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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안나푸르나, 랑탕 트렉킹

나마스떼(NAMASTE)~ 안나푸르나 ~ [6편]

by 전태공 2014. 3. 13.

 

나마스떼(NAMASTE)~ 안나푸르나 ~ [6편]

(시누와~밤부~도반~히말라야)

 

 

○ 시누와 ~ 밤부

 

 

쏴~아~아~ 어디선가 들려오는 계곡물소리가 우렁차다.

번쩍 눈을 뜨니 아직 방안이 어둑어둑하다.

 

여기가 어디였더라~ ??? 그래~ 참 "시누와"였지~

 

서둘러 밖으로 나와 하늘을 올려다 본다.

오~예~ 오늘도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다.

 

[시누와의 아침]

 

 

어제는 운무로 보이지 않던 마차푸차레봉과 히운출리 봉이

아침 여명 속에서 또렷한 모습을 보여준다.

 

확실히 거리가 더욱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좌측이 히운출리봉, 우측이 마차푸차레봉]

 

네팔 산간벽지의 에너지사정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거의 대부분의 롯지들이 태양열로 물을 끓여 온수를 만든다.

 

그래서 따뜻한 샤워 한번하려면 여기에서는 150루피(약1,600원선)를 지불해야 한다.

일부 조명도 태양열(솔라 시스템) 전기를 축전해서 쓴다.

 

[솔라 핫 샤워(따뜻한 샤워)]

 

숙소 벽에 붙은 낙서판의 낙서가 대부분 한글이다.

 

"설사병엔 약이 있으나 설산병엔 약이 없다.

고로~ 또~ 나는 설산을 찾을 것이다."라는 낙서가 참 재미있다.

 

 

어김없이 떠오르는 아침 해가 히운출리 봉을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히운출리]

 

 

토마도 스프와 계란 프라이로 아침을 때우고

7시 40분경 다음 목적지 밤부를 향해 길을 나선다.

 

 

길은 다시 울창한 밀림 속으로 기어든다.

멀리 산 협곡을 따라 쏟아지는 폭포 모습이 아름답다.

 

 

오늘은 시누와를 떠나 밤부와 도반을 거쳐

히말라야 롯지에 여장을 풀고 5일차 밤을 보낼 것이다.

 

 

네팔어로 "생선꼬리"를 뜻한다는 "마차퓨차레"봉이

하얀 눈을 머리에 인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얼굴을 내민다.

 

["생선꼬리" 마차푸차레 봉]

 

"생선꼬리"~ 영어로 피쉬테일(fish tail)로 불리는 마차푸차례는

산 이름답게 산 봉우리가 생선 꼬리지느러미를 닮아있다.

 

 

빛살을 흩뿌리며 솟아오르는 아침해가 찬란하다.

 

 

흐휴~ 다시 길고 긴 돌계단 내리막 하나가 나타난다.

 

지금 당장 내려가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돌아올 때 다시 이 계단을 올라와야 한다는 생각에 아찔하다.

 

 

시누와를 떠난지 1시간 50분~ 드디어 "밤부"에 도착한다.

마을 초입의 롯지 하나가 웰컴을 외치며 길손을 영접해준다.

 

[밤부 마을]

 

○ 밤부 ~ 도반

 

"밤부(BAMBOO)" 마을~대나무라는 마을 이름답게 주변에 대나무 숲이 참 많다.

우리의 시누대와 비슷한 작은 대나무들이다.

 

[대나무 숲길]

 

150루피(1,600원선)짜리 코카콜라 한 병으로 목을 축인 후~

밤부에서 도반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길 양쪽으로 크고 작은 폭포들이 계속 모습을 나타낸다.

 

[쌍폭]

 

 

마차푸차레봉 또한 쉬지 않고 얼굴을 내밀어준다.

생선 꼬리지느러미 봉우리가 뽀얀 운무와 한참 숨바꼭질 놀이 중이다.

 

[운무가 감싸고 있는 마차푸차레]

 

아침에는 구름 한 점 없이 하늘이 맑다가도

오전 11시만 남으면 스물스물 운무가 밀려들면서

 

오후에는 사방팔방을 빈틈없이 감싸 버리는 히말라야의 날씨~

 

 

오늘도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벌써 하얀 구름줄기가 마차푸차레를 주름치마처럼 뒤덮고 있다.

 

 

저 앞에 "도반"이 나타난다.

지금 시간이 11시 10분쯤이니 밤부에서도 1시간 40분이 걸렸다.

 

[도반]

 

 

"도반"의 해발이 2,600미터이니 제법 고도가 높아졌다.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도반]

 

 

우리와 함께 걷고 있는 4명의 포터들~

"에크라지","듀와리","캠","나라인" 그리고 가이드 "수남"~

 

[이름모를 꽃]

 

무거운 짐을 모두 내려놓고

함께 식당으로 들어가 이른 점심을 주문한다.

 

[도반-점심시간]

 

 

과연 무슨 메뉴를 주문해야 하나?

음식주문을 할 때마다 정말 고민이다.

 

야채스프와 피자, 꿀을 찍어 먹는 티벳 빵을 주문한다.

 

[네팔 피자]

 

 

보기에 맛있게 보이는 야채스프의 뒷 향기가 별로다.

 

네팔음식에는 다양한 차와, 차파티(Chapati), 스파게티~

달걀과 오믈렛, 팬 케익, 감자 빵, 수프, 차우멘(Chowmien),

 

모모(만두), 스프링 롤(Spring Roll), 파스타, 피자 등이 있고

 

[야채스프]

 

 

밥 종류로는 네팔 전통음식인 달밧을 중심으로

치즈 딸린 달밧, 프레인 라이스, 야채볶음밥, 달걀볶음밥 감자볶음밥 등이 있긴 하지만

 

롯지에 따라~ 요리사에 따라~ 그 맛과 간이 모두 다르다.

 

[네팔 전통음식 달밧... 손으로 먹어야 제맛이 난단다....우리 포터]

 

 

그러니 만만하게 주문하게 되는 메뉴로

에그 플라이나 샐러드, 마늘수프나 삶은 감자가 되어버리곤 한다.

 

네팔 화폐들 또한 아라비아 숫자가 한 곳에만 인쇄되어 있어

화폐단위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한참 걸렸다.

 

[네팔 화폐]

 

○ 도반 ~ 히말라야 호텔

 

12시 30분경~

점심식사를 마치자마자 히말라야롯지를 향해 출발한다.

 

언제 밀려들었는지~ 하늘엔 온통 잿빛 비구름 천지고

뽀얀 운무 또한 온 산을 칭칭~감싸버리고 말았다.

 

 

다시 울창한 밀림 속으로 파고들 무렵~

후득후득~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그그~ 비에 젖으면 안되는데~~얼른 배낭 카바를 씌우고 우비를 몸에 걸친다.

선들선들 불어오는 바람결도 쌀쌀해진다.

 

 

그러나 길섶에 간간히 나타나는 폭포들은 더 멋있어 진다.

 

 

주륵주륵 내리던 비가 후드득~후드득~ 우박으로 변할 무렵

기특하게도 히말라야 호텔이 나타나 준다.

 

말만 호텔일 뿐, 실제는 헛간수준의 롯지지만~

 

이처럼 비와 우박이 쏟아지는 악천우에 만난 롯지가

오아시스를 만난 것 만큼이나 반갑고 1류호텔보다 좋다 .

 

[히말라야 호텔.. 쏟아지는 비]

 

 

쏴~아~ 후드드득~후드드득~!!

 

롯지에 도착하고 나자 비바람이 더욱 거세지면서

비는 하얀 우박으로 변해 콩 튀듯 쏟아지기 시작한다.

 

[우박]

 

해발고도 2,920미터에 위치한 히말라야(Himalaya)호텔~!

거의 3천미터 고소에 올라온 탓인지 귀가 먹먹해 진다.

 

시간은 아직 오후 2시 40분경이지만 비바람 속을 뚫고 온 탓인지 배가 출출하다.

신라면을 하나 끓이려는데~ 아차~ 가스가 떨어졌다.

 

설상가상, 여기서는 가스도 구할 수 없단다. 아니~ 이럴 수가~

 

[히말라야호텔]

 

 

어쩔 수 없이 롯지 주방에 끓여줄 것을 부탁하니

가스 사용료로 200루피(2,200원선)를 지불하란다.

 

할 수 없지 뭐~ 비싼 라면으로 배를 채운다.

 

우박은 이제 하얀 눈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이그~ 내일 날씨가 걱정스럽다.

 

에잇~ 그러나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해야지~

사그락~사그락~ 내리는 눈 속에 5일차 밤은 그렇게 깊어간다.

 

 

 

○ 히말라야 호텔 ~ 데우랄리

 

히말라야 호텔에서의 6일째 아침이 밝는다.

 

말이 히말라야호텔이지 밤새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좁은 방에 베드 4개가 놓인 열악하기 그지없는 숙소다.

 

아침 7시 반경~ 히말라야 롯지를 출발한다.

 

 

하늘은 높고 푸르다. 운무까지 말끔히 사라져 준 날씨에~

길섶 좌우에 우뚝 솟은 히말라야 준령들이 티없이 맑은 모습이다.

 

[MBC 가는 길]

 

 

어제 내렸던 비와 눈 때문일까~

병풍처럼 늘어선 바위절벽에서 쏟아지는 폭포들이 더 우렁차다.

 

 

갈지(之)자 모양의 오르막을 구불구불 올라서자

커다란 바위 하나가 입을 쩍~ 벌리며 서있다.

 

[갈지(之)자 오르막]

 

힌쿠동굴로 불리는 바위다.

 

동굴이라기보다 거대한 바위 밑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 힌쿠동굴의 해발고도는 3,170m~

 

[힌쿠동굴]

 

이제 고산병 위험지역인 고도 3천미터를 넘은 셈이다.

 

해발 3천미터를 넘어서자 그 울창하던 숲이 사라지고

바위돌이 즐비한 황량한 불모지가 펼쳐진다.

 

 

아침에 고산병 예방약, 다이아막스(Diamox)를 한 알 먹어두긴 했지만

앞으로 고산병을 신경써야 한다.

 

 

고산병 예방을 위해서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하고

서둘지 말고 천천히 걸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폭포]

 

포터들이 자주 사용하는 네팔어~ "비스타리~ 비스타리"

즉, 서둘지 말고 천천히~천천히~오르는 것이 중요하다.

 

[외나무 다리]

 

 

바위절벽 위에서 쏟아져 내리는 크고 작은 폭포가 줄을 잇는다.

 

 

저 멀리 데우랄리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고래파니에서 내려오면서 만났던 마을과 같은 이름이다.

 

[데우랄리]

 

 

고소예방약 다이아막스 탓일까? 손 끝이 찌릿~찌릿~ 저려온다.

데우랄리마을에서 잠깐 동안의 휴식시간을 갖는다.

 

[데우랄리]

 

늘은 마차푸차례 베이스 캠프(MBC)까지만 가기로 한다.

시간적으로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까지 충분히 가고도 남지만~

 

 

오후만 되면 밀려드는 운무가 주변경치를 가리는 문제도 있고

ABC 지역의 숙소까지 부족하다고 해서 MBC까지만 가기로 한 것이다.

 

 

또한~ 간단한 빨래~ 느긋한 휴식~ 따뜻한 물 샤워~ 등

롯지에 조금 일찍 도착하면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도 이유다.

 

<6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