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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해외여행기/2019년도

합천 해인사

by 전태공 2019. 6. 11.

합천 해인사

 

해인사를 다시 찾아본 것이 정말 얼마 만인가~

 

오랜 기억을 더듬으며 들어선 해인사 길목...

보기만해도 싱그러운 초록 파도가 거세게 출렁거린다.

[해인사 소리길]

 

성보박물관 앞을 지나 들어선 가야산 소리길이 깊은 숲을 파고든다.

해인사가 400미터라는 것을 알리는 이정표 하나를 지난다.

감미로운 자연 교향악을 연주 중인 산새들의 화음이 크라이막스를 이룬다.

 

팔만대장경을 보관 중인 이곳 합천 해인사는 승보사찰(僧寶寺刹) 송광사와

불보사찰(佛寶寺刹) 통도사와 더불어

법보종찰(法寶宗刹)로서 한국의 삼보사찰에 해당하는 곳이다.

 

 

천하무적 장수의 갑옷같은 껍질을  두른 노송나무 하나를 지나니

고승들의 사리탑이 늘어선 부도 밭이 나타난다.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고승, 성철스님 사리탑도 바로 이곳에 있다.

 

[해인사 사리탑]

 

사리탑을 지나니 홍하문이라고 불리는 해인사 일주문이 나타난다.

 

큰 절에 들어설 때마다 처음 만나게 되는 사찰의 관문 일주문~

주위 경치와 가장 잘 어우러졌다고 소문 난 해인사 일주문을 조심스레 지난다.

 

[해인사 일주문]

 

일주문을 들어서자 양쪽으로 늘어선 오랜 연륜의 천년고목들이 장중한 자태로 영접해준다.

 

[고목나무길]

 

수령을 가름하기 어려운 노거수 고목 하나가 오른쪽으로 나타난다.

 

서기 802년, 신라 애장왕 시절~

"순응"과 "이정"이라는 두 스님의 기도로 난치병을 앓던 애장왕후의 병이 완치되자

 

[해인사 고사목]

 

두 스님이 수행하던 곳에 해인사를 창건토록 해준

애장왕이 기념식수로 심었던 나무라는데~

 

오랜 세월 일주문 앞을 지키다 1945년에 고사했다고 하니

1,200년 가까이 살았던 나무다.

 

 

고목나무 길을 지나 천왕문으로도 불리는 봉황문에 들어서서 뒤를 돌아본다.

양쪽으로 늘어선 천년거목들이 액자에 담긴 한 폭의 수채화로 변신해 있다.

 

[봉황문에서 뒤돌아 본 고목나무길 풍광]

 

다시 해인사 제3문인 해탈문을 지나 종루와 구광루가 있는 경내로 들어선다.

 

[해인사 구광루]

 

해인사의 모든 건물 중에서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구광루는 ~

 

부처님이 아홉 곳에서 설법하셨다는 화엄경에서 그 이름을 따온 누각으로.

법당에 들어갈 수 없는 일반인들이 모여 예불하고 설법을 듣는 곳이란다.

 

 

소림시구(少林是句)라는 편액이 걸린 작은문을 지나 대적광전으로 들어선다.

 

[소림시구 편액이 걸린 문]

 

거의 모든 절에 있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모신 대웅전 대신에

화엄경의 주불인 "비로자나"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해인사 법당이름은 대적광전이다.

 

[해인사 대적광전]

 

해인사 대적광전(大寂光殿) 아래에 석탑하나가 서있다.

3층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올리고 머리장식을 갖춘 "정중탑(庭中塔)"으로 불리는 탑이다.

 

[해인사 정중탑]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법보공간, 장경판전으로 가기 위해

대적광전 뒤, 돌계단을 올라 "팔만대장경" 편액이 걸린 문으로 들어선다.

 

 

장경판전 북쪽의 "법보전"이라는 건물과 남쪽의 "수다라전" 건물 등에 대장경이 모셔져 있는데  

건물 주변에 쳐진 접근금지선으로 안쪽으로는 감히 다가설 수가 없다.

 

[해인사 장경판전]

 

대장경을 모신 장경판전 건물이 부처님이 계신 대적광전 위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비로자나부처님께서 법보인 대장경을 머리에 이고 있는 형상을 비유한 것이란다.

 

 

대장경을 보관 중인 장경판전 터는 토질 자체도 좋을 뿐 아니라

 

숯과 횟가루와 찰흙을 넣어 여름 장마철에는 습기를 빨아들이고

건조기에는 습기를 내보내도록 하여 자연적인 습도조절이 가능했다고 한다.

 

[해인사 팔만대장경]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고려대장경판(팔만대장경판) 8만여장이 보존된 법보전~

 

가까이에서 볼 수 없었던 팔만대장경 모습을 밖에 걸린 사진으로 대신 둘러본 후

 

팔등신 미녀를 닮은 노송 두 그루가 

수문장처럼 지키는 독성각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해인사 독성각]

 

응진전과 명부전 사이에 위치한 독성각은 한때 삼성각으로 불리기도 했다.

 

 

독성각 바로 옆에는 신라 최치원이 지었다는 정자, 학사대(學士臺) 터가 있다.

 

비록 학사대정자의 모습은 지금 흔적을 찾을 길이 없지만

최치원이 꽂았던 지팡이가 자랐다는 전설의 학사대 전나무는 그 위용을 한껏 뽐내고 있다.

[해인사 학사대 전나무]

 

오랜 만에 다시 찾아 본 천년고찰, 해인사는 역시나 크나 큰 감동을 주었다.

 

 

모든 것은 일순간 지나가 버리나 지나가 버린 것은 다시 그리워진다는

푸쉬킨의 시 구절을 되새겨보며

 

지나가 버린 해인사의 그리웠던 추억들을 다시 한번 음미해본 하루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