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가을, 남설악(南雪岳) 주전골~
용소를 둘러보고 나와 이제 오색약수 방향, 주전골로 발길을 돌린다.
[주전골 단풍]
가을 단풍이 빼어나다는 남설악 주전골답게
눈에 들어오는 골짜기마다 붉은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다.
[주전골 암봉]
엽전을 만든다는 뜻의 주전(鑄錢)이라는 말이
왜 이 골짜기 이름에 붙어 있을까?
전해지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용소폭포 입구의 시루떡 바위가
마치 엽전을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인다 해서 그렇게 불렀다고도 하고
옛날, 이 계곡에서 중으로 변장한 도둑 무리들이
위조 엽전을 만든 곳이라 해서 주전골이 되었다고도 한다.
그 곱다는 주전골 단풍이 아닌게 아니라 보면 볼수록 참 곱다.
그래서 "남설악 주전골"을 "외설악 천불동", "내설악 가야동"과 함께
설악산 3대 단풍 명소라고 부르는가 보다.
만산홍엽(萬山紅葉)의 단풍에 취해 황홀해하는 눈 앞에
다시 아름다운 선녀탕 계곡의 비경이 쫘악~ 펼쳐진다.
[선녀탕 계곡 단풍]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선녀탕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꼬리를 문다.
작은 천불동 계곡이라고 부른다는 선녀탕의 가을~!
이렇게 풍광이 멋지니 하늘에서 선녀가 목욕하러 내려 왔겠지~!
선녀탕의 아름다움에 저절로 탄성이 쏟아진다.
가을 단풍을 본 "이방인"의 작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단풍이 꽃이라면 가을은 두번째 봄"이라고 말했다던가~
카뮈의 말처럼 계곡에 꽃처럼 피어난 단풍이 ~
선녀탕 주변을 화사한 봄처럼 만들어 놓은 듯 하다.
선녀탕 주변 구석구석의 풍광이 통째로 거대한 수채화가 되어있다.
붉게 물든(丹) 나무 잎이 바람(風)에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
붉은 단풍(丹楓)이 노랗고 파란 색과 어우러져 있어 더욱 더 멋지다.
선녀탕계곡을 지난 길은 이제 층암절벽을 이룬 기암괴석을 휘돈다.
단풍은 산 정상에서 아래쪽으로 움직인다는데~
흘림골을 지나온 남설악의 단풍이 지금 한참 주전골을 물들이고 있는 듯 하다.
붉은 단풍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듯한 바위 암봉들~!
그 바위 아래를 지나는 사람들까지 저절로 붉게 변하고만다.
만산홍엽(滿山紅葉) 천자만홍(千紫萬紅)을 이룬 주전골의 단풍 속에서~
문득 "늦가을 단풍이 하도 좋아 수레 세우고 바라보니
서리 맞은 단풍잎이 봄 꽃보다 붉어라."고 노래한
당(唐)나라 시인 두목(杜牧)의 시(詩)도 떠오른다.
신선들이 노니는 선계(仙界)가 바로 이런 모습이겠지~!
초가을 산들 바람 같은 단풍 바람에서 따사로움이 느껴진다.
푸른 금강송을 머리에 인 거대한 바위 암봉을 가로지른 길 앞에~
작은 이정표 하나가 나타나 이제 오색 약수터까지
1.2킬로 정도 남았음을 알려준다.
이정표와 가까운 곳에 작은 사찰, 성국사가 서있다.
이 작은 절의 원래 이름은 오색석사였다고 한다.
[성국사(오색석사)]
옛날에 한 스님이 이 부근에서 오색약수를 발견했다고 하여
이 절 이름을 처음에 오색석사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길은 계곡을 따라 시냇물처럼 흐르기 시작한다.
오색 단풍이 오색 약수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암시해준다.
만산홍엽(萬山紅葉), 주전골 단풍 속을 걸어온 시간들이
또 하나의 화려한 추억이 되어 보석처럼 반짝여 줄 듯 하다.
문득 도종환 시인의 시 "단풍 드는 날"이 생각난다.
"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오색 약수터]
혹시나 나는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직도 깨닫지 못하며 살고 있지는 않을까~?
조용히 단풍에게 물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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