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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1년도

선자령(仙子嶺)을 넘어 보현사까지

by 전태공 2011. 12. 27.
선자령(仙子嶺)을 넘어 보현사까지 

강릉으로 가려면 꼭 넘어야 하는 백두 대간의 큰 고개 대관령(大關嶺)~!



[선자령 등산로 안내]


고개가 하도 험해 대굴대굴 굴러가야 했다고 해서
옛날에는 "대굴령"으로도 불렸다는 그 대관령(大關嶺)고개를 먼저 올라야
그 고개보다 더 높은 선자령(仙子嶺)을 오를 수 있다.



[선자령 등산길 1]


대관령 밑에 뚫린 터널로 우회해버린 새 고속도로 때문에

지금은 옛길이 되어버린 구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대관령휴게소에 도착한 것은 오전 11시경이다.



[선자령 등산길 2]


인천을 출발할 때만 해도 분명 봄날처럼 포근한 날씨였는데
해발 840m의 대관령휴게소에는 살을 에이는 듯한 혹한의 칼 바람이 불고 있다.



[선자령 등산길 3]


스페츠를 여미고 아이젠을 조여 맨 후,
대관령휴게소를 출발 "선자령 풍차길"로 올라선다.

다져진 눈 때문에 미끈거리는 산길에는
울긋불긋 수 많은 사람들이 긴 줄을 지어 오르고 있다.



[선자령 등산길 4]


강릉시와 평창군 경계 부근 백두 대간에 우뚝 서있는 해발 1,157m 높이의 선자령(仙子嶺)~!

신선 선(仙)자와 착할 선(善)자를 연상시켜서 그랬을까?
선자령은 그 이름부터가 포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선자령 등산길 5]


포근한 느낌만큼이나 완만하고 부드러운 곡선을 이룬 "선자령 풍차길"에는

그러나 부드럽다는 느낌과는 달리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매서운 찬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해발 1,100미터가 넘는 선자령은 그 높이가 결코 만만치 않은 고봉(高峰)이면서도

해발 840미터 높이의 대관령에서부터 출발해서
5킬로 정도만 걸으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선자령 풍력발전기 풍차 1]


대부분의 사람들은 올라갔던 길로 되돌아 내려오는 왕복코스를 택한다는데

오늘 우리는 선자령을 넘어 강릉방향 보현사 쪽으로
약 10킬로의 거리를 그대로 가로지를 것이다.





미끌미끌한 눈길에 사각~사각~ 아이젠을 찍어가며 KT 통신 중계탑을 지나

작은 언덕하나를 올라서자
백두 대간의 겨울 산 줄기들이 쫘악~ 발 밑으로 펼쳐져 온다.



[선자령 풍력발전기]


순백의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선자령 능선들은
예쁜 처녀의 허리곡선처럼 너울너울 춤을 추면서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자연의 수채화를 멋드러지게 그려내고 있다.



[선자령 풍력발전기]


동서남북 사방팔방으로 서로 포개져있는 첩첩산중 산줄기들~!
옆으로 길게 이어져 나간 산 능선 곳곳에는 풍력발전기 풍차들이 우뚝~우뚝~ 서 있었고





풍차의 하얀 날개들이 빙글빙글 돌면서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지금은 하얀 눈이 쌓여있지만
봄이 오면 푸른 초원이 될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싶은♬
그런 아늑한 분지아래에는 대관령목장과 삼양목장이 넓게 조성되어 있다.





겨울철이면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과 거센 바람과 풍차로 유명하다는 선자령 풍차길답게
선자령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바람이 더욱 더 세차게 불고 있고

거센 바람을 받은 거대한 풍력발전기 날개들도 쉬지 않고 휘익~ 휘익~ 돌아가고 있다.





양극이 있는 자석 속에다가 양극이 있는 자석을 넣고 빙글빙글 돌려주면
전기가 나오는 발전기가 된다.

물의 힘으로 자석을 돌려주면 수력발전이 되고
물을 끓인 수증기의 힘으로 돌려주면 화력발전이 된다.





거센 바람의 힘으로 날개를 돌려 전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바로 풍력(風力)발전이라고 한다.
바람이 많은 대관령과 선자령 지역은
일찍이 풍력발전소를 세울 수 있는 최적의 입지로 확인되었고





그래서 이 곳에 6년 동안 1,600여억원을 쏟아부어 모두 49기의 풍력발전기를 세웠다는데

발전기 하나당 2천 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하니
49기에서 나오는 발전량은 총 9만 8천킬로와트가 되는 셈이다.



[선자령 정상 이정표]


보통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이 2~3킬로와트 정도로 본다면
약 5만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이니
허공에서 부는 바람의 힘도 결코 무시하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 같다.



[상고대가 피기 시작한 관목]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풍력발전기들을 하나하나 지나쳐

지금 한참 상고대가 피어오르고 있는
마지막 관목 숲을 가로질러 오르니 바로 선자령 정상이다.



[선자령 정상비]


선자령 중심에는 "백두대간 선자령"이라고 음각된 돌비석이 우뚝 서 있고
돌비석 뒤에는 백두대간과 정맥들을 나타낸 우리 나라의 산경표가 새겨져 있다.



[선자령 정상에서 바라본 전경]


정상에는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거센 찬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혹한 속에 거세게 휘몰아치는 바람은
문자 그대로 살을 에이는 듯한 칼 바람이 되어있다.



[선자령 정상의 상고대]


수천 수만 개의 날카로운 면도날들이 날아와
빈틈없이 얼굴에 꽃이는 듯한 추위는 고통스러울 정도였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위해 얼른 장갑을 벗었다 낀
그  짧은 순간에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손이 시렸다.



[하산 길]


♬ 그대 이름은 바람~바람~바람~!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왔다가 사라지는 선자령 정상의 바람은 시베리아 바람처럼 차가웠지만
풍차의 날개만은 그저 신바람 나게 돌고 있다.





선자령 칼 바람으로부터 어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
서둘러 강릉방향 보현사 쪽으로 이어진 산 길을 따라 하산하기 시작한다.



[하산 길에서 만난 풍력발전기 1]


선자령으로부터 낮은목 고개로 내려가는 하산 길에도
수 많은 풍차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높이 60미터의 몸체(hub)에 날개(blade) 하나의 길이가 40미터라는 풍차



[하산 길에서 만난 풍력발전기 2]


그러나 풍력발전기라고 해서 무조건 바람에 세야 좋은 것은 아니란다.





날개에 연결된 기어에 의해 돌고 있는 발전기의 과부하를 막기 위해
바람이 초속 25m가 넘으면 자동으로 멈추어 버린다고 하니 말이다.





발목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헤쳐가며 낮은목 고개를 넘어선 후에야
선자령의 매서운 칼 바람으로부터 가까스로 벗어날 수 있다.





휴~ 얼얼한 바람으로부터 벗어나고 나니
그제서야 배가 고프다는 허기가 느껴진다.
바람이 불지 않은 산 자락에서 간단한 간식을 마친 후
보현사를 향해 다시 내려가기 시작한다.





보현사로 하산하는 길은 바람이 불지 않아서 그런지 아늑하고 온화하다.

그러나 완만한 언덕을 이루고 있던 선자령 길과는 달리
하산 길은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백두대간의 등뼈인 대관령과 선자령을 넘어 강릉으로 내려가는 옛길



[보현사를 향해]


아마도 이 길은 그 옛날 심심산골에서 농사를 짓는 평창 사람들이
해산물을 얻기 위해 넘어야 했고

동해 바닷가에 사는 어부들이
평창지역의 싱싱한 농산물을 구하기 위해서 넘어야 했던 길이었을 것이고





또한 신사임당이 이런 율곡의 손을 잡고 고향 강릉을 넘나들었던 길이었는지도 모른다.





응달에는 아직도 눈이 많이 쌓여 있었고 계곡 물은 꽁꽁 얼어있었지만

꽁꽁 언 계곡 밑을 흐르고 있는 물이 계곡 얼음에
작은 창 하나를 만들어 빼꼼이 밖을 내다보고 있기도 했다.





발목까지 빠지던 눈은 아래로 내려올수록 점점 그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고
눈이 거의 모두 녹아 있는 산길 옆으로 드디어 아담한 사찰 보현사가 그 모습을 나타낸다.



[보현사 1]


낙락장송이 휘늘어진 소나무 숲을 등에 지고 있는 보현사는
다소곳하고 아담하게 보인다.
옛날에는 이 보현사 때문에 선자령을 "보현산(普賢山)"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던가~?



[보현사 2]


불교에서는 깨달은 중생으로서 곧 부처님이 되실 분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등의 4대 보살을 모시고 있다는데



[보현사 3]


그 4대 보살 중,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중국으로부터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구해 강릉에 도착

대관령 오대산 지역에 활 두 번을 쏘아
화살이 떨어지는 장소에 각각의 절터를 잡기로 한 후



[황태덕장 1]


활을 쏜 결과 문수보살의 화살은 대관령을 넘어가 오대산 상원사 자리에 떨어졌고
보현보살이 쏜 화살은 바로 이 곳에 떨어져 보현사를 세우게 되었다고 한다.


[황태덕장 2]



이그~ 믿거나 말거나의 또 하나의 전설을 끝으로

늦은 점심을 위해 들어선 횡계리의 어느 황태집 옆, 황태덕장에선
수 많은 황태들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탱글탱글 여물어가고 있
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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