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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1년도

인왕산(仁王山) 산책

by 전태공 2011. 12. 25.

인왕산(仁王山) 산책

 
인왕산 약도
 

 

무학대사가 도읍지로 정한 서울주변에는 경복궁을 중심으로
인왕산, 북악산, 남산, 낙산 등, 네 개의 작은 산들이 늘어서 있다.




서울 성곽이 서로 이어져 있는 이 네 개의 산 중에

옛날, 호랑이가 자주 출몰하여 유명했던 인왕산(仁王山)이 있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서울사람들 중에서도 인왕산을 올라보지 못한 사람들이 꽤 많다.




그 인왕산을 오랜 만에 만나보기 위해

경복궁역에서 사직공원과 인왕산 약수터로 이어진 등산로를 찾아 나선다.


[사직단]


토지 신, 사단(社壇)과 곡식 신, 직단(稷壇)을 모셔 놓은
사직단(社稷壇)이 있는 사직공원을 가로질러


[단군성전]


단군 할아버지 영정을 모셔 놓은 단군성전을 지나서 만난 삼거리에는
금빛 호랑이 한 마리가 "인왕산 호랑이가 돌아왔다~!"며 으르렁거리고 있다.


[단군 상]


호랑이가 담배를 피우던 머나먼 옛날~
인왕산에 살던 호랑이들이 서울에 나타나 사람들을 헤치기도 하고


[인왕산 호랑이상 1]


경복궁이나 창덕궁에까지 기어 들어와 소란을 피우는 등
한 때 인왕산 호랑이들이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인왕산 호랑이상 2]


호랑이 상을 지나 인왕천 약수터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한다.


[등산로 이정표]


음지에는 아직 하얀 잔설이 남아 있고
잔설사이로 뻗어간 산길은 인왕천 약수터로 이어져 있다.




시원한 약수 물로 목을 축인 후

다시 가파른 돌길을 따라 본격적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정선의 "인왕제색도"]


눈앞으로 "겸재 정선"의 수묵화 "인왕제색도"에 나타난 풍광과도 같은
멋진 바위 암 봉들이 늘어서 있고


[인왕산 암봉]


산을 오르다가 잠깐 뒤돌아본 발아래로는
흐릿한 모습의 서울 도심이 짙은 운무에 감싸여 있다.




사직공원으로부터 1.5킬로쯤 올라왔을까~?

정상이 이제 300미터정도 남았다는 이정표 하나가 서있고




이정표 앞 능선에는 최근에 복원된 듯 깨끗하게 보아는 성곽들이

정상을 향해 가파른 비탈을 숨가쁘게 올라가고 있다.


[성곽길]


정상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따라 한단~두단~ 철 계단을 올라서니
높이 338m라는 인왕산 정상이 금방 눈앞으로 달려왔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이곳 한양에 도읍을 정하면서

정도전의 의견에 따라 북악산을 주산(主山)으로 경복궁을 세웠고




경복궁 좌측의 혜화동 낙산을 좌청룡

우측에 있는 인왕산을 우백호로 하고 남산을 안산(安山)으로 삼았다고 한다.




인왕산 정상에는 삿갓 모양을 닮아 삿갓바위라고 부르는

작은 정상석(頂上石) 하나가 볼록 솟아 있다.


[해발 338m 인왕산 정상석 삿갓바위]


정상석 삿갓바위에 올라서니 모든 것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청와대도 발 아래로 보이고




북쪽으로는 보현봉에서 족두리봉으로 이어진 북한산 능선이 펼쳐져 있었으며

구기동, 평창동이 아늑하게 품안에 안겨 있다.




정상을 지나 창의문 방향으로 하산하기 시작한다.

치마바위 절벽을 오른쪽으로 끼고 아슬아슬 내려서니




좌측으로 절세미인을 닮은 바위 암봉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인왕산의 기암절봉 기차바위라고 한다.


[인왕산 기차바위]


성곽을 따라 가파르게 돌계단을 내려서다가
삼거리에서 기차바위 방향으로 좌회전을 한다.




바위 틈에 뿌리를 내려 분재처럼 자란 소나무들을 지나다가 잠깐 뒤돌아보니

조금 전에 지나왔던 인왕산 정상이 어느새 한 폭의 수채화로 변해 있다.


[기차바위에서 바라본 인왕산 정상]


바위 절벽을 끼고 펼쳐진 기차바위 위 능선 길에는
로프로 된 난간 두 줄이 설치되어 있고


[인왕산 기차바위 1]


왼쪽으로는 안왕산 정상이
오른쪽으로는 북한산 줄기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인왕산 기차바위 2]


아차~하면 천 길 낭떠러지로 미끄러질 것 같은
발바닥이 간질간질한 기차바위에서의 조망 역시 환상의 파노라마다.




서울 주변을 감싸고 있는 크고 작은 많은 산중에서

한 점의 수석처럼 서 있는 인왕산은 작지만 옹골찬 기상이 느껴지는 산인 듯 하다.




성곽을 걷다가 이끼 낀 고색창연한 옛 돌도 만나보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며 소용돌이 쳤을 역사의 숨결을 느껴보며




발 아래로 궁궐까지 거느리며 걸어보니

흡사 임금님이라도 된 듯한 기분 좋은 행복감이 스르르 밀려들어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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