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벼룻길
상굴암마을 다리 앞에서 금강 벼룻길로 들어서니
강변에 화사하게 피어오른 복사 꽃이 먼저 연분홍 빛으로 환영해 준다.
벼룻길이라는 말은 강이나 바닷가의 벼랑길을 뜻한다니
여수 금오도의 비렁길과 같은 말인 듯 하다.
동네 사람들이 "보뚝길"로도 부른다는 이 벼룻길은
부남면에서 시작하여 굴암마을을 향해 걷는 것이 순방향이지만
우리는 오늘 굴암에서 부남을 향해 역방향으로 걸을 것이다.
[벼룻길의 신록]
나지막한 강변 벼랑을 따라 이어진 벼룻길 중간쯤에 우뚝 솟은 바위 하나가 나타난다.
전설이 서린 각시바위라는데 바위 밑에는 좁은 동굴 하나가 뚫려있다.
[각시바위 안내]
아이를 낳지 못한 며느리가 구박을 받다가 변한 바위라고도 하고
목욕하러 왔다가 옷을 잃어버린 선녀가 하늘로 오르지 못하고 변한 바위라고도 하는데
[각시바위 인공동굴]
어떤 전설이 맞는지는 몰라도 그냥 예쁜 선녀를 상상하며 바위동굴을 지난다.
각시동굴을 빠져 나오니 별천지 세계가 펼쳐진다.
[동굴을 지나서 만난 풍광~!]
잃어 버린 세상, 무릉도원으로 들어선 느낌까지 든다.
[각시 소(沼)]
각시바위 앞에는 수심 깊은 각시소가 절경을 이루고 있다.
물은 수정처럼 맑고 잔잔하다.
벼룻길 주변 산 자락 곳곳에 산 벚꽃이 하얗게 흐드러져있다.
강물과 어우러진 향긋한 꽃 향기에 취한 황홀한 마음으로 비틀비틀 벼룻길 모서리를 돈다.
여리디 여린 야생화, 현호색이 푸르스름한 꽃을 피운 둔덕 아래
[야생화, 현호색]
화려하게 분단장을 하한 금낭화 꽃도 눈에 들어온다.
[금낭화]
원래 이 길은 일제 때, 농수로로 이용하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오일장이나 마실 때 이용하는 벼룻길이 되었다고 한다.
○ 들길로
강변을 벗어난 길은 논과 밭을 가로 지르기 시작한다.
동구 밖 과수원 길엔 아카시아꽃 대신에 하얀 배 꽃이 활짝 피어있다.
길섶 여기저기 삐쭉삐쭉 고개를 내민 여린 고사리들이 보인다.
전라도 장수에 있는 뜬봉샘에서 시작된 물 줄기가
무주, 진안, 장수, 무진장(茂鎭長)지역을 지나며 햇살 가득한 금강이 되었고
금강을 따라 이어진 벼룻길은 어머니의 손길처럼 부드럽게 흘렀다.
벼룻길이 끝나는 곳은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부남면사무소 앞이었다.
[부남면 대소마을 풍광]
○ 부남면 대소마을
이번 트렉킹은 길도 좋았고 절기도 좋았으며 날씨 또한 금상첨화였다.
아름다운 계절에 이런 예쁜 길을 걸었으니 얼마나 행복했던 순간이었던가~!
[부남면 대소마을 풍광]
금강 마실길과 금강 벼룻길은 앞으로도 영원히
사시사철 멋진 풍광을 계속 자랑하며 감칠 맛나게 흐를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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