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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안나푸르나, 랑탕 트렉킹

나마스떼(NAMASTE)~ 안나푸르나 ~ [8편]

by 전태공 2014. 3. 20.
 

 

나마스떼(NAMASTE)~ 안나푸르나 ~ [8편]

(MBC~ABC)

 

 

○ ABC 가는 길~

 

 

멀리 보이는 안나푸르나 남봉에 아침햇살이 화사하다.

 

그러나 아직 마차푸차레 산그늘 속을 벗어나지 못한 이곳은

장갑을 끼고 있는데도 손이 시릴 정도로 춥다.

 

 

[정 중앙이 안나푸르나 1봉]

 

 

뽀드득~뽀드득~

발걸음에 밟인 눈이 감미로운 음악을 연주한다.

 

추운 날씨에 방전되기 쉬운 카메라 배터리 보호를 위해

배터리 삽입부에 따끈따끈한 핫팩 하나를 붙인다.

 

 

 

 

커다란 바위 틈을 지나자

드디어 길은 그늘 속 음지에서 환한 양지로 바뀐다.

 

 

[음지에서 양지로]

 

 

오~ 온 세상천지에 밝고 따사로운 햇살이 넘실거린다.

음지가 양지된다는 말을 실감하며 풀밭 오솔길을 지난다.

 

 

 

 

 

히운출리봉 산비탈에 늙은이 주름같은 깊은 골이 파여있다.

히말라야 눈사태가 만들어 놓은 흔적이란다.  

 

 

[눈사태 흔적]

 

 

히운출리, 안나푸르나 남봉, 안나푸르나 1봉.....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설산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그렇게 춥던 음지 속, 겨울날씨가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금방 봄 날씨로 변하고 만다.

 

 

 

 

겹겹이 껴입었던 겨울 옷이 조금 덥게 느껴진다.

 

불야~불야~ 겨울 파카 하나를 훌훌 벗어 버린다.

이제야 몸이 좀 홀가분하다.

 

 

 

 

문득 뒤를 돌아본다.

 

오~ 저 멀리~ 범접하기 어려운 서기를 내뿜으며

하늘을 찌를듯한 마차푸차레 봉이 날카롭게 째려보고 있다.

 

 

[마차푸차레]

 

 

마차푸차레 왼쪽으로 해발 7.454m의 강가푸르나봉과

그 보다 낮은 간다르바쭐리봉도 어깨동무를 하고 서있다.

 

 

[강가푸르나]

 

 

갈색 풀밭 너머로 펼쳐진... 하얀 눈~ 검푸른 하늘~

하얀 눈에 덮인 안나푸르나 산군들이 천상의 세계같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펼쳐져 오는 안나푸르나 설산들~!

열병(閱兵)을 받는 뿌뜻한 기분으로 조심조심 걷는다.   

 

오매불망하던 그 히말라야 설원 위를 지금 걷고 있다니~

그저 아른아른한~ 꿈 속 세계만 같다.

 

 

 

 

장엄한 풍광들을 담아보려고 셔터를 눌러보지만

천분의 일.. 만분의 일도.. 담아낼 수가 없다.

 

하긴 어찌 감히 이 손바닥만한 작은 카메라로

이 엄청난 아름다움을 다 담아낼 수 있으랴~! 천부당 만부당이다.

 

 

 

 

앞을 보아도 그림~ 뒤를 보아도 그림~

아름다운 히말라야 그림들이 빈틈없이 나를 에워싸고 있다.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눈(雪)을 의미하는 "히마(hima)"와

거처를 뜻하는 "알라야(alaya)"라는 말이 합쳐졌다는 "히말라야"~

 

 

 

 

"눈의 거처"라는 단어의 뜻답게

"히말라야(himalaya)" 봉우리들은 온통 눈이 차지하고 있다.

 

 

 

 

저 앞에 아스라이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가 나타난다.

 

 

[구름과 노는 마차푸차레]

 

 

○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국내외 트레커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Welcome to external and internal trekkers~ 4,130m)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앞에 세워진 작은 아치가

만리 길을 달려온 이방인들을 뜨겁게 환영해준다.

 

 

 

 

하얀 설산을 배경으로 세워진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안나푸르나 정상을 오르려는 산악인들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베이스 캠프에 올라서서 잠깐 뒤를 돌아본다.

조금 전에 걸어왔던 협곡눈길이 정말 장관이다.

 

 

 

 

오전 10시 30분~

드디어 해발 4,130m의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위로 올라선다.

 

저르르르~ 벅찬 감동이 파도처럼 온 몸을 덮쳐 온다.

 

 

[베이스 캠프 사이로 보이는 안나푸르나 1봉 ]

 

 

한 사람의 낙오도 없이 일행 모두가 도착한 ABC~!

야~호~ ~~ 일행 모두가 가슴 벅찬 환호성을 지르고 만다.

 

 

 

 

꿈이야~ 생시야~

 

서로 껴안고 엉엉~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다.

그래 얼마나 감격스러운 순간이겠는가~!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우측 건물이 식당]

 

 

어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가~

동네 뒷동산처럼 아무나 올라올 수 있는 그런 곳이던가~!

 

일생일대의 소망하나를 이룬 순간일테니 눈물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겠지~

 

 

 

 

MBC를 아침 7시 40분에 출발하였으니 ABC까지

2시간 50분이 소요된 셈이다.

 

도착하자마자 숙소부터 알아본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아뿔사~ 오전 11시도 안된 이른 시간인데도

밀려든 사람들로 숙소예약이 끝나 4인실짜리 하나밖에 없단다.

 

 

[4인실 방 하나만 확보]

 

 

이런 낭패가 있나~

 

고민 끝에 여자 5명이 4인실을 쓰기로 하고

남자 3명은 식당에서 하루 밤을 보내기로 한다.

 

 

 

 

짐 정리와 점심식사를 마친 후~ ABC 주변 산책에 나선다.

 

 

 

 

정오를 넘어서자~

하얀 운무가 스물스물 다시 모여들기 시작한다.

 

 

 

 

○ 안나푸르나 주변산책

 

 

안나푸르나 3봉과 강가푸르나 봉우리 지역에도

풀밭에 모이는 양떼들처럼 구름 송이들이 모여들고 있다.

 

 

 

 

날카로운 마차푸차레 뾰쪽 봉우리도

가마솥 수증기같은 운무가 슬슬 휘감고 있다.

 

 

[마차푸차레를 감싸는 운무]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풍요의 여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산, "안나푸르나"~!

 

 

[숙소 사이로 보이는 안나푸르나 1봉]

 

 

해발 8,091m 높이를 가진 안나푸르나 1봉은

8,000미터를 넘는 히말라야 고봉 14좌 중 하나로서

 

세계에서 10번째로 높은 산이라고 하며

 

 

[운무가 감싸는 안나푸르나 1봉]

 

 

해발 8,091m 높이의 안나푸르나 제1봉을 중심으로

제2봉(7,937m)과 제3봉(7,555m), 제4봉(7,525m) 등

 

 

 

 

4개 봉우리가 48㎞ 길이의 안나푸르나 산군을 이룬다고 한다.

 

 

 

 

이제 제 세상을 만난 듯한 하얀 운무가~

안나푸르나 주변 산봉우리들을 슬슬 집어 삼키기 시작한다.

 

 

 

 

마차푸차레 봉도 이제 생선꼬리부분만 남아 있다.

 

 

[마차푸차레 생선꼬리 봉]

 

 

안나푸르나 산 자락의 급경사를 탄 하얀 운무가

미끄럼 타듯 거침없이 밀고 내려온다.

 

 

 

 

오~ 사랑하는 안나푸르나~!

 

오매불망 그리워 하던 그대를 만나려고

산 넘고 물 건너 만리 길을 달려온 임이

 

그렇게도 부끄러웠느냐~!

 

 

 

 

그래~ 너울거리는 운무를 몸에 칭칭 감고

살그머니 구름 속에 숨어 보아라~

 

아무리 네가 몸을 숨긴다 해도~

너의 황홀한 아름다움만큼은 결코 가릴 수 없으리니 ~!

 

 

 

 

○ 고 박영석대장 위령탑

 

 

꿈꾸는 기분으로 산책하던 발걸음이 한국산악인

박영석 대장과 강기석, 신동민 대원 위령탑 앞에 멈춰 선다.

 

 

 

 

지구의 3극점(북극점, 남극점, 에베레스트산)과

히말라야 14좌 등, 지구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정복해

 

세계 최초로 산악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던 박영석 대장~!

 

 

[박영석대장 추모탑]

 

 

그는 2011년 10월, 안나푸르나 제1봉 남벽에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고 내려오다가

 

강기석, 신동민 대원과 함께 실종되고 말았다.

 

 

 

 

"천상에서도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을 그대들이여~

 박영석, 신동민, 강기석 이곳에서 산이 되다."

 

비문을 읽는 마음이 장엄한 설산만큼이나 무거워진다.

 

 

 

 

아직까지도 시신을 찾지 못한 그들은 아마도...

소리없이 흘러내리는 저 엄청난 빙하~

 

저 만년설 얼음 속 어딘가에 히말라야 전설이 되어~

 

 

[언덕너머 빙하지대]

 

 

히말라야 어딘가에 있다는 이상향

샹그릴라(Shangrila)를 계속 찾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운무 속으로 사라진 안나푸르나~

그래~ 안나푸르나야~! 내일 아침에 다시 만나자~~

 

황금빛에 물든 해맑은 모습으로 상큼하게 만나보자 구나~!

 

 

<8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