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떼(NAMASTE)~ 안나푸르나 ~ [5편]
(추일레~구루중~촘롱~시누와)
○ 추일레 ~ 구루중
추일레 산촌마을 모습에서 강원도 산골마을 분위기가 느껴진다.
헛간 앞 장작무더기 역시 비슷한 정서를 풍긴다.
너와지붕 처마 밑에 매달려 있는 여러 개의 통나무 벌통이 눈길을 끈다.
나무벌통 속에 모아진 꿀이니 목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처마 밑, 나무벌통]
마을 외곽 밭 두렁을 따라 구루중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구루중으로 가기 위해선 저 아래 킴롱강을 건너
다시 한참동안 가파른 오르막을 기어 올라야 한다.
[킴롱강]
산골 집 대여섯가구가 모인 마을을 지나 강변으로 내려간다.
[네팔 농가]
수확한 옥수수를 다발로 묶어 갈무리 해놓은 모습이 이채롭다.
[옥수수 갈무리]
따사로운 햇살 아래~
버팔로 한 마리가 지금 한참 되새김질 중이다.
[버팔로]
타루초가 휘날리는 킴롱강 출렁다리를 건넌다.
[킴롱강 출렁다리]
히말라야 산 자락에 주름처럼 조성된 계단식 밭을
경이로움으로 바라보며 실처럼 이어진 오솔길을 걷는다.
[다랑이 논밭]
부드러운 오르막길을 구불구불~ 2~30분쯤 올랐을까.
구루중 마을의 작은 초등학교 하나가 나타난다.
"나마스테~!"
학교 앞에 줄지어 앉아있는 아이들이 인사를 해준다.
[학교아이들]
학교 앞 공터에는 트레커들의 기부를 호소하는
파란색 헌금 통 하나가 비치되어 있다.
[헌금통]
"안녕하세요? 트레커 여러분~!(DEAR TREKKER,S NAMASTE)"
여러분들의 기부가 학교 운동장을 넓히고 컴퓨터 룸을 만드는 등
학교발전에 크게 기여해줍니다..등등~ 대충 그런 내용인데~
20루피 한 장을 집어 넣으면서 낡은 학교건물을 올려다보니
아닌게 아니라 돈 들어갈 구석이 많긴 많아 보인다.
파란 가을하늘~! 산 자락에 걸린 흰 구름~!
하늘과 산과 구름과 마을 풍경이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다.
[구루중 마을]
티벳-미얀마 계열인 구룽족이 주로 살고 있다는
구루중 마을을 벗어난 길은 다시 계단식 밭 두렁 길로 올라선다.
○ 구루중~타우릉
산허리를 휘도는 완만한 오르막을 얼마나 걸었을까?
오르막과 내리막 교차점인 고개마루의 작은 찻집 하나가 나타난다.
힐탑(Hill Top)이라는 이름을 가진 구멍가게 겸 찻집이다.
혹시 생수가 있나? 찾아보았으나 정수된 물밖에 없단다.
그 것도 한 병에 120루피~ 우리 돈으로 1,300원 선이다.
[힐탑 찻집]
촘롱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따라 내리막으로 내려선다.
산 비탈 여기저기에 둥지를 튼, 타우릉마을 시골 집들이 나타난다.
[타우릉 마을 농가들]
네팔 산비탈에는 빈틈없이 계단식 논밭이 조성되어 있고
계단식 논밭, 위 아래에는 어김없이 사람사는 마을이 조성되어 있다.
아래가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이는 산길을 휘돌아~
계단식 논밭이 끝없이 펼쳐진 산 자락 길로 들어선다.
[다랑이 논밭]
인구의 70%이상이 농업에 종사한다는 네팔~
그림처럼 펼쳐진 다랑이 논밭에서 네팔농부들의 애환이 느껴진다.
저 많은 다랑이 논밭을 일구느라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
다랑이 논밭에는 아직 여물지 않은 밀들이 알알이 익어가고 있다.
아름다운 경치에 취해 잠시 길섶에 앉아 목을 축인다.
멋진 풍광 때문일까 물 맛도 꿀 맛이다.
[다랑이 논밭]
눈에 들어오는 풍경 모두가 그대로 그림이다.
감탄의 탄성이 쉬지 않고 쏟아져 나온다.
돌담 너머로 삐죽~ 고개를 내민 말~
자기네 집 앞을 지나는 낯선 사람들이 그저 신기하다는 표정이다.
[돌담너머 말~]
○ 타우릉~촘롱
실개천처럼 흐르는 산허리 길을 느릿느릿 걷는 이 기분~~!
꿈결처럼 유유자적하는 이 기분을 어느 누가 알아줄까?
길은 다랑이 논 사잇길로 완만한 내리막을 슬슬 내려선다.
밀밭인가? 하고 살펴봤더니 밀이 아니고 이상한 곡물이다.
네팔의 전통 술 "뚱바"나 빵을 만드는 원료인 "고또"라는 것으로~
좁쌀 비슷한 곡물이라며 가이드가 설명해 준다.
["고또" 작물]
다랑이 논을 지나온 길이 드디어 촘롱 마을에 도착~
"룽다" 깃발이 펄럭이는 돌계단으로 내려선다.
경전이 적힌 만국기 같은 깃발을 긴 줄에 달아 놓은 것은 "타루초"이고
긴 장대에 매달아 놓은 것을 "룽다(Lungda)"라 부른다며~
역시 가이드가 설명해 준다.
[촘롱 돌계단 -룽다깃발]
시간을 보니 벌써 오후 1시다. 어쩐지 배가 출출하더라니~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칼파나(KALPANA) 롯지에서 점심을 하기로 한다.
메뉴판을 보니~ 오~예~ 한국식 김치찌개 이름이 보인다.
1인분이 500루피(5,500~6,000원)로 조금 비싼 편이지만~
지금 값을 따질 때가 아니다.
[칼파나 롯지]
그렇지 않아도 네팔음식냄새에 신물 나던 참인데~ 김치찌개라니~
뒤도 안돌아보고 김치찌개를 주문한다.
그러나 20여분만에 나온 김치찌개의 모습이라니~?!!
돼지고기 대신 작은 베이컨 조각을 넣고
우표딱지만한 김치조각들을 섞어 끓인 무늬만 김치찌개다.
그래도 모처럼 맡아본 김치찌개 비슷한 냄새가 결코 싫지는 않다.
저 멀리 보이는 앞 산 봉우리에 너울너울 흰 구름이 걸려있다.
여기서 근사하게 조망된다는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 봉은
구름 속에 숨어 그 자취를 찾을 수가 없다.
건너편 산 자락 아래로 희미하게 보이는 작은 마을하나~
바로 저 곳이 오후에 올라야 할 "시누와"다.
○ 촘롱~시누와
느긋하게 점심식사를 마친 후 길을 나선다.
시누와로 가기 위해선 우선 촘롱마을 돌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촘롱 마을길]
촘롱은 제법 큰 마을이다.
마을 골목길 양쪽으로 수많은 롯지들과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빵집도 여러 개 눈에 띈다.
한 개에 100루피짜리~ 금방 구어 낸 빵을 몇 개사서 맛을 보니
입에서 술술 녹을 정도로 부드럽고 맛이 있다.
[촘롱 빵집]
마을을 관통하는 돌계단 길에 가축 배설물들이 즐비하다.
마을을 오가는 말과 당나귀, 버팔로(물소)들의 배설물이다.
철푸덕~ 주저앉아 되새김질 중인 버팔로들~
아쉬운 사람이 돌아가라는 듯, 거만한 자세로 마을 길을 막고 있다.
[촘롱 마을 버팔로]
마을을 가로지른 돌계단 길이 끝도 없다.
이 돌계단으로 저 아래~ 출렁다리까지 내려갔다가
내려간 것만큼 다시 올라야 목적지 "시누와"로 갈 수 있다.
[촘롱 돌 계단길]
고도 약 4~500미터 정도를 내려왔다가
고도 500미터 이상을 다시 올라야 하는 힘든 구간이다.
[촘롱 돌 계단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가려면 무조건 이곳, 촘롱을 지나야 하고
철수할 때도 비켜갈 수 없는 외통수 길이다.
할머니 한 분이 한참 콩 타작 중인 농가 앞을 지난다.
분위기가 우리네 시골 풍경과 비슷하다.
[콩타작 중인 할머니]
돌담 위의 닭들 또한 시골 외할머니 댁에서 만났던 토종 닭만큼이나 친근해 보인다.
마을 길 양쪽으로 나지막하게 쌓인 돌담 너머로
추수를 마친 빈 들판이 층층계단을 이루고 있다.
저 아래 걸려있는 긴 출렁다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촘롱강 출렁다리]
다리 아래를 세차게 흐르는 물이 우유 빛이다.
모디강 상류인 이 강은 촘롱강이라는 이름의 지류다.
강을 건너온 길은 이제 시누와를 향해 긴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한다.
[시누와로 오르는 오르막]
촘롱마을에서 시누와까지 고도 1,000여미터를 오르내려야 하니~
정말로 힘든 고약한 구간이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철수할 때
역방향으로 다시 오르내려야 할 일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고개마루에 숨어있던 시누와마을이 배시시 모습을 나타낸다.
[시누와 마을]
트레킹 성수기를 맞아 밀려든 트레커들 때문에 빈방이 별로 없다.
어쩔 수 없이 롯지 두 곳에 분산 숙박하기로 한다.
시누와게스트하우스에 여장을 푼 시간은 오후 5시 40분경~
어김없이 밀려든 오후의 운무로 주변 풍광이 또 아무 것도 안보인다.
에잇~ 수고했던 다리에게 느긋하게 휴식이나 주자~!
<5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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