 어느새 조선시대 선비로 변한 듯한 기분좋은 착각 속에 빠져든다.

 

 

○ 거연정(居然亭)

 

이제 오늘 여정의 마지막 코스를 둘러보기 위해

군자정 바로 옆에 위치한 거연정을 향해 발길을 돌린다.

 

 

거연정은 고려시대 말기, 중추부사를 지낸 전시서(全時敍)선생이 터를 잡은 자리에

그의 후손들이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지어 놓은 정자다.

 

 

무지개다리, 홍교(虹橋)로 불리는 작은 다리, 화림교가 거연정과 이어져 있다.

왼쪽으로 봉전교를 바라보며  화림교를 건넌다.

 

 

화림교 옆으로 흐르는 남강천 계곡풍광 또한 한 폭의 진경산수화다.

 

[거연정]

 

화림동계곡 중앙에 자리잡은 거연정은 계곡의 기암괴석과 함께

휘휘 늘어진 주변 노송들과 어우러져 매력적인 멋을 한껏 뽐내고 있다.

 

 

 

계곡 바위절벽 틈에 뿌리를 내리고 고사한 고목나무 한그루가

풍광을 더욱 더 돋보이게 만들어 준다.

 

 

울퉁불퉁 계곡 암반 위에 주춧돌과 기둥을 세워 놓은 거연정~

 

자연 그대로의 형태를 전혀 훼손하지 않고 지어 놓은 정자가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야 한다는 친환경 교훈을 말없이 가르쳐 주고있다.

 

 

지리산을 남쪽에 둔 함양은 예로부터 "좌 안동, 우 함양"~

즉, 왼쪽에는 안동지방, 오른쪽으로는 함양지방을 꼽을 정도로

 

조선시대 성리학의 학풍이 융성해 선비 문화가 일찍부터 꽃 피었던 곳이다.

[거연정]

 

산 좋고 물 좋은 땅이면서 선비문화가 강했던 함양에는

양반 사대부와 관련된 유서 깊은 향교와 서원, 누각, 정자 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함양향교와 안의향교는 물론 서원만도 10개나 되었고

누각과 정자 등은 허물어지고 파괴된 것까지 합쳐 150개가 넘었다고 하니~

 

 

문자 그대로 함양은 유림의 선비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땅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함양 선비문화 탐방 길에 널려 있는 유적들을 모두 다 둘러보지는 못했어도

육십령 고개를 거슬러 올라가는 계곡 가의 핵심 정자를 네 곳이나 둘러보았으니

 

이만하면 나그네 여정으로서 만족스럽고 풍요로웠다고 할 수 있겠다.

 

 

주자의 무이정사의 시(詩)

"거연아천석(居然我泉石)"이란 시구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거연정에서

 

"자연에 내가 거하고 내가 자연에 거한다."는

그 철학을 느껴보며 함양 선비문화 탐방 길 산책을 마무리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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