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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1년도

나주 탐방 4 (마지막 편)

by 전태공 2011. 12. 24.

나주 탐방 4 (마지막 편)

[사랑채 한정식]

남도지방의 음식은 맛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지만
박경중 가옥 사랑채에서 가진 한정식은 더욱 더 감칠맛이 났다.





하긴 오늘 하루 얼마나 많은 곳을 쏘다녔던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많은 곳을 찾아다니느라 고팠던 배가


[박경중 가옥 사랑채 한정식 집]


맛으로 소문 난 전라도 음식을 만났으니
입에서 살살 녹는 감칠 맛이 났던 것은 지극히 당연했다.


[떨어진 동백꽃]


식사를 마치고 나니 먹물같은 어둠이 질퍽하게 밀려와 있다.


[진수성찬 한정식]


[나주관아 정문 정수루(正綏樓)]

까만 어둠 속에서 보석처럼 반짝거리고 있는
나주관아의 정문 정수루(正綏樓)의 전송을 받으며 홍련마을로 향한다.


[정수루의 야경]


[화지(花池), 홍련(紅蓮)마을]

오늘 우리들이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될 화지(花池), 홍련(紅蓮)마을은
시내에서 10여분 떨어져 있는 외곽에 자리 잡고 있다.


[홍련마을 화지]


붉은 연꽃이 피는 연못가의 마을, 홍련마을에서
스르르르~ 어느 틈에 고요한 꿈나라로 빠져 들어간다.


[홍련마을 화지의 아침]


[홍련(紅蓮)마을의 아침]

번쩍~ 눈을 뜨니 동창이 환하게 밝아 있다.
드르륵~ 문을 열고 나와서 만난 홍련마을의 아침은 티없이 맑고 상큼하다.


[화지 연꽃 대가 만든 기하학적인 무늬]


삼각형과 사각형.. 마름모꼴에 사다리꼴까지
기하학적 감각을 가진 연꽃 줄기가 수면 위에 빚어놓은 도안들은 환상적이다.


[홍련마을 아침 풍경]


아침 산책을 하면서 간밤에 숙소까지 달려와
수필집을 선물해주면서 직접 "전숙"시인께서 낭송해준 자작시(詩) "나주에 가면"이 떠오른다.





나주에 가면 
                                   전숙

어쩐지
할머니의 그것처럼 부드럽게 늘어진 설움이


[홍련마을의 아침]


외 손주의 그것처럼 순하고 달콤한 웃음이
동구 밖까지 마중 나와 있을 것만 같아서


[화지의 일출]


역에서 내리면 버들이처럼 살가운 친구가
버들잎 띄운 물 한 대접

반가움으로 받쳐 들고 서 있을 것 같아서


[홍련마을의 아침]


쪽물처럼 물색 깊은 연인이
영원처럼 기다리고 있을 것도 같아서

<중략>





그 서늘한 어깨에 기대어
뜨거운 이마를 식히면

배꽃처럼 순결한 꿈을 꿀 수 있으리라

<중략>


[화지의 아침]

[산포수목원]


[산포수목원 메타세콰이어 길]


홍련마을 부녀회에서 준비해주신 푸짐한 아침식사로 배를 채운 후
산포수목원으로 이어진 산길을 넘어 수목원에 도착한다.


[산포수목원 메타세콰이어 길]


수목원 입구에는 하늘을 찌를 듯이 키가 큰 메타 세콰이어들이
초록빛 터널을 이루고 있다.




수목원에 있는 초목들은 모두
연 초록빛 물감을 들이느라 정신없이 바빠 보이고





이름 모를 수많은 나무들은
저마다 색색의 예쁜 꽃들을 피워내느라 정신이 없어 보인다.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가 있는 이 산포수목원에는
수많은 종류의 희귀수목과 야생화들이 지천을 이루고 있는 곳이라는데





수목원 과장님의 설명을 들어보니
원래 이 자리엔 옛날 나무가 없어 산이 헐벗던 시절





산에 심을 어린 나무를 대량으로 키워 보급하기 위한
전라남도 양묘장이 있던 곳이었으나





땅을 좀더 넓히고 주변을 잘 가꾸어
지금의 산포 수목원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산포수목원 동백]


수목원 오솔길을 돌며 청설모도 만나고
머리에 깃털이 돋은 이름 모를 새를 만나면서




[식산]

산포수목원을 한바퀴 돌고 나서
수목원 뒤에 있는 식산(食山) 둘레 길을 돌아보기로 한다.


[식산으로 오르는 길]


그런데 산 이름이 어째서 밥식(食)자가 들어간 식산이 되었을까?





예기를 들어보니 식산 앞에 펼쳐져 있는 나주평야와 영산강 등이
나주를 먹여 살린다고 해서 식산이 되었단다.


[식산 오르막 길]


식산을 오르는 산길 주변 어디선가 꿩~꿩~거리며 장끼가 울었고
찌루루루~ 찌루루루~ 이름 모를 새들이 장끼에게 화답하고 있다.


[고사리]


수많은 고사리들이 우후죽순 식으로 솟아있던 중턱을 지나니
길은 가파른 급경사를 이루기 시작한다.




암릉에 설치된 밧줄을 잡고 용을 쓰며 얼마를 올랐을까?
드디어 능선 길이 눈앞에 나타나면서 전망데크가 눈앞으로 달려왔다.


[춘란, 보춘화]


올라오느라 힘들었던 것을 위로라도 해 주듯
길섶에 피어난 예쁜 각시 붓꽃이 팔을 벌리고 영접해 준다.


[각시 붓꽃]


꽃이 예쁜 이 각시붓꽃에는 슬픈 전설이 스며 있다.

신라화랑이었던 관창과 약혼했던 어린 각시가
황산벌 전투에서 전사한 관창과 영혼 결혼을 했고




매일같이 무덤가에서 관창을 그리워하다가 세상을 떠난 각시를
관창의 무덤 옆에 묻어 주었는데


[야생화 홀아비 꽃대]



그 자리에서 피어난 꽃이 각시 붓꽃이라는데
꽃은 각시를 닮았고 꽃잎은 관창의 칼을 닮았다고 한다.



[식산 정상 팔각정]


정상 팔각정을 올라서서 논 앞에 펼쳐진 나주벌을 내려다보니
아닌게아니라 왜 이 산 이름이 식산이 되었는지?

그 이유를 명명백백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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