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지전마을 돌담과 잠두길
▣ 지전마을 돌담장
코에 스미는 청정공기가 꿀처럼 달콤했던 덕유산 휴양림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인 금강 마실길을 향해 달린다.
[차창 밖으로 만난 느티나무 군락지]
봄 아지랑이가 아른거리는 들녘을 지나
연 초록빛에 물든 느티나무 군락지 하나를 지나는가 했더니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같은 아늑한 마을 하나가 나타난다.
돌담으로 유명한 지전마을이란다.
참새가 어찌 방앗간 앞을 그냥 지날 수 있으리~!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지전마을 돌담 길을 한바퀴 산책해보기로 한다.
[지전마을 돌담]
행정구역이 무주군 설천면에 속하는 이 지전마을은
30여호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작은 동네로~
골목마다 나지막한 돌담들이 이어져~
옛 돌담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이다.
[지전마을 앞, 남대천변 느티나무]
마을 앞에는 맑디 맑은 남대천이 흐르고~
천변에는 수 백년 묵은 느티나무 한 그루가 한 폭의 수채화를 빚고 있다.
마을 앞, 남대천에는 각종 강 고기들과 함께 다슬기들이 많아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청정마을인 이곳은
지난 2006년도~
우리나라 전국에 있는 열 곳의 돌담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할 때
이 지전마을에 있는 700m 길이의 돌담도 선정되어
그 때 처음으로 마을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돌담을 따라 늘어선 시골집 마당의 감나무들이
아늑한 고향마을의 향수를 물씬 불어 일으켜 준다.
무너진 담장 옆에는 노란 유채 꽃이 피어 오르고~
돌담 밑에는 활짝 핀 민들레가 방실방실 웃고 있다.
소싯적 국어책에서 읽었던 "강소천" 선생의 동시 민들레가 떠오른다.
" 길가의 민들레도 노랑 저고리 첫돌맞이 우리 아기도 노랑 저고리
민들레야 방실방실 웃어보아라. 아가야, 방실방실 웃어보아라."
이곳 지전마을은 담장 80%정도가 돌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돌과 돌 사이에 물로 반죽한 진흙을 채워서 쌓은 돌담 위에
비를 가려주는 작은 지붕이 설치되어 있어 더 예쁘다.
[지전마을 빈집]
마을에 세워진 설명문을 보니~
이 마을 주변에 약초의 일종인 지초(芝草)가 많았다고 하여
지전마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하며
여러해살이 풀인 이 지초(芝草)라는 풀은
눈이 내리면 눈 주변을 빨갛게 물들여 놓기 때문에
약초꾼들은 이른 봄, 눈이 녹기 전에 산을 올라
눈밭에 남은 붉은 자국을 보고 지초를 찾아냈다고 설명해주고 있다.
▣ 잠두(蠶頭)길
지전마을을 떠나 도착한 곳은 작년에 한번 왔던 잠두교 앞이다.
♬ 작년에 왔던 각설이~♪ ♬ 죽지도 않고 또 왔네♪
1년만에 만난 잠두교 주변 역시 작년 모습과 변함이 없다.
[현대식 잠두2교와 옛다리 잠두교]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휘늘어진 수양버들 아래로
현대식 잠두1교와 옛 다리 잠두교가 기하학적으로 잘 어우러져 있다.
[잠두길]
잠두교 앞에서 잠두길 트렉킹을 시작한다.
잠두길 길섶에는 복사꽃과 벚꽃, 조팝꽃이 흐드러져 있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 모양이 누에머리 같다 하여
잠두(蠶頭)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길 좌우로 연초록빛 파도가 일렁이고 있다.
[복사꽃]
잠두마을에서 시작되는 이 잠두길은
그 길이가 약 2킬로 정도로~ 근 오리 길에 해당한다.
이 곳 역시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청정지역 중 한 곳이란다.
맑은 공기~ 청아한 새소리~ 구수한 흙 냄새가
걷는 발걸음을 새털처럼 가볍게 만든다.
한 구비를 돌아서면 한 무더기 붉은 개 복숭아 꽃이 와글거리고~
또 한 구비를 돌아서면 하얀 조팝나무 꽃이 튀긴 튀밥처럼 피어있다.
강변에 늘어선 마을 사람들이 마실 다닐 때 사용했다는 잠두길~
이제는 우리 친구들의 연례 놀이터로 변해버린 듯 하다.
잠두길 옆에서 흐르는 강물이 초록빛 신록과 어우러져 참 예쁘다.
그래서 "비단을 닮은 강"~ 금강(錦江)이라고 불렀을까?
그런데 길섶에 쑥은 많은데 달래가 안보인다며~
작년에 만났던 달래 밭을 찾아 가자며 아우성이다.
잠두길을 끝내고 다시 세월교 앞 달래밭을 찾아 나선다.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잠두길이 한 폭의 수채화같다.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잠두길]
강변을 따라 줄지어 서있는 꽃나무들~!!
아니 저기가 조금 전에 우리가 걸어왔던 바로 그 길이란 말인가~~?
세월교를 건너 작년에 왔던 추억의 강변 길로 들어선다.
작년 이맘 때, 이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갔다가 길이 막혔고
되돌아 나오던 길에 달래 밭을 만나 한 보따리씩을 캤었지~
[그 많던 달래~ 모두 어디로 간겨~!]
어제같은 작년의 기억을 떠올려보며 달래 밭을 살펴봤으나~
아뿔사~ 그 많던 달래는 보이지 않고 잡초만 무성하다.
[도룡용 알]
어쩌다가 보이는 달래마저도 실 뿌리 수준이다.
찾는 달래는 보이지 않고 도룡용 알만 눈에 띈다.
[개구리 알]
한 바가지 개구리 알도 물 속에서 부화를 준비하고 있다.
작년에 우리가 달래의 씨를 말려서 그럴까? 반성도 된다.
사람들의 궁시렁거리는 소리를 듣는지 마는지
강물은 소리 없이 잘도 흘러간다.
에잇~ 이제 배도 살살 고파오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이 무주 장날이라니
장에 가서 장터국수나 한 그릇 맛 보기로 한다.
빈 손으로 일어서는 일행들을 꼬부랑 할미꽃이 배웅해준다.
<4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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