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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안나푸르나, 랑탕 트렉킹

나마스떼(NAMASTE)~ 안나푸르나 ~ [9편]

by 전태공 2014. 3. 24.
 

나마스떼(NAMASTE)~ 안나푸르나 ~ [9편]

(ABC의 아침~하산~밤부)

 

 

○ 나마스테~ 안나푸르나

 

 

간밤에 내린 눈으로 ABC 주변이 더욱 더 하얗게 변했다.

아침 5시경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나 일출구경을 준비한다.

 

 

[ABC의 아침]

 

 

방이 없어 식당에서 자야 했던 어제 밤은~

 

발통기 공장처럼 시끄러운 사람들의 코고는 소리와

창 틈으로 스며든 매서운 황소바람으로 깊은 잠을 잘 수 없었다.

 

 

[하루밤을 잤던 식당...가이드와 포터들]

 

 

길고 길었던 밤~! 그래도 멋진 추억의 시간은 되어 주겠지~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서둘러 일출산책에 나선다.

 

 

[ABC의 설경]

 

 

어제 운무 속으로 몸을 감췄던 안나푸르나 ~!

 

구름 한점없는 오늘 아침엔

있는 그대로의 진면목을 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안나푸르나 1봉]

 

 

언덕 위엔 벌써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

설산에서 불어오는 새벽바람이 면도날처럼 매섭다.

 

♬ 손이 시려워~ 발이 시려워~ ♪

♪ 겨울바람때문에~! 꽁~꽁~꽁~♩

 

추위에 맞서보려고 동요 한 소절을 흥얼거려본다.

 

 

 

 

와~아~!! 갑자기 요란한 환호성소리가 터져나온다.

지금 막 설산 봉우리들이 황금 빛에 물들기 시작했다.

 

 

[황금빛으로 물드는 설산들]

 

 

찬란하게 빛나는 아침햇살~

동화 속 환상의 세계로 빨려드는 그런 느낌이다.

 

 

 

 

거센 바람에 휘날리는 산봉우리의 눈~!

 

물감 번지듯 조금씩 아래로 흘러내리는 황금 빛 물결~!

문자 그대로 영화에서나 봤던 그런 장면들을 연출한다.

 

 

 

 

주변에 병풍처럼 늘어선 히말라야 고산준령들~

하나님의 세계가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그런데 저 많은 산들이 과연 어떻게 생겨났을까?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보다 더 오래된 옛날 ~

 

크고 작은 10여 개의 지구(地球) 대륙판들이

부글부글 죽처럼 끓고 있는 멘틀, 용암 위를 떠돌다가

 

 

 

 

인도판이 유라시아판과 서로 거세게 부딪치면서

 

생겨난 엄청난 힘이 히말라야 산맥을 솟구치게 했고

지각을 들어올려 티벳고원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때, 솟아오른 히말라야산맥은 약 2,400km 길이로

네팔과 인도, 파키스탄, 중국, 부탄 등 5개국에 걸쳐 있는데

 

 

 

 

여기 히말라야 산맥에는 ~

세계최고봉인 해발 8,848m의 에베레스트산을 비롯

 

 

 

 

해발 8,000m가 넘는 산봉우리들만 14개가 있다고 하며

그 중에 13개 봉우리가 네팔에 있다고 하니

 

이 나라는 대단한 자연의 선물을 받은 셈이다.

 

 

 

 

그러나 세계 10번째 고봉인 안나푸르나는

 

험준한 산세와 수시로 발생하는 눈사태 때문에

히말라야 산중에서 가장 오르기 어려운 봉우리로 손꼽힌단다.

 

 

 

 

그래서 지금까지 안나푸르나 정상에 오른 사람은 200여명이고

산을 오르다가 죽거나 실종된 사람도 6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여~!

역시나 범접하기 어려운 신의 영역이 바로 여기였구나~

 

 

 

 

○ 아듀~ 안나푸르나~!

 

 

커피믹스와 비스킷 봉지가 풍선처럼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다.

 

 

 

 

4천미터가 넘는 고산지대의 낮은 기압이 실감난다.

 

 

[ABC를 뒤로하고 하산]

 

 

식사를 마친 아침 8시 정각~

안나푸르나에 아쉬움과 미련을 남겨두고 하산을 시작한다.

 

 

 

 

마차푸차레 봉우리를 헤집고 나오는 햇살이 찬란하다.

 

 

 

 

어느 누구에게도 몸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마차푸차레~

순결한 숫처녀 봉우리라고 할 수 있겠다.

 

 

 

 

ABC에서 MBC로 가는 내리막 길이 무척 포근하다.

 

 

 

 

어머니 품속에 안겨 드는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마차푸차레 그늘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비스듬히 누워있는 히운출리 산비탈에는

신이 만든 자연의 조각작품들이 장엄하게 늘어서 있다.

 

 

 

 

한참을 내려가다가 잠시 멈춰 서서 뒤 돌아본 풍경 속에~

백발이 성성한 안나푸르나 봉이 근엄하다.

 

 

 

 

마차푸차레 봉우리에선 뒤늦게 아침해가 떠오른다.

 

 

 

 

아~듀~ 안나푸르나~!

너의 품에서 지냈던 하룻밤은 일생일대의 큰 영광이었다.

 

 

 

 

장엄한 너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아~듀~ 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

잘 있거라~ MBC~

 

네가 선물해준 벅찬 감동 역시 영원히 잊지 않으리~

 

 

 

 

○ 데우랄리로~

 

 

MBC까지 지나고 나니 소중한 것을 몽땅 두고 가는 듯한~

그런 허전한 마음이 든다.

 

 

 

 

이제 눈에 익은 길은 편한 마음으로 내려간다.

한번 올라왔던 길이지만 하산길 풍경이 새롭기만 하다.

 

 

 

 

앞으로 촘롱까지는 올라왔던 길을 되짚어 가지만

촘롱 삼거리에서부터 올라올 때와는 다른 경로로 내려갈 것이다.

 

 

 

 

간밤에 내렸던 눈 때문에 하산길이 제법 미끄럽다.

데우랄리가 가까워질 무렵 다시 운무가 몰려들기 시작한다.

 

 

 

 

데우랄리 롯지너머로 보이는 폭포가

천상에서 쏟아지는 물줄기처럼 보인다.

 

 

[데우랄리]

 

 

○ 데울랄리~히말라야~도반~밤부

 

 

데우랄리를 지날 무렵부터 다시 운무가 짙어진다.

 

 

 

 

힌쿠 동굴부근의 산마루는 이미 안개가 휘감고 있다.

히말라야 롯지에서 점심식사를 마친다.

 

 

[힌쿠동굴에서 바라본 운무]

 

 

오후 5시경 드디어 밤부에 도착한다.

아침 8시에 ABC를 출발하였으니 모두 9시간이 걸린 셈이다.

 

 

 

 

해발 4,130m의 ABC에서부터 해발 2,300m의 밤부까지

약18Km 거리에 고도1,830m를 내려왔으니 힘든 일정이었다.

 

 

[밤부롯지]

 

 

만만치 않았던 하산길이었지만 그래도 해냈다.

 

 

 

 

휴~ 18킬로를 걸었으니 몸 또한 혹사를 했던 하루였다.

 

저녁을 먹자마자 슬리핑 백 속으로 기어들어가

한 마리 애벌레 번데기로 변신하고 만다.

 

내일은 촘롱 삼거리에서 가보지 않은 길, 지누단다로 간다지~

 

 

<끝>