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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서/전라남도 섬

홍도여행기 2편

by 전태공 2011. 12. 17.

 

 

홍도여행기 2편

○ 홍도 해안 산책길의 아름다움

다음 날 아침, 동창이 훤히 밝아온다.
좌르륵 창문을 여니 쪽빛 아침 바다에 은빛 파도가 출렁거리고 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고기잡이배들은 노래를 싣고♬

포구에는 고기잡이배들이 아직 아침잠에 푹 빠져 있었지만
아무리 둘러보아도 아침바다 갈매기는 보이지 않았다.


[홍도 1구 마을]

 

개펄이 없는 홍도주변에는 갈매기 먹이가 별로 없어 갈매기가 살지 않는단다.




아침식사를 마치니 시간은 아침 7시 반 !
지금부터 유람선 출발시간인 12시까지 약 4시간 동안 자유시간이다.




금싸라기 같은 이 자유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

산 너머에는 홍도 2구마을과 함께 멋진 등대가 있다는데
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가 전혀 없으니 그 곳을 구경하려면




해발 368미터, 깃대봉 정상을 넘어
약4킬로의 산길을 걷던가 아니면 배로 다녀와야 한다.




숨이 칵칵~ 막히는 이런 무더위 속에 산길을 넘어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숙소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낼 수도 없다.




그래~ 동백나무 군락지 사이로 나 있다는 해안 산책길을 따라
홍도 내연 발전소까지 걸어본 후 홍도의 정상, 깃대봉을 올라보기로 하자.


[홍도 1구 마을]


[홍도의 아침]

홍도 분교 옆으로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해안 산책길로 접어든다.




섬 중턱 높이의 바위절벽 위로 나 있는 해안 산책길 좌우에는
동백나무와 치자나무들이 도열해 있고




나무 숲길 좌우에서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다.
길섶 산자락에는 원추리 꽃들이 온 산을 노랗게 물들이며 피어 있고


[홍도 내연발전소 가는 길에서]


산책길 구비마다 파란 하늘과 바다와 바위섬들이
미술책에 나오는 예쁜 그림처럼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홍도 1구 마을이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산책길 옆,
깎아지른 절벽에 분재처럼 매달려 있는 소나무들이

바다 위의 돌섬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섬에 사는 각시거미 한 마리가 둥글게 집을 짓고 있는 관목 숲 너머로
호랑나비와 호박벌들이 달디 단 야생화 꿀을 수확하고 있다.




길은 동백나무 숲길로 이어진다.
여기에 동백꽃이 피어오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동백꽃이 피는 계절에 다시 한 번 더 와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홍도 내연발전소 앞에서 깃대봉 등산길로 발걸음을 되돌린다.


[홍도 포구 앞 돌섬들]


숨이 칵칵 막히는 더위 속을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을 훔쳐가며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다가 문득 되돌아서서 내려다본 홍도의 풍광은

탄성이 흘러나올 만큼 장관이다.




개미처럼 잘록한 허리를 중심으로 왼쪽엔 홍도 1구 마을이 자리하고 있고
오른쪽엔 홍도 부두가 서 있다. 


[홍도 1구 마을]


태풍이 올 때, 대피공간으로 쓰인다는 홍도에서
제일 넓다는 홍도분교 운동장 너머에 있는 붉은 지붕을 가진 교회로부터는




"참 아름다워라" 라는 찬송이 울려 퍼지고 있다.
정말 홍도는 참 아름다운 섬이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유람선 출발시간이 다가온다.
과연 홍도의 기암절벽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나 줄까?




유람선이 출발도 하기 전부터 가슴이 콩닥콩닥
첫선을 보는 신부처럼 설레어 진다. 

<2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