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만 낚시의 추억
여러 가지 뻥 중에서도
낚시꾼의 뻥이 가장 세다는 것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가장 세다는 그 낚시꾼의 뻥에
또 가장 잘 넘어가는 사람 역시 낚시꾼이다.

[강진 김이사댁 본가]
30센치 넘는 감성돔을 하루에 기본, 30마리 이상을
낚을 수 있다며 거품을 뿜어대며 기염을 토하던
김내형 이사님의 그럴듯한 뻥에 모르는 척 넘어가
그 분의 집과 배가 있다는 머나먼 전남 강진을 향해 출정을 떠난다.

[강진 김이사댁 꽃무릇]
그래~ 뭐 밑져봐야 즐거운 여행 아니겠어~?
주말의 금요일에 룰루랄라 강진으로 달린다.

[강진 김이사댁 별채(영빈관)]
휴~ 정말 멀긴 멀다.
포항에서 근 4시간을 달려 도착하니 깜깜한 밤이다.
별채에 마련된 영빈관 숙소에 여장을 풀고
내일 아침 새벽을 기약한다.

[김이사와 배(노을호)]
꼬끼오~ 새벽닭 울음소리에 부스스 일어나
아직 질퍽하게 깔린 먹물 같은 어둠을 뚫고 간이 포구에 도착~
쌀쌀한 아침 바람 속에서 1톤짜리 작은 배, 노을호에 올라탄다.

[멀리 보이는 가우도 출렁다리]
맞바람과 출렁거리는 파도를 뚫고
가우도 출렁다리 교각 앞에 도착~ 닻을 내리고
주섬주섬 채비를하여 낚시를 시작한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지기 시작한다.
출렁다리 교각사이로 불어오는 아침 바람에
기우뚱기우뚱 배의 롤링이 심하다.

[가우도 출렁다리 교각 사이]
뱃전에 기대어 놓은 낚시대 끝이 조금씩 가물거리더니
순간.... 고개를 숙이며 슈슈슈숙~ 빨려 들어간다.
으랏찻차~ 타이밍을 맞춰 낚싯대를 낚아챈다.
쓩쓩쓩쓩~ 끌어내는 낚싯대에 강한 손맛이 느껴진다.
오~예~

[감성돔]
손바닥만한 감성돔 한 마리가 파득파득 달려 나온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이 것이 낚시의 묘미지~

까닥따닥~ 흔들리는 낚시대의 입질에
다시 채보니 ... 이번에는 기저귀를 찬 아기 복어다.
잘가라~ 너는 방생이다.
배가 공처럼 부풀어 오른 아기 복어를 방생하고 나니

[황가오리]
다시 슈슈슈슉~ 힘찬 입질이 들어 온다.
어쭈구리~ 이번에는 뭘까... 힘껏 채 올려보니
노란 빛의 황가오리다. 그래~ 너도 괜찮다.

이렇게 해서 잡아 올린 것을 점심시간 쯤에 결산해 보니
감성돔 3마리에 황가오리 1마리...
셀 수도 없이 많았던 방생한 아기 복어들....

가우도 출렁다리 밑과
출렁다리에서 제법 떨어진 비래도까지 누벼보면서

[비래도]
비록 감성돔 30마리 이상 보장한다는 뻥에 비하여
실전에서는 3마리 밖에 잡질 못했지만....

그래도 뻥의 10% 실적을 달성했으니 이게 어딘가~!
점심 무렵~ 룰루랄라 집으로 돌아와
접시에 올라온 감성돔 회를 한점 입에 넣으니
스르르르~ 스르르르 ~ 입에서 그냥 그대로 녹아 버린다.

달디달고 싱그러운 이 맛~! 어디에서 맛볼 수 있으랴~
감칠 맛 나는 감성돔 회맛을 음미하면서
신선이 되어본 강진만의 추억...

이 또한 진주보석 같은
내 인생의 소중한 순간이 되어 주었고
하나님께
범사에 감사를 드려야 하는 귀한 날이 되어 주었다.
"끝"

[김이사 거실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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