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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25년도

운제산 오어사(雲梯山 吾魚寺)

by 전태공 2025. 2. 12.

운제산 오어사(雲梯山 吾魚寺)

 

포항 남구 오천읍에 있는 운제산 오어사를 둘러보기로 한다.

사찰로 들어서는 일주문을 통과하여

 

[오어사 일주문]

 

오어저수지 수변길을 잠시 따라가니

 

조계종, 불국사의 말사로서 신라 진평왕 때는

항사사(恒沙寺)라고도 불렸던 오어사가 눈앞에 나타난다.

 

 

신라 고승 원효대사와 혜공선사가 이곳에서 수도할 때

 

이곳 계곡에 각자의 물고기를 방생한 후

누구 물고기가 살아 돌아오는지를 시합했다는데

 

두 마리 중 한 마리만 살아 돌아오자~

 

살아 돌아온 그 물고기를 서로 자기 고기라고 주장했다 하여

나 오(吾)자에 물고기 어(魚)자를 써서

 

절 이름이 “내 물고기”라는 뜻의 오어사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오어사 삼성각]

 

삼국유사에 기록된 사찰 중

몇 안되는 현존 사찰이라는 오어사 전당들은

 

대웅전만 빼고는 나중에 새로 건립한 건물들이다.

 

[오어사 대웅전]

조선 영조임금 때 중수되었다는 대웅전과 함께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이곳에 있는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소중한 유산들이고...

 

 

보물로 지정된 고려 동종은 성보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범종각의 범종은 누구든 1,000원 이상만 시주하면

한 번씩 타종할 수 있도록 관리되고 있다.

 

[오어사 범종]

 

요사채 건물 너머로 멀리 자장암이 보인다.

 

지금은 북쪽 자장암과 남쪽 원효암만 남아 있지만

혜공암과 의상암까지 있었다고 하니

 

이곳에서 수도하던 원효와 자장, 혜공, 의상 등

이 절과 큰 인연이 있었던 네 분 조사들이 흔적이 느껴진다.

 

[요사체 지붕너머로 보이는 자장암]

 

바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온갖 위험과 재난에서

바닷가 사람들을 보호해 준다는

 

해수관세음보살이 하얀 대리석 위에 우뚝 서 있다.

 

[해수 관음보살]

 

원효암과 자장암에 기거하던 원효와 자장이

서로 쉽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두 암자 사이에 구름으로 다리를 놓았다는 설화로

이곳 산 이름을 구름 운(雲)자, 사다리 제(梯)자를 써

 

운제산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예기도 전해진다.

 

 

성보박물관 안에는 이 절의 대표적인 유물로

원효대사가 썼다고 추정되는 삿갓 하나가 보관되어 있는데

 

마치 실오라기 같은 풀뿌리로 짠 것으로

 

많은 부분이 거의 삭아버렸지만

겹겹으로 붙인 한지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원효대사 삿갓]

절을 대충 훑어본 후 오어지 둘레길을 잠시 걸어보기로 한다.

 

오어지둘레길은 일반 산책로 4,1km와

데크 산책로 1.4km, 맨발산책로 1.5km 등

 

총 거리 7km로 한 바퀴 도는데 약 2시간이 소요된다는데

오늘은 원효교를 건너 남생이 전망대까지만 다녀오기로 한다.

 

[오어지 둘레길 약도]

 

오어저수지 위에 놓여진 원효교 출렁다리를 건넌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니 팔뚝만한 잉어들이 떼 지어 놀고 있다.

 

[원효교]

 

원효교를 건너온 길섶에 “윤석홍”시인의 시

“그대 오어사를 와보셨나요?” 시가 게시되어 있다.

 

“ 그대 오어사를 와보셨나요?

 

  적바람이 잊고 있었던

  혜공이 원효를 만나던 날

 

  오어사 동종이 바람에

  뎅뎅 혼자 울고 있었습니다.”

 

 

시를 읽은 상큼한 마음으로 초록빛 호반길로 들어선다.

 

[오어지 둘레길]

초록빛 숲 색과 푸르른 호수 색이

쏟아지는 새소리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길을 꿈결처럼 걷는다.

 

중간중간에 잘 닦여진 데크로드도 나타난다.

 

 

드디어 남생이 전망대가 나타난다.

저수지 가에 자리 잡은 바위 하나가 남생이를 닮았다.

 

당초 계획대로 남생이전망대에서 돌아선다.

 

[남생이 바위]

수면에 닿을 듯 늘어진 낙락장송이 한 폭의 수채화다.

 

 

초록빛 호반에 자리한 벤치에서 잠시 다리를 쉬면서

오어사에서 보았던 글귀 하나를 떠올려 본다.

 

“그러니까 감사~!

그럼에도 감사~!

그럴수록 감사~!

그것까지 감사~!”

 

따지고 보면 감사할 일이 정말 많다.

 

 

원효교를 다시 건너면서 스스로에게 약속해 본다.

 

다음에는 자장암과 원효암도 둘러 보고

오어자 둘레길 7km 전 코스를 느긋하게 둘러볼 것을...

 

 

“ 기운 빠진 여름이

  풍경에 매달려 소리 공양을 올리고

 

  제비집처럼 지어진 자장암과

  산 깊은 원효암에 올랐습니다.

 

  오어지가 보이는 법당에

  인연이 물살에 흔들리고

 

  산속 암자에 눌러앉아

  그냥 쉬고 싶어집니다.”

 

“그대 오어사를 와보셨나요?” 중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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