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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1년도

나주탐방 3편

by 전태공 2011. 12. 24.

나주탐방 3편

[랑동마을 여류 수필가의 집]

붉은 홍매화 꽃이 휘늘어져 있는 랑동마을 초입에
흐트러진 모습이 전혀 없어 보이는 단아한 시골집 하나가 나타난다.





바로 이곳 출신 여류 수필가의 집이라고 한다.
수필가의 집답게 모든 것이 단정하게 보이는 마당 옆에는


[여류 수필가의 집]


역시 단정한 모습으로 줄지어 서있는 장독대가 있었고
그 장독들 중에는 150년된 간장이 숙성되고 있는 항아리도 있다고 한다.


[어느 항아리 속에 150년 묵은 간장이 들어 있을까?]


[잠두봉]

수필가 집을 뒤로 하고 이번에는 밭두렁을 가로 질러
흥겨운 마음으로 뒷산 잠두봉을 오르기 시작한다.


[교수 작곡실로 가는 길]


누에 머리를 닮은 산이라고 해서 잠두봉(蠶頭峰)으로 부른다는
산길 초입에는 울창한 대나무 숲이 우거져 있다.


[잠두봉으로~!]


봄바람에 사그락~거리고 있는 대나무 숲 사이로
실개천처럼 뻗어나간 오솔길에서 제일 먼저 만난 것은 예쁜 각시 붓꽃이다.


[각시 붓꽃]


대밭을 벗어나니 잔솔밭이 우거진 산길이 이어진다.
가파른 오르막을 이룬 솔밭 길 주변 곳곳에는





쑥쑥~ 솟아 오른 탐스러운 고사리들이
겸손한 마음을 나타내듯 다소곳이 머리를 숙이고 있다.


[꺽은 고사리]


포르르르~ 뱁새 한 마리가 날아간 언덕 위로
실개천처럼 이어져 나간 잠두봉 능선 길이 나타난다.


[잠두봉 능선... 영산강과 나주평야]


잠두봉 능선 아래에는 넓은 나주평야가 펼쳐져 있고
나주평야를 휘감은 영산강이 에스라인 미인처럼 예쁘게 흐르고 있다.




노령산맥에서 발원한 영산강이 나주를 꿰뚫고 흐르면서
빚어 놓은 150만평이 넘는 비옥한 땅~ 나주평야~!!


[나주평야]


이 평야 덕분에 쌀·면화·누에고치가 많이 생산되어
예로부터 나주를 삼백지방(三白地方)이라 부르기도 했단다.


[하산길]


[쪽 염색장 정관채 전시관]

잠두봉을 내려와 쪽 염색분야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염색장을 만나 뵙기 위해 "정관채"님의 전시실을 찾아간다.


[쪽 염색의 장인 정관채 염색장 전시관]


전시실 앞 마당에 걸려있는 빨래 줄에는
염색을 마친 천들이 훨~훨~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쪽염색을 마친 천]


쪽에서 뽑아낸 푸른 물감이 쪽보다 더 푸르다는
가르친 제자가 스승보다 뛰어났을 때 말하는 사자성어

"청출어람(靑出於藍)"에 인용되는 "쪽"~!!




과연 "쪽"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반갑게 맞이해준 정관채 염색장이 "쪽"에 대하여 설명하기 시작한다.


[쪽 염색된 천]


쪽은 습기가 많은 땅에서 자라는 풀로
예로부터 이곳나주는 자주 범람하는 영산강 때문에

땅이 늘 물 속에 잠겨 있어 쪽 외에는 농사를 지을 것이 없었단다.


[설명 중인 정관채 염색장]


그래서 이 곳 사람들은 쪽 농사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고
그런 연유로 자연스럽게 나주지역이 쪽 염색으로 유명해 졌다고 한다.





쪽이라는 풀에서 뽑아낸 염료로 물들일 수 있는 천은
명주나 비단, 삼배 등 천연재료로 만든 천이어야 한단다.





더 자세한 쪽 염색방법에 관한 동영상 구경을 위해
2층으로 오르던 계단 중간에서 윤회매(輪廻梅)라는 조화를 만난다.


[쪽 물을 들인 윤회매]


매화 꽃에서 얻은 밀랍으로 다시 매화꽃을 만든
윤회하는 매화를 뜻하는 윤회매(輪廻梅)는


[쪽매화라고도 부르는 윤회매]


밀랍으로 만든 매화꽃에 쪽 염색을 한 것으로
임금이 계시는 궁궐에서만 쓰이던 조화라고 한다.




2층에서 관람한 동영상에는
"쪽"염색에 관한 순서와 방법을 잘 일러주고 있다.




삼복더위 무렵~ 논에서 키운 쪽 풀을 베어다가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은 후 쪽이 잠기도록 빗물을 붓고

무거운 돌로 눌러두면 쪽 염료가 분리되어 나온다는데


[쪽 전시장 앞의 수선화]


이 때 쪽을 채로 걸러 청록색 쪽 물을 받아
굴이나 조개껍질을 구어서 분쇄한 소석회가루를 섞으면


[소석회 가루를 얻기 위한 굴껍질]


소석회가 쪽 물의 색소와 엉켜 가라앉는데
이때 가라앉은 침전물의 물기를 제거하면 쪽 염료가 얻어진단다.


[느티나무 아래로 보이는 염색장 전시실]


이 쪽 염료에 콩대를 태워 만든 잿물과 섞어 "꽃물"을 만든 후
옷감을 담갔다가 건져 말리는 것을 반복하면 원하는 쪽빛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복암리 고분]


[복암리 고분군]

쪽에 대한 공부를 마친 후
쪽 전시실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복암리 고분군을 둘러본다.





고분 주변에는 파란 보리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경주의 대릉원 무덤을 닮은 복암리 고분은 삼국시대의 무덤들이라는데





이 복암리 고분에는
무덤 하나에 수십 기의 유골들이 함께 묻혀있다고 하니





주택으로 말하면 여럿이 함께 사용하는 아파트라고나 할까?





이 고분은 마음대로 오르내릴 수 있다는 말에
너도 나도 고분을 올라보기 시작한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오랜 옛날, 이 고분 앞은 넓은 바다였다는데





아닌게 아니라 고분 위에 앉아 스르르르~ 눈을 감으니
고분 앞에서 너울너울 큰 파도가 출렁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서쪽 하늘로 기울어가는 늦은 오후의 태양을 보니
문득 배가 고파졌다. 그래 이제 그만 저녁을 먹으러 가볼까~





[박경중 전통가옥]

나주 시내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하기 전
오늘의 마지막 일정으로 박경중 전통가옥을 둘러본다.



[박경중 고택]


전라남도에 있는 민가 단일건물로는 제일 크다는
박경중 전통가옥은





초당(草堂)과 바깥사랑채,아래채, 헛간채, 바깥행랑채, 문간채 등
총 7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 이 집에 살고 있는 박경중님의 6대조 선조께서
백년 전에 지었다는 초당은 작은 초가집이다.



[제일 먼저 지었다는 초당]



집안 여기저기에는 골동품과도 같은 옛날 물건들이 박물관처럼 놓여 있고
선반 위에는 크고 작은 고풍스러워 보이는 상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에잇~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이제 그만 저녁을 먹어야겠다.


<3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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