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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서/전라남도 섬

홍도 여행기 1편

by 전태공 2011. 12. 17.

 홍도 여행기 1편


[홍도]

○ KTX를 타고 목포로..

 

♪자~ 떠나자~! 남해바다로 ♬

아침 8시 25분에 용산역을 출발한 KTX열차는

11시 30분경에 벌써 목포역에 도착을 하고 있다.

와~ 정말 빠르기는 빠르다.
 



대전 발 0시 50분, 완행열차 시절엔
특급열차를 이용해도 8시간 이상을 달려야 했던
그 머나먼 목포 땅을




이처럼 세 시간여 만에 달려올 수가 있다니

엄청나게 빨라져 있는 세상의 속도가 새삼 실감나게 느껴진다.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삼학도~파도깊이 숨어드는데~♬

 

[목포역]


애잔한 목소리로 불러대는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을 들으며 목포역을 빠져 나오니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불볕더위 속에
비릿한 바다 냄새가 스물스물 코에 스며왔다.
역시 목포는 항구다.
 

[뉴 남해퀸호]


일본식 거리, 구도심을 빠져 나오니

북적거리는 인파 속에 에워싸여 있는  연안 여객터미널이 땀을 뻘뻘 흘리며 나타난다.

 

 


○ 쾌속선 "뉴 남해퀸호"를 타고 ..

홍도행 쾌속선 "뉴 남해퀸호"가 목포항을 출발한 시간은 오후 1시 20분경이다.




[홍도 약도]


정원이 500명이라는 쾌속선에는 빈자리하나 없을 정도로 승객들이 가득 차 있다.

목포항을 벗어난 쾌속선이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뉴 남해퀸호 선실]


827개의 섬을 가졌다는 신안군의 섬들이 쾌속선 좌우에 하나 둘씩 나타나

사열을 하듯 빠르게 스쳐 지나가기 시작한다.


 

[쾌속선 "뉴 남해퀸호"]


도초도 항에 잠시 기항했던 배는 비금도와 도초도를 연결한 연육교 밑을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와 망망대해를 화살처럼 달리기 시작한다.


[비금 도초 연육교]


지금 달리고 있는 배의 속도가 약 33노트로 시속 60킬로 정도라는데

이렇게 빠른 쾌속선 덕분에 예전에 5~6시간 이상 걸렸던 홍도를
지금은 2시간 반이면 갈수가 있단다.

 



바람은 잔잔했지만 백중사리 물때가 가져온 센 물살은 바다 위에 큰 너울을 만들고

너울거리는 큰 물살은 "뉴 남해퀸호"를 기우뚱기우뚱 요동치게 만든다.





간간히 선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 수면위에는 갈색 해파리들이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다.


 

[흑산도 예리항]


흑산도 항을 잠시 들린 배가 40여분을 더 달려

목포에서 115킬로 떨어진 홍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50분경이다.




냉방이 잘되어있는 배를 벗어나 홍도부두에 내리니

화끈한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훅~하고 온몸을 휘감아온다.


[홍도 항]


해질 무렵의 붉은 노을이 바다에 반사되어

섬 전체가 온통 붉게 보인다고 하여 홍도라고 이름 지어졌다는 섬~!




홍도 부두 오른쪽으로 까만 돌들이 즐비한 해변이 펼쳐져 있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파도에 단련되어
동그랗게 된 돌을 빠돌이라고 부른다는데
이곳이 바로 홍도에 단 하나밖에 없는 빠돌 해수욕장이란다.


[홍도 빠돌해수욕장]

○ 홍도의 낙조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서 카메라를 챙겨 들고 언덕 넘어 부두에 도착을 하니




해가 아직 수평선 위, 한 발 이상이나 남아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나와 일몰을 기다리고 있다.


[홍도 거리]


해 내림이 시작되기 전, 바다낚시를 해보기로 한다.

목포에서부터 귀하게 모셔온 갯지렁이 한 마리를 릴에 꿰어
커다란 해파리들이 둥둥 떠다니는 바다 위에 던져본다.




던지자마자 뭔가 투두득거리는 입질이 낚싯대에 전해져 왔고
입질에 맞추어 힘차게 챈 낚싯대 끝에는 우럭과 노래미 새끼가 대롱대롱 매달려 나온다.




잔챙이 고기들과 잠시 게임을 하고 있는 사이
아~ 드디어 일몰이 시작된다. 


[홍도 포구의 해 내림1]


하루 종일 이글이글 불타오르던 태양이
드디어 바다를 향해 조금 씩 조금 씩 다이빙을 하고 있다.




태양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잔잔한 일몰에 있다고 했던가?




수평선을 벌겋게 물들이며 여름바다를 향해 슬금슬금 떨어져 내리는 해 내림은
한 마디로 장엄한 아름다움이다. 




분노처럼 이글이글 타올랐던 태양 !
그 태양도 이처럼 평화로운 모습으로 하루를 아름답게 갈무리하고 있다.




그 것은 분노도 정열도 아닌 오로지 편안하고 웅장한 경이로움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분노들이 떨어져 내리는 태양의 낙조처럼
평화롭게 떨어져 내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붉은 태양은 바닷물 속으로 떨어져 내리면서
치지직~ 치지직~ 까맣게 식어가고 있다.


[홍도 포구의 해 내림2]

<1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