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계림 여행기 ⑧편 [천산(穿山)공원과 우산(愚山)공원]
[천산(穿山) 공원]
세외도원을 뒤로 하고 계림으로 달려가는 길섶에는
붉은 색 유도화가 곳곳에 피어있다.
보기에는 무척 예뻤지만 꽃잎에 맹독이 들어있어 유도화 꽃이
사약(死藥)의 원료로 사용되었다는 예기를 듣고
예쁘다는 생각이 싹~ 가셔 버린다.
[천산(穿山)에서의 조망 1]
우리 나라 제주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계림시로 다시 돌아와
어느 한식당에서 고향친구만큼이나 반가운
구수한 된장찌개와 김치를 만나 포식을 한다.
[천산(穿山)에서의 조망 2]
잠시 떨어져 있어봐야
소중했던 것들의 그 빈자리를 알 수 있다는 말처럼
불과 며칠동안 떨어져 있었을 뿐인 된장찌개와 김치가
이렇게나 반가운 것을 보면
우리의 전통음식인 된장찌개와 김치가 얼마나 우리의 식생활에
크고 소중하게 자리잡고 있는가를 증명해주고도 남는다.
[천산(穿山)에서의 조망 3]
점심을 마친 후, 산과 물과 동굴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는
천산(穿山)공원을 향해 달려간다.
해발 224m 높이의 천산(穿山)공원을 오르는 길 역시
가파른 돌계단으로 시작된다.
[건너편 탑산 위의 수불탑]
건너편 탑산(塔山)꼭대기에 서있는
아름다운 7층 수불탑(壽佛塔)을 바라보며 올라선 천산(穿山) 중턱에는
복파장군이 쏜 화살이 뚫고 지나갔다는 거대한 동굴이 뻥~ 뚫려있고
[복파장군이 쏜 화살이 뚫고 지나간 자리라는 천산(穿山) 동굴 1]
뻥~ 뚫려있는 동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이마에 흘린 땀을 말끔하게 씻어준다.
[천산(穿山) 동굴 2]
그림과도 같은 계림 시내 풍광을 멀리 내려다 보며
동굴 모서리 오른쪽 돌계단으로 올라
미로처럼 뚫려있는 바위 굴을 지나니 작은 광장이 하나 나타나고
[동족처녀들의 환영노래]
광장에서는 전통의상을 차려 입은 중국 동족처녀 여러 명이 기다리고 있다가
자기네 전통 노래를 불러주면서 사람들을 열렬이 환영해 준다.
[동족처녀들의 죽간무]
노래를 끝낸 동족 처녀들은 다시 두 개씩의 대나무 장대를 들고 나와
대나무 끝을 양쪽 손에 잡고 딱~딱~! 따닥~ 따닥~!
대나무와 바닥을 엇갈려 치면서
엇갈리는 대나무 사이에 발을 넣었다가 빼는 동작의
죽간무(竹竿舞)를 펼치기 시작한다.
[관광객의 죽간무]
세계적으로 유명한 필리핀의 대나무 춤, 티니클링(tinikling) 처럼
젊고 아름다운 동족 처녀들이 추는 죽간무(竹竿舞) 율동은 무척 매력적이다.
[동족처녀들의 민속 춤 1]
죽간무(竹竿舞)를 마친 처녀들은 곧 이어
자기네 동족들의 전통 결혼의식을 재현하기 시작한다.
중국 소수민족들이 가지고 있다는
가지각색의 결혼풍습을 들어보면 참 재미가 있다.
[차 한잔을 마시며 관람]
중국의 4대 소수민족으로는 장족과 요족, 묘족, 동족이 있는데
세외도원에서 만났던 장족(壯族)들은 매년 3월3일 한 자리에 모여
처녀가 높은 곳에서 던진 공을 받는 총각을
신랑으로 삼아 결혼을 한다고 하고
[동족처녀들 (신부 후보)]
머리를 길게 기르며 사는 요족(瑤族) 처녀들은
마음에 드는 총각이 있으면 쫓아가
그 총각엉덩이를 인정사정없이 꼬집으며
"당신이 내 맘에 든다."고 강렬한 의사표시를 한다고 하며
[천산 광장]
묘족 처녀는 마음에 드는 총각의 발을 질끈 밟아
좋다는 마음을 표시하면
처녀가 마음에 들 경우 총각은 처녀의 귀를 만져주는 것으로
프로포즈가 이루어지고
[동족들의 민속의상을 빌려입고]
지금 여기에 있는 동족들은
먼저 동네 처녀 총각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춤을 춘 후
처녀가 마음에 드는 총각에게 직접 수를 놓아 만든
패 하나를 전하는 것으로 신랑을 정한다고 한다.
총각이 패를 받아들여 짝이 정해지면
곧바로 가까운 동굴 속에 신방을 차린 후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를 함께 지내다가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내려와 결혼식을 올린다는데
결혼식을 올리기도 전에 처녀총각이 동굴 속에서
일주일 이상 동거하는 것을 양가 부모들도 묵인해 주는 것은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
드디어 동족처녀들이 전통 결혼의식을 재현하기 시작한다.
신부감으로 나선 처녀들이 광장 앞에 한 줄로 나란히 서서 꾸벅~ 인사를 하더니
각자 아름답게 수를 놓은 패를 손에 들고서.. 마음에 드는 신랑감을 찾기 시작했는데
[동족처녀들의 민속 춤 2]
오잉~! 선녀처럼 예쁜 처녀하나가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나에게 패를 전한다.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그러니까 지금 이 처녀가 나를 신랑감으로 선택했다는 뜻이 아닌가~?
마음 속에 은근히 바라고 있었던 일을 내 어찌 마다할 수 있으리 ~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의 마음으로 오케바리~~!
뒤도 안돌아보고 얼른 패를 받아든다.
[신랑감에게 패를 전해주는 동족 신부]
그렇지 않아도 오전에 세
외도원(世外桃園)에서 3년간 머슴살이를 하건 말건
장족(壯族)처녀가 던진 공을 받지 못해 은근히 속상해 하고 있던 차에
[내빈께 인사]
이렇게 다시 동족 처녀로부터 청혼의 패를 받는 행운을 얻었으니
이 무슨 횡재란 말인가~!
더구나 이 동족에게는 3년간의 머슴살이도 필요없으니
마음이 그저 훨훨 하늘을 나는 것 같다.
[합환주]
패를 주었던 동족 신부와 서로 상견례 인사를 나누고
합환주까지 마신 뒤
신랑신부가 함께 손을 잡고 사뿐사뿐~
바로 옆에 있는 동굴 신방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동굴 속 신방으로]
세외도원에서 이루지 못했던 간절한 소망을 드디어 천산(穿山)에서 이루다니
이 보다 기분 좋은 일이 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동굴로 가는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은 나비처럼 가뿐하고
오르다가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그저 한없이 찬란했으며
신방으로 향하는 가슴은 마냥 두근거리기만 한다.
[오복탑]
[우산공원(愚山公園)]
천산(穿山)에서 올렸던 결혼식으로
아직도 싱숭거리는 마음을 가까스로 달래며 내려와
이번에는 과거와 현대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우산공원으로 향한다.
[우산공원 입구]
태평성대를 이룬 요순임금 시절
순황제가 중국남방을 순방할 때 다녀갔다는 우산공원에는
옛날 물을 다스리는 벼슬인 "우제"의 사당을 모시고 있다는데
[우산공원 분수공원]
공원입구에는 기하학적 모양의 현대식 정원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고
분수에서 솟구쳐 오른 물이 계단식 물길을 따라 여울처럼 흘러내리고 있다.
[우산공원 정원]
아열대지방답게 야자수나무 등 열대식물들이 빽빽한
밀림같은 정원을 지나니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 솟아있는
목조 오복탑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우산공원 오복탑]
사당으로 연결된 길섶 화강석 벽에는
여러 글자체로 목숨 수(壽)자와 복복(福)자가 쓰여져 있는데
제명대로 살다가 편안하게 죽는 것을 염원하는
중국인들의 소망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목숨 수(壽)]
건강한 몸으로(강령:康寧) 덕을 베풀며(유호덕:攸好德)
부자로(부:富) 오래 살다가(수:壽) 깨끗한 죽음을 맞이하는(고종명:考終命) 것을
소망하는 우리들의 오복(五福)처럼 중국사람들의 소망도 같았다.
[복복(福)]
화강석 벽을 지나 작은 돌다리 하나를 지나니
구중천(九重天)이라는 석조 구조물이 나타난다.
[우산공원 구중천]
하늘의 가장 높은 곳,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을 나타낸다는 구중천 끝에는
만지면 복이 온다는 용머리 조각 하나가 입을 벌리고 있었는데
[구중천 용 머리]
우리 나라의 해태상을 닮은 이 용머리는 용의 아홉번째 아들로써
먹는 입만 있고 내보내는 구멍이 없어
재물이 고이는 것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라고 한다.
[우산공원 돌다리 조형물]
구중천을 지나서 만난 우제의 사당 입구에는
세 개의 돌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사당으로 이어진 돌 다리에도 용의 아홉번째 아들이라는
돌 짐승이 다리 양쪽을 지키고 있는데
[우산공원 돌다리.. 왼쪽부터 재운교→관운교→평안교]
세 개의 돌다리 중, 왼쪽 다리는
건너면 재물이 많이 생긴다는 재운교이고
가운데는 출세길이 보장된다는 관운교,
그리고 오른쪽은 건강과 평안함을 가져다 준다는 평안교라는 다리다.
[우산공원 평안교]
세 개의 다리 중, 과연 어느 다리로 건너가야 할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래~ 출세하는 것이나 재물을 얻는 것보다
건강과 평안함을 얻는 것이 제일이지하고 생각하면서 평안교(平安橋)를 건넌다.
[우산공원 현자의 상]
평안교를 건너 나타난 광장 바닥에는 정성 성(誠)자가 쓰여져 있고
정성 성(誠)자 앞에는 현자의 상이라는 동상하나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우산공원 동굴]
현자의 상을 지나 우산공원의 마지막 코스로 들어선 동굴 안에는
용과 두꺼비 등, 수 많은 돌조각과 수석들이 동굴 가득 전시되어 있다.
[몽환이강쇼]
우산공원을 나와 저녁식사를 마친 후,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몽환이강쇼 구경을 위해 시내로 들어선다.
퇴근시간이 지난 시간이라서 그런지 계림 시내의 거리는 무척 복잡하다.
[혼잡한 계림시내]
사람들은 도로 여기저기에서
무질서하게 제멋대로 무단횡단을 하고 있고
차들은 차들대로 신호를 무시해가며
손바닥만한 틈만 나면 무조건 머리부터 들이미느라 바빴다.
[계림시 교통체증]
중국에서 자동차 운전을 하려면 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한다.
대학도 아무 대학을 나와서 되는 것이 아니고
"들이대"를 나와야 한단다.
들이대를 졸업해야만 중국의 거리에서
무조건 머리를 "들이대"며 운전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몽환이강쇼 공연장]
"몽환이강쇼" 공연장에 들어와 쇼를 구경하기 시작한다.
중국서커스와 현대식 발레가 어우러져 있는 공연이
바로 "몽환이강쇼" 인데
[몽환이강쇼 공연배우들 1]
공연장면에 대한 사진촬영을 못하게 하여
묘기를 부리는 모습을 촬영할 수 없었지만
공연이 끝난 후 출구에 도열해 있는 연기자들만은 촬영할 수 있다.
[몽환이강쇼 공연배우들 2]
1시간 남짓 아슬아슬 한 서커스 묘기와
우아한 발레무용이 섞인 몽환이강쇼를 구경하고 나왔지만
수상오페라 "인상유삼저"의 스케일과 감동에 비교가 되어서 그랬을까
공연에 대한 감흥은 별로 느껴지지가 않는다.
[몽환이강쇼 공연배우들 3]
휴~ 오늘 역시 숨가쁘게 돌아다니며 벅찬 안복(眼福)을 누렸던 하루다.
내일의 또 다른 안복(眼福)을 위해 이제 그만 쉬어야지
하루종일 수고했던 버스 기사아저씨에게 외친다.
"쓰부~! 신 쿨러~ 씨에~씨에~!!!!!"
"기사 아저씨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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